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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12회-초능력 하선과 오지랖 승윤, 그들의 방식이 중요한 이유

by 자이미 2012.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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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3회 연장되어 123회로 마무리되는 '하이킥3'는 여전히 관계의 진행과 성장에서 정체 혹은 지리함 속에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의구심만 듭니다. 지석과 하선을 제외하고는 모호한 지점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는 이들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맺을지는 의문인 상황에서 초능력을 보인 하선과 마지막 과외를 한 종석과 지원의 모습에서 '하이킥3'의 마지막을 희망적으로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엉뚱한 초능력보인 하선과 슬프지만 쿨한 종석과 지원의 이별




'하이킥3'의 최고 수혜자는 박하선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기존 그녀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뒤집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하이킥' 시리즈의 박민영과 신세경, 황정음에 이어 '하이킥3'에서는 단연 박하선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문제는 주목받았던 이들의 마무리가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박하선의 마지막 역시 이들과 유사한 형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집니다. 

데이트 비용과 교사들과의 회식에서도 언제나 돈 내기 좋아하는 지석은 마침내 은행 잔고마저 0원이 되어버리게 되었습니다. 하선은 지석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결혼을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연인으로서 미래의 남편이 될 수도 있는 그가 이렇게 무책임하게 돈을 쓰는 것을 용납하기 힘들기만 합니다. 

무조건 자신의 지갑에서 돈이 나가야 되는 지석에게서 경제관념이 실종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자신에 대한 애정이 극단적으로 나오는 행동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계상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뿌잉뿌잉'을 하고 있는 지석을 본 이후 하선은 결심을 하게 됩니다. 더 이상 지석이 돈을 쓰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지요. 문제는 하선의 성격상 강하게 지석을 강제하는 행위는 할 수 없고 지석 몰래 사용하는 비용을 최대한 줄여주는 방법을 동원하게 됩니다. 

식사 대신 피자를 배달 시켜 먹기로 한 교무실에서는 사다리 타기를 시작하고 사다리를 준비하는 과정을 물끄러미 보던 하선은 초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궁지에 몰린 바퀴벌레의 아이큐가 300이 넘는다고 하는데 하선이라고 바퀴벌레보다 못할 리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이경규의 안구회전력을 능가하는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해 줄리엔이 만든 사다리에 '꽝'이 몇 번인지를 확인하고 지석에게 그 행운을 돌려줍니다. 

항상 돈만 쓰는 존재로 각인된 지석으로서는 하선으로 인해 처음으로 이런 행운을 받을 수 있었다면 행복해 합니다. 하지만 이런 하선의 노력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지석의 반이 학년 최고 평점을 받고 전교 1등까지 나왔다며 칭찬을 받자 월급을 받은 지석은 거침없이 지붕 뚫고 짧은 다리가 역습하듯 회식을 쏘기로 합니다. 하선의 마음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그동안의 패턴대로 돈쓰기에 열중하는 지석으로 인해 하선만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이경규의 안구 돌리기를 능가하는 회전력으로 사다리 꽝을 선택했던 하선은 이번에는 세퍼트와 비견될 후각 능력으로 줄리엔 책상에 있는 초콜릿을 발견합니다. 식사 전에 단 것을 먹으면 식욕이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며 선생들에게 모둔 초콜릿을 먹이는 하선의 노력은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고기 집에서는 자신이 주문을 자처해 선생들의 거침없는 주문을 철저하게 차단하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냅니다. 

식사를 통해 배부르게 하고 고기를 적게 먹도록 하던 그녀는 고기가 부족하다는 그들의 이야기들을 소머즈가 되어 모두 듣고는 볶음밥으로 대체하는 신기를 부리기까지 합니다. 선생들이 모두 함께 하는 회식자리임에도 6만 원으로 회식을 정리해 만족스러운 하선과는 달리, 2차로 술까지 쏘겠다는 지석의 무책임함에 하선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쏟아지는 안주들에 가격표가 따라다니고 그 수없이 이어지는 가격들의 공격으로 정신이 없는 하선은 몽골인의 뛰어난 시각 능력을 능가하는 모습으로 '공짜 이벤트'에 도전합니다. 룰렛 안에 만들어진 협소한 '공짜'를 다트로 맞추면 술값마저 굳힐 수 있다는 생각에 하선은 고도의 집중력을 보이며 아인슈타인에 버금가는 순간 지력을 선보였습니다. 문제는 언제는 지석에게서 나오는 법 마지막 순간 하선의 어깨를 건드리며 흔들린 하선은 경계에서 아쉽게 '공짜 이벤트'를 놓치게 되자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지석의 돈을 아끼기 위해 자신이 했던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간 아쉬움과 함께 지석에 대한 사랑은 지석을 바꿔 놓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이토록 노력하는 여자 친구라면 무조건 그녀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정답 일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엉뚱한 하선은 지석의 바지를 모두 수거해 바지 안에 지갑 주머니를 만들어 쉽게 지갑을 열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바지를 열고 꺼내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동반해야 한다는 점에서 확실하게 지석의 지갑은 쉽게 열리기 힘들게 되었지요.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한 현재의 분위기에서 지석과 하선의 러브 라인이 깨지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3회 연장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급격한 진행을 통해 상황을 재구성해 그들을 억지로 분리시키지 않는 한 그들의 사랑은 꾸준함을 이어갈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한없이 염세적인 김병욱 사단이 어떤 방식으로 현실 속 가장 염세적인 방식을 선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종석과 지원의 마지막 과외를 보면 희망을 이야기 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수다스럽게 격하게 친구를 아끼는 승윤으로 인해 그들의 마지막 수업이 엉뚱한 방법으로 극화되기는 했지만 그들의 마지막 수업은 '하이킥3'가 그렇게 염세적이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듯했습니다. 

아르바이트까지 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을 위해 목걸이를 준비했던 종석은 지원의 행동에 진짜 마지막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선물을 돌려주고 과외마저 마무리하기를 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자신이 더 이상 접근할 수 없음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으니 말입니다. 수다스럽게 이미 지나간 상황들을 복기하듯 지원에게 따지는 승윤으로 인해 다시 한 번 그들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게 된 점도 흥미롭고 재미있기는 했습니다. 

과도함으로 치장한 승윤의 퍼포먼스로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어쩌면 종석은 그 이상의 무언가도 지원에게 해주고 싶었을 듯합니다.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땅굴이 아닌 길을 따라 옆집에 사는 지원을 바래도 주던 종석은 마지막 인사로 악수를 나누고 돌아서며 자신도 알지 못하게 흐르는 눈물은 그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사랑이라는 감정. 그 뜨거운 감정이 둘이 좋아하는 사랑으로 발전하면 좋겠지만 짝사랑으로 그치고 그 일방적인 사랑마저 마무리해야만 하는 상황은 생각보다는 어려운 일입니다.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를 존중하고 그런 상대를 위해 자신의 사랑을 마무리해야만 하는 상황은 힘겨움 그 이상이니 말입니다. 

지원이 종석과의 과외를 마무리한 것은 그녀가 꿈꾸는 여행과 일맥상통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계상과 함께 르완다로 향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지원은 자아를 찾기 위한 여행을 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적의 아내 찾기가 한동안 극의 중심으로 그려질 것은 분명하지만 그보다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은 지원의 행동입니다. 그녀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하이킥3'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새롭게 자아를 찾아가던 지원.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사랑에 힘겨워하던 그녀가 선택하는 마지막이 무엇이냐에 따라 '하이킥3'에 대한 색깔과 평가 자체가 갈릴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김병욱 사단의 스타일에 가장 부합하고 효과적인 마무리가 가능한 존재가 지원이라는 점에서도 그녀의 행보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염세주의에 빠져 지원이라는 존재를 통해 '하이킥 시리즈'를 관통하는 여 주인공의 죽음을 이어갈지 아니면 '짧은 다리의 역습'이 이야기를 하듯 그들만의 역습이 준비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112회에서 보여준 각자의 방식은 조금 더 희망을 엿보게 하고 있습니다. 연장된 3회로 인해 밀도는 좀 더 높아지게 되었지만 이런 회 차 연장이 모두를 경악하게 하는 슬픈 반전으로 이어지지 않기만을 바라게 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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