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22. 10:08

응답하라 1997-시원의 남편이 윤제일 수밖에 없는 이유

화요일 매직이 되어버린 <응답하라 1997>은 여전히 매력적인 드라마입니다. 질긴 인연의 끈과 그 끈이 맺어준 상대가 좋은 이유. 그 긴장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법도 방식도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붉은 실로 엮인 이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이어졌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인연의 끈으로 엮인 당신이 좋은 이유는 단순하고 분명하다

 

 

 

 

'인연의 실'과 '당신이 좋은 이유'라는 소제목으로 이어진 이번 이야기는 시원과 윤제 부모의 과거를 통해 인연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운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흥미롭게 보여주었습니다. 우연하게 이어지는 그 인연이라는 소중한 틀은 결국 시원의 남편이 누구인지에 대한 좋은 힌트로 작용했습니다. 

 

68년 시원과 윤제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도 그들과 같은 고교시절이 존재했습니다. 부산 출신이지만 광주에 이사와 살고 있던 시원의 엄마 일화와 윤제의 엄마 정미는 분식집에서 미래의 남편인 동일과 준혁의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당시만 해도 지역 갈등이 심각했던 시절 부산 출신의 광주 생활이 쉽지 않았던 그들의 운명은 말 그대로 인연의 실이 만들어준 특별함이었습니다. 감기에 걸린 준혁에게 자신의 야구 점프를 빌려주며 생긴 오해는 동일과 일화의 인연으로 이어졌습니다. 친구의 간절한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메신저 역할을 하던 일화는 이어진 사연이 결국 사랑으로 변할 것이라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뭐가 좋은지 알 수 없는 이 남자에게 편지를 전하며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 강렬함이 전해졌던 일화와 동일. 인연이란 그렇게 의도하지 않았지만 강렬함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잘못된 선택이 결과적으로 일화와 동일의 인연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인연이란 이처럼 예측 불허하다고 볼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정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준혁에게 편지를 전달했다면 일화와 동일의 인연은 만들어질 수 없었다는 점에서, 그들의 잘못된 선택은 결국 두 커플이 모두 부부의 연을 만든 특별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윤제가 그토록 사랑했던 시원이 다른 이도 아닌 친형인 태웅과 사귀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시원을 사이에 둔 윤제와 태웅의 관계가 복잡하면서도 모호해지는 이유는 과거 부모들의 인연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의 인연이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알 수가 없습니다. 윤제가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준비했던 강아지 윤제가 돌고 돌아 다시 시원의 품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에서 '인연의 실'은 어느 순간 다시 태웅에게서 윤제로 이어질지 알 수 없게 했으니 말입니다. 

 

SES 머리를 하고 어설픈 화장까지 하고 등장한 은지의 모습을 보며 당황하는 친구들과 달리, 태웅에게 은지는 그저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아이라이크스쿨(아이러브스쿨을 패러디한)'로 IT 대박 신화를 일군 태웅은 자신이 성공을 하자 가장 먼저 선택하고 고백한 것은 바로 시원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편하고 좋은 오빠로 생각하던 태웅에게 고백을 받은 시원의 모습에서 갑작스러운 고백을 받은 선머슴 같은 여고생의 어색한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은지의 연기력은 대단함으로 다가옵니다. 사투리 연기만이 아니라 미세하고 섬세한 표정 연기가 압권이었던 이 장면에서 보인 은지의 연기는 최고였으니 말입니다.  

소중한 인연들이 모여 친구들이 서로의 가족을 만들고 그 친한 가족들은 아이들을 통해 더욱 큰 가족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 인연의 실은 강렬함으로 그들을 휘어 감고 있었고, 그런 추억이 가득 담긴 소중한 기념사진은 친구를 잃은 동일이나 일화만이 아니라 드라마에 푹빠진 시청자들의 눈물 샘까지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누가 어떤 인연으로 부부의 연을 맺을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의 길고 질긴 인연의 실타래는 그렇게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은 존재하고 그 사람들에게는 나름의 이유가 존재합니다. 2012년 현실에서 유정은 은도끼 남편에게 왜 좋아했냐는 질문을 던지듯 사랑하는 이유는 모두에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형을 사랑하는 시원을 보며 스스로 멀어지기 위해 노력하는 윤제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색해지기만 하는 시원의 모습은 어쩌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법한 미묘한 감정이었을 듯합니다.

 

성재의 첫 사랑이었던 은각하와의 인연 이야기는 그동안 변방에 존재하던 그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콜라텍에서 첫 눈에 반했던 은각하를 다시 만난 성재의 어긋난 사랑. 그들이 어긋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랑하는 이유가 문제였습니다. 다른 이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이유가 너무나 평범하고 당연했지만 성재에게는 사랑은 아니었습니다.

 

HOT와 젝키의 대립 구도가 극한까지 치달았던 연말 시상식 장면은 10회의 압권이었습니다. 당시 세상의 모든 것이 그 둘만이 전부였던 팬들이 모여 비 오는 날 서로의 팬을 두둔하며 싸움 일보직전까지 이어지는 상황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하얀색과 노란색 우비를 입고 심각한 싸움 일보직전 멈춘 그들의 대결은 시상식 장 안에서 극한으로 치닫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이 대상을 수상하기 원하는 이들의 대립은 마지막 순간 황당한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둘 중의 한 팀이 될 거라는 확신을 가졌던 그들의 감정이 최고조에 다다른 순간 그들을 허망하게 만든 대상 수상자는 HOT나 젝키가 아닌, '사랑을 위하여'를 부른 김종환이었습니다.

 

김종환이 호명되자 시상식장을 가득 메운 두 팬들이 일순간 얼음이 되어버린 상황은 <응답하라 1997>의 디테일과 완성도를 엿보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후 허탈해하는 이들을 뒤로한 채 김종환을 연호하며 뛰어가는 팬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들의 팬덤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잘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콜라텍에서 현란한 댄스로 모두를 무장해제시킨 준희와 은각하의 모습이나, 심야 영화를 보러 간 유정과 학찬이 은지원이 주연으로 나온 <세븐틴>을 보며 발 연기를 언급하는 장면은 흥미로웠습니다. 준희의 여덟 번째 누나가 이란성 쌍둥이라는 사실은 이후 또 다른 변수를 예고하기도 합니다. 그 인물이 단순한 카메오로 끝날지 아니면 특별한 임무를 부여받은 존재가 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모두 짝을 찾아 나선 상황에 준희와 함께 한 윤제의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윤제는 여전히 준희가 자신을 사랑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운동장에 남아 둘이 나누는 이야기는 이후 이야기의 흐름을 엿보게 해주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윤제라는 사실을 고백하지만 자신의 진심을 받아주지 않는 윤제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품었던 사랑을 접는 장면은 이후 시원을 둘러싼 윤제와 태웅의 관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첫 장면에서 초음파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은 채 두 형제 중 하나일 것이라는 가능성만 열어둔 상황에서 태웅보다는 윤제가 더욱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 것은 윤제를 닮아 '윤제'라는 이름이 붙여진 강아지 때문입니다.

 

자신이 전해주고 싶었지만 전할 수 없었던 마음이 자신 의지와 상관없이 시원의 품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흥미롭습니다. 스스로 개척하지 못한 인연의 실은 묘한 방법으로 다시 이어지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도 않았는데 찰떡같이 알아듣고 윤제의 마음을 그대로 재현하는 시원의 모습. 공원에서 주어온 어린 아이의 강아지 뭉치가 시원에게는 '윤제'가 됩니다.

 

버리듯 준희에게준 '윤제'는 그 어린 아이에게 전해지며 '뭉치'가 되는 사연은 이들의 엇갈린 운명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공원에서 함께 있던 이 강아지들이 서로 '뭉치'와 '윤제'가 되는 장면은 시원과 윤제의 인연을 강력하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뭉치와 윤제로 엇갈렸던 운명이 다시 정상이 되는 순간 그들의 운명은 단단히 얽혀 끊어지기 일보직전이었지만, 기적적으로 풀리며 강한 인연의 실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아직도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모두 합창하듯 사랑하는 사람이 왜 좋은지에 대한 해답은 명확하고 명쾌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들의 눈에는 너무나 사랑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이쁘잖아. 내 눈에는", "남들은 아니지만 내 눈에는 이쁘다"는 말은 그 모든 것을 초월하는 답이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기는 하지만 시원의 남편 찾기 윤곽을 이번 회 차에서 강력하게 언급한 듯합니다. 

 

매 회 화제가 되는 카메오들이 열전도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회 차에서는 은지가 소속되어 있는 에이핑크의 두 멤버가 엄마의 고교시절 연기를 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시원의 엄마인 일화 역을 맡은 초롱과 윤제의 엄마 정미를 연기한 보미의 연기는 흥미로웠습니다. 박초롱은 시트콤 경험이 있어서 인지 역시 자연스러웠고, 윤보미가 첫 연기임에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윤보미를 연상시키는 고릴라를 적절하게 대입시키는 제작진의 센스도 돋보였던 에이핑크 활용법은 은지 효과이기도 할 것입니다.

 

강아지 윤제를 통해 인연의 실과 당신이 좋은 이유를 매력적으로 엮어낸 <응답하라 1997>은 역시 최고였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와 추억을 추억하게 하는 세심한 배려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드라마를 일주일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할 정도니 말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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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9
  1. Favicon of https://neblog.com BlogIcon 사자비 2012.08.22 10: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tvn이 올해 여러 대박작품을 내놓고 있네요. 인현왕후의 남자도 그더더니 그에 못지 않은 응답하라까지...저도 윤제일듯 싶었는데 글을 읽어보니 강아지가 결국 시원의 품에 가게 된게 그런 함의를 품고 있었던것 같군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2.08.23 10:32 신고 address edit & del

      전문성을 강조하고 집중하니 의미 있는 걸작들이 나오는 듯합니다. 여러 상황들을 통해 근거들을 심어 놓았는데 강아지 에피소드가 강력하게 다가왔던 듯합니다^^;;

  2. 이유진 2012.08.22 17:50 address edit & del reply

    잘읽었어요정말 맞는말하시는것같아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2.08.23 10:33 신고 address edit & del

      매력적인 드라마. 일주일에 한 번이라는 사실이 아쉽기만 합니다^^;;

  3. 이유진 2012.08.22 17:50 address edit & del reply

    잘읽었어요정말 맞는말하시는것같아요~

  4. 오직윤제만이 2012.08.23 17:06 address edit & del reply

    맞아요 이번회에서 확실히 윤제가 시원의 인연의 실이라는 복선이 깔렸죠 강아지 에피가 특히
    암튼 좋은글 잘읽었어요 예고에 고백도 제대로 화내면서 하는 윤제 모습이 떴는데 아 다음주까지 어찌 기다릴지 ㅋㅋㅋ

  5. 호주 2012.08.24 16:07 address edit & del reply

    자이미님의 '화요일의 매직' 이란 표현에 100% 공감합니다 ^^ 화요일이 되면 아침부터 기분이 설레이는 요즘입니다. (비록 본방송으로는 못보고 수요일 오전에서야 볼 수 있지만요 ^^;;). 보내려 해도 결국은 시원의 품으로 돌아간 강아지 '윤제'처럼 언젠가 그 둘의 인연의 끈도 이어지겠지요. 예전 시대를 보여주는데 촌스럽다는 생각보다는 예쁘다는 느낌을 가지게 해주니 정말 보석같은 드라마가 아닐 수 없네요. 자이미님덕분에 드라마 완전 득템 했습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2.08.25 10:11 신고 address edit & del

      참 이렇게 방송일을 기다리게 하는 드라마가 드물다는 점에서 '응답'은 참 매력적인 드라마인듯 합니다. 그 지독한 운명의 실이 어떻게 연결이 될지 흥미롭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