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4. 10:05

그 겨울 바람이 분다 18회-조인성과 송혜교 벚꽃엔딩이 최고인 이유

시력을 잃은 재벌 상속녀와 돈이 필요했던 사기꾼의 사랑을 담은 일본 원작을 노희경 특유의 감성으로 담아낸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최고의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이 새드 엔딩인지 해피엔딩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수와 영이는 정말 그렇게 살아서 행복했을까?

 

 

 

일본 원작에서는 여자 주인공의 죽음으로 마무리됩니다. 전편에 흐르는 건조하고 차갑고 냉소적인 분위기를 노희경에 의해 그녀만의 드라마로 바뀌었습니다. 기본 골격을 원작에서 가져 오기는 했지만, 한국 드라마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낸 이 드라마는 노희경표 드라마였습니다. 노희경은 원작과 달리, 조인성과 송혜교를 가장 아름다운 조합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자살을 시도한 영이를 살린 수. 죽음까지 생각할 정도로 힘겨웠던 영이는 수에 의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지독할 정로도 공포에 휩싸였던 영이는 자신을 살린 수를 만지며 그에 대한 감정이 여전히 강렬함을 깨닫습니다. 

 

 

수가 남긴 영상을 보면서 영이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수가 자신에게 보인 사랑에 거짓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잔인할 수밖에 없는 운명 속에서 영이에게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그리고 강렬하게 삶에 대한 애착을 두게 해주었던 존재인 수는 영이에게는 전부나 마찬가지였으니 말입니다.

 

무철의 죽음과 영이의 회생. 그리고 서로에게 남겨진 숙제를 해야만 하는 수와 영은 막연한 미래를 약속합니다. 영이가 수술에 성공할 수 있는 확률과 수가 김 사장의 음모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확률이 비슷한 상황에서 그들은 그 모든 것을 마무리한 채 진정한 사랑을 시작하자고 합니다.

 

"오늘이 우리가 끝이 아니라면, 내가 수술이 끝나고 그때도 내가 숨을 쉬고 살아있다면 우리 그때 만나. 다시 이야기하자"는 말로 자신의 본심을 드러낸 영이는 그렇게 수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키스로 서로의 이별이 마지막이 아니기를 기원했습니다.

 

수의 모든 변명을 나중으로 미루더라도 혹시 몰라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다는 영이는 보고 싶은 게 힘이 들었다는 말로 서로가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고백하는 과정에서 수와 영이 흘리는 눈물은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절실하고 간절했는지 잘 드러났습니다. 자살을 시도하는 순간까지도 수가 돌아와주기를 간절하게 기원했다는 영이는 우는 수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영이의 모습은 강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영이를 위해 왕 비서에게 전화를 건 수와 그런 수의 행동에 감사하는 왕 비서. 그들에게는 더는 그 어떤 분노도 미움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용서와 화해 그리고 사랑이 가득해진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오직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밖에는 없었습니다.

 

왕 비서가 돌아와 수술하러 가는 영이의 아침을 차려주는 장면은 그런 여운을 더욱 깊게 해주었습니다. 냄새만으로도 왕 비서를 기억하던 영이와 그런 영이를 한없이 다정한 엄마 미소로 맞이하는 왕 비서의 모습은 행복만이 존재했습니다. 그 반가움을 표현하지 못하지만 미세하게 흔들리는 표정 하나만으로도 영이가 돌아온 왕 비서가 얼마나 반가운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김 사장의 작전을 알고 있는 수는 갬블러들을 통해 그를 몰락시키려 합니다. 무철의 죽음 이후 김 사장에게 복수하려던 그들은 진성과 함께 김 사장에게 역습을 준비합니다. 영이 생각에 게임에 집중하지 못하던 수는 멋지게 김 사장에게 복수하고 영이가 수술을 하는 병원으로 향합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되던 그 순간 김 사장은 시골로 향한 진성의 가족들을 위협하며 수를 제거하도록 요구합니다. 모든 것을 끝내고 영이를 만나러 간다는 생각에 행복하기만 했던 수는 미라와 통화를 하다 진성의 칼에 맞아 쓰러집니다. 왜 자신을 공격하는지 알 수 없는 수는 가장 행복한 순간 처참한 고통에 쓰러져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다음 해 봄이 되고 복지원에서는 비장애인의 장애 체험을 돕습니다. 중태가 운영하는 카페에 영이를 비롯한 왕 비서와 장 변호사, 그리고 이명호까지 시각장애인이 되어 일상을 체험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행복이었습니다.

 

시골로 내려간 진성은 희선과 여전히 티격태격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무표정하기만 한 진성을 향해 희선은 "이번에 수한테 갈 때 무슨 꽃 가져갈까?"라고 묻습니다. 이런 희선의 질문에 "영이 닮은 램즈이어"라 대답합니다. 램즈이어와 프레지어를 가져가자는 희선의 이야기 뒤에 영이는 한 카페를 찾습니다.

 

영이가 찾은 카페 테이블에는 진성과 희선이 이야기하던 램즈이어와 프레지어가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수와 영이는 재회합니다. 시력을 잃었던 영이는 거짓말처럼 시력을 되찾고 환한 웃음으로 수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합니다. 벚꽃이 휘날리는 거리에서 키스하는 아름다운 모습은 행복만이 가득했습니다.

 

수가 버려졌던 나무 아래 벚꽃은 화려하게 피었고, 그렇게 흩날리는 벚꽃 아래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행복해하는 수의 모습은 보는 이들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시력을 회복한 영이가 수를 찾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만으로도 그 행복이 시청자들에게 모두 전해질 정도였습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수와 영이 죽었는지 살았는지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수술로 살아날 확률이 10% 정도였던 영이와 김 사장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던 수는 죽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성과 희선의 대화 속에서 보여준 내용만으로도 수의 죽음은 당연하게 다가옵니다.

 

순수함을 상징하는 프리지어와 영이를 의미했던 램즈이어가 함께 하는 마지막 장면은 그들의 순수한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었습니다. 영이가 찾은 카페가 실제 존재하는 공간인지도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그들은 생존해 있지 않기에 새드엔딩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그렇게 진정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 모습은 해피엔딩이니 말입니다. 

 

어떤 식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수와 영이 죽지 않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습니다. 둘의 사랑이 사후 세계가 아닌 실제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그들의 삶과 죽음은 큰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생사를 초월한 순수한 사랑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마지막 벚꽃엔딩은 최고의 장면이 될 수 있었습니다.

 

노희경 작가의 탄탄한 이야기와 김규태 감독의 서정적인 영상미가 잘 어울렸던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조인성과 송혜교라는 배우를 다시 바라보게 하였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다시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된 이 두 배우로 인해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웰 메이드 드라마로 완성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진한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된 이 드라마는 용서와 화해, 그리고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성을 극적으로 잘 해석해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한 동안 수와 영이에게서 벗어나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인 드라마였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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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
  1. Favicon of https://dreamwish.tistory.com BlogIcon 올뺌씨 2013.04.04 10: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결말이 참 애매해요... 이도저도 아니게 끝난 듯 한 느낌이 크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