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12. 10:24

아빠 어디가 뉴질랜드 여행에 불편함이 앞서는 이유

아이들과 아빠의 행복한 여행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예능 <아빠 어디가>가 해외여행을 떠난다고 합니다. 이미 여름에 한 차례 불거졌던 해외여행이 이번 뉴질랜드 행으로 확정되었습니다. 당시 언론에 먼저 공개되면서 학업이나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봤을 때 해외여행은 아직 무리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와 지금 달라진 것은 없는데 해외여행을 하는 이유는 무엇때문인지 의아하게 합니다. 

 

보통의 아빠들과 아이들을 절망시키는 예능;

매주 바뀌는 그들만의 여행에 많은 부모와 아이들은 부러움을 넘어 자괴감을 느낀다

 

 

 

 

여행 버라이어티로 장수하고 있는 <1박2일>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여행에는 항상 텐트가 등장하고 최소한의 경비로 여행을 한다는 점에서 큰 문제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빠와 함께 하는 아이들의 여행은 기본적으로 준비해야만 하는 가치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특성 때문에 많은 고려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 아빠들의 이야기는 분명 흥미로웠습니다. 가족이라는 큰 틀과 캠핑족이 급격하게 늘어가는 상황에서 아빠와 함께 하는 캠핑은 폭발적인 인기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데 캠핑을 함께 하며 서로를 좀 더 알아가는 과정은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예능으로서는 최적의 조건들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일터로 내몰려 가족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아빠들은 불쌍한 존재들이기도 합니다. 돈 벌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지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더는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이 아빠라는 존재였습니다. 싸이가 불렀던 '아버지'라는 곡에서 잘 드러나듯, 우리시대 아버지는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일하지만 정작 가족들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아빠 어디가>는 분명 중요하고 흥미로운 예능이었습니다.

 

다섯 명의 스타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아빠 어디가>는 처음 시작하던 시점에는 출연자들마저 현재의 성공을 장담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몇 회 방송되고 끝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시청자들은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에 매료되었고 이 프로그램은 MBC 일밤의 저주를 푸는 최고의 명약이 되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주는 재미와 아이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한호가 한 몫하며 큰 사랑을 받은 이 프로그램은 소외된 아빠가 주말에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 가족의 일원으로서 자리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했습니다. 윤민수와 윤후의 모습은 <아빠 어디가>가 왜 성공할 수밖에 없고,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가수로서 낮과 밤이 바뀌어 살아가는 윤민수는 아들 후와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들이 없었습니다. 항상 엄마 곁에만 있던 후는 자신을 보면서도 낯선 아저씨 정도로만 인식해왔고, 여행 초기에는 밤만 되면 엄마를 보고 싶다고 칭얼대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후가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이들의 여행을 통해 아빠 윤민수가 누구인지, 그리고 아빠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인하며 조금씩 마음을 여는 과정은 그 자체로 한 편의 드라마 같았습니다.

 

윤민수도 그렇지만 성동일의 변화도 대단합니다. 초반 성동일은 아이들에게 까칠하기만 한 무서운 아빠일 뿐이었습니다. 주눅 들어 보이는 성준이 안쓰럽게 보일 정도로 둘 사이는 결코 정겨운 부자지간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꾸준하게 하면서 둘은 초반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고, 그런 관계들 속에서 서로에게 정을 느끼는 모습은 <아빠 어디가>가 만들낸 긍정적인 효과였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멀어져 있던 아빠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그런 아빠들의 모습에 만족하는 아이들의 변화해가는 모습들은 분명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과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방송은 항상 문제를 만들어내고는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PPL이 큰 문제로 다가오고는 합니다. 특정 업체의 캠핑복으로 무장한 그들의 모습은 매주 대단한 광고로 다가옵니다.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노출되는 광고는 결과적으로 이들의 여행을 부담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출연자들이 광고에 노출되면서 아이들에 대한 공격들이 늘어났다는 사실도 문제입니다. 안티카페가 만들어지며 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었던 <아빠 어디가>는 크게 사랑을 받는 만큼 큰 부담감을 안고 갈 수밖에는 없습니다. 최근에도 특정 출연자의 행동이 문제가 되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예능은 예능일 뿐이지만 아빠와 아이들의 행동은 즉각적인 논란의 핵심으로 다가왔고, 이런 상황은 아쉽기만 합니다. 여기에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에 출연 방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는 점에서 불안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칭찬일색이던 방송은 조금씩 안티가 늘어가고 불만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아빠 어디가>는 분명 위기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 번 이어지는 여행이 시청하는 가족들에게 행복한 경험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방송처럼 항상 여행을 갈 수 없는 가족들에게는 심각한 박탈감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아빠와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은 모든 아이들이 바라는 소망이겠지만, 현실에서는 방송에서 보여 지듯 여유 있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아빠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아빠들은 여전히 생업에 매달려 가족들과 여유로운 활동을 하기 어렵게 합니다. 방송에서는 매주 색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서 행복한 웃음과 추억들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그들의 여행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심한 박탈감을 느끼는 가족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로 다가옵니다.

 

방송과 현실의 괴리감이 제대로 드러나고 문제로 불거지는 상황에서 그들이 선택한 해외여행은 그래서 아쉽습니다. 여행이란 다양한 경험들을 쌓게 해준다는 점에서 국내만이 아니라 여건만 된다면 해외여행을 하는 것이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최근 예능에서 해외로 나가는 것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MBC의 효자 프로그램이 뉴질랜드 여행을 가는 것은 보상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해외여행을 한다면 이후 여행에 대한 관심도가 문제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뉴질랜드 여행에서 형제들도 모두 함께 간다는 점에서 일종의 보상 여행과 맥을 같이 합니다. 그동안 많은 수익을 올려주었으니, 해외여행을 통해 심기일전해 좀 더 열심히 해달라는 방송사의 요구가 만든 결과일 것입니다. 여기에 10월 말 정규방송이 확정된 <슈퍼맨이 돌아왔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과 아빠들의 여행을 행복하게 바라보면서도 부담감이 커지는 많은 아빠와 아이들에게 그들이 떠나는 뉴질랜드 여행은 그 답답함을 더욱 키워줄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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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
  1. Favicon of https://memo1234memo.tistory.com BlogIcon 오렌지수박 2013.10.13 07:0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빠와 단둘이 소박하게 시간을 보낸다는 프로그램 취지와는 잘 맞지 않지만 약간 포상휴가 같은 느낌도 들어요. 다만 왠지 아어가도 얼마 안남은 느낌이 들어서 아쉽기도 합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3.10.13 10:20 신고 address edit & del

      초심이 흔들리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