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3. 15:01

풍문으로 들었소 3회-이준과 고아성, 기괴하고 거대한 갑이라는 성을 열다

단 한 번의 잠자리는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만들고, 그렇게 어린 10대 소년 소녀들은 부모가 되었습니다. 인상과 봄이의 고민은 단순히 부모가 되었다는 것 그 이상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최상류층 부모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하류층 부모 사이의 관계가 그들의 발목을 붙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단한 갑의 성이 열린다;

봉건주의 사회 주종관계가 여전한 대한민국의 허상을 들여다 본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에게 다가왔습니다. 세상 모든 것을 가지고 흔드는 절대 갑의 지위를 만끽하는 한정호의 집이나, 망해 더는 버틸 힘도 없어진 서형식의 집이나 인상과 봄의 이 엉뚱하고 당황스러운 부모 되기는 힘겹게 다가올 뿐입니다. 

 

 

거대한 성 안에서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삶을 살아가던 한정호와 최연희는 이 모든 상황이 어떤 식으로든 이해하기 힘들기만 합니다. 부와 권력의 세습을 당연하게 여기는 그들에게 미성년자 아들의 부모 되기는 말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풍문과 소문으로 들끓게 하는 그들의 삶 속에서 타인이 하면 상관없지만 자신에게 주어진다면 이는 결코 환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잃을 것이 많은 그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성에 들어온 봄이와 출산은 감당하기 쉽지 않은 난제가 되고 말았습니다. 풀어야 할 문제임은 분명하지만 쉽게 풀어내지 못하는 것은 온갖 소문에 취약한 그들 사회에서는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거대 로펌을 소유하고 대한민국 권력자들의 비리를 모두 알고 있는 한정호로서는 자신의 집에서 일어난 이 당혹스러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만 할지 난감하기만 합니다.

 

누구도 쉽게 들어올 수 없는 거대한 성에서 모두를 분리 통제한 정호는 친자확인을 통해 1차적인 문제 해결에 나섭니다. 친자가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만약 친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 플랜B가 아직 명확하지도 않은 그에게 절실한 것은 철저한 분리 통제를 통해 소문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인상의 공부방에 봄이를 올리고 입주 보모를 들여 아이를 돌보게 하고, 아들은 신림동의 유명한 선생에게 맡겨 사시 공부에 박차를 다하게 합니다. 휴대폰을 압수해 통화도 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정호는 이런 분리 통제로 최소한의 시간은 벌었다고 확신했습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확신하는 순간 모든 변수는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딸에 대한 걱정이 누구보다 많은 봄이 아빠 형식은 아무래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건강하게 잘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직접 보지 않는 한 이 모든 것들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상과 봄이를 위해 불렀던 콜택시에 연락해 주소를 찾아 간 형식은 순간 당황했습니다. 도저히 집 안이 보이지도 않는 거대한 성과 같은 집 앞에서 방황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인터폰으로 사돈이 될 연희와 이야기를 나누지만 형식이 봄이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는 거짓말까지 합니다. 받아들일 수 없는 극단적 상황에서 연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에 대한 부정과 외면이 전부였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현재의 모습들 속에서 그녀의 당황스러움은 더욱 커지기만 했습니다.

 

자신들의 체면과 소문만 두려워하는 한정호와 최연희의 대화 속에는 갑이라 통칭하는 이들의 허세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사랑이라는 순수한 가치를 부정하는 그들에게 결혼은 그저 단단하게 자신들의 성을 지키는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순수할 수 없는 계약을 통해 상승과 확장용 사랑은 10대의 순수한 사랑은 일탈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들도 그저 자신들이 만들어가는 역사의 한 과정이거나 부속물 정도로만 취급하는 한정호에게 이번 사건은 아들을 위한 고민이 아닌 자신만을 위한 선택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모든 것의 옳고 그름은 자신의 가치관에서 나오고 그런 절대적인 가치는 자연스럽게 맹신을 만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우리 시대 권력들이 그렇듯 자신의 권력에 맹신해 권력을 위한 권력에 휩싸여 광분을 하는 모습과 한정호는 참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부와 권력을 세습하기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는 그들 앞에 닥친 이 시련은 해법을 단순화시키기 어려운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자신들의 아이조차 스스로 키워보지 못한 이 한심한 부부에게 아이 울음소리는 기겁할 두려움이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이들 앞에 그동안 상상도 하지 못했던 반항의 기운은 거세게 일기 시작했습니다.

 

철저하게 분리 통제하고 있다고 믿었던 상황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인상은 탈출에 성공해 집으로 숨어들었고, 힘들게 봄이와 재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뜨거운 입맞춤만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반가움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아이를 함께 보러온 이 어린 부부들이 원하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전부였으니 말입니다.

 

19년을 살아오며 부모님의 말을 거절한 적이 없었던 인상은 처음으로 거부합니다.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그는 부모님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나섰습니다.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이 반항에 당혹스러워하는 한정호 부부. 그리고 그 거대한 성주에 맞선 어린 부부가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궁금해집니다.

 

아직 갑을 전쟁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리지 못하고 있는 <풍문으로 들었소>는 인상과 봄의 반항이 신호탄이 될 듯합니다. 그들의 반항은 결국 견고하고 틈도 보이지 않는 듯한 거대한 성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반항과 도전은 필연적으로 갑과 을의 사회적 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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