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9. 08:47

무한도전 나쁜 기억 지우개-유재석과 윤태호가 보여준 공감과 소통의 힘

무한도전은 왜 나쁜 기억을 지우라고 이야기를 할까? 만약 그런 나쁜 기억을 지울 수 있는 지우개가 있다면 정말 지우고 싶은 기억들이 누구에나 존재한다. 사회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희망마저 사라져가는 현실 속에서 무도는 넌지시 말을 걸기 시작했다.

 

나쁜 기억 지우개;

윤태호가 들려주는 꿈 이야기와 유재석이 보여준 진심의 힘

 

 

 

참 대단하다. 무한도전은 크로아티아 박물관에 있다는 '나쁜 기억 지우개'를 응용해 소통에 나섰다. 실제 이런 '나쁜 기억'을 지우는 지우개가 있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흥미로웠다. 무도는 다양한 계층의 멘토들과 무도 멤버들을 통해 '나쁜 기억 지우개'를 시작했다.

 

혜민스님, MBC 기자 출신의 조정민 목사,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 한국 자살예방협회 김현정 대외협력장, 만화가 윤태호가 전문가 멘토로 참여 해 무도 멤버들과 상담을 진행했다.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우고 싶은 기억들과 고민들에 대한 상담은 흥미롭게 이어졌다.

 

소통이 기본인 그들과 만난 무도 멤버들이 느끼는 고민들은 제각각이었다.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부터, 딸과 잘 놀 수 있는 방법 등 다양했다. 대중들을 상대로 살아가는 그들의 고민이 우리와 조금 다른 듯 하지만 크게 다를 것 없는 일상적인 고민일 수밖에 없었다. 

 

우린 언제나 수많은 걱정들을 붙잡고 살아간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떠오르는 수많은 걱정들과 하루를 시작하는 우린 끝내 그 걱정들을 털어내지 못하고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 걱정은 이젠 우리 삶의 일부라고 할 정도로 익숙해져 있는 게 사실이다.

 

 

걱정의 폭도 참 다양하다. 인류와 사회 현실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대부분은 소소한 우리의 일상에 대한 고민이 대부분이다.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막연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린 애써 고민을 곁에 두고 살아간다. 마치 걱정을 버리면 삶의 존재 가치도 없어지는 듯 말이다.

 

아직 오지도 않은 일들에 대해 고민을 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는 참 많은 이들이 해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성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쉽게 되지 않는 그 고민 털어내기는 어렵기만 하다. 일정 측면에서 그 쓸데없어 보이는 걱정이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수단이라 착각하기도 하니 말이다.

 

오늘 방송에서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들려준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광희 상담을 해준 윤태호 작가는 소통의 큰 문제를 현장에서 확인했다. 윤 작가가 하는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를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광희를 보며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그를 안심시켰다.

 

고졸 출신인 자신이 자신보다 많은 공부를 한 젊은 친구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하고 돌아오는 경우들도 있었다고 한다. 자격지심이 만든 한심한 결과에 낙담한 그는 스스로 자신을 내려놓고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고 한다.

 

 

대화에도 기술이 있고 단계가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대화는 결국 성실함과 진솔함이 최선이 될 수밖에는 없다. 솔직함이 배제되고 성실할 수 없는 대화는 결코 대화일 수는 없으니 말이다. 윤 작가가 해준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롭고 중요했던 이야기는 꿈과 관련된 것이었다.

 

몇 년 전 남극 세종기지에 갔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곳은 주변이 워낙 척박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룰을 철저하게 해놓고 그것을 지키지 않을 때 징계까지 내린다고 소개했다. 우리는 그 정도의 극한 상황까지 가야만 일상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고 정의했다.

 

결국 일상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윤 작가의 발언은 공감하게 했다. 일상이 무너진 상황에서 여행이나 돈을 많이 번다는 행위가 이를 대체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결국은 우리 일상을 단단하게 하지 않는 한 행복은 요원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는 윤태호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는 중요하게 다가왔다.

 

<미생>에서 등장했던 장면 중 하나인 놀이방 장면은 윤 작가가 직접 경험한 일이라 한다. 놀이방에 늦게까지 있게 된 아이를 찾으러 갔는데 어두운 방에서 자신의 아이만이 아니라 종일반 아이들 모두 달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하지만 결국 일상의 행복을 포기한 삶이 잘 하는 행동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윤 작가에게 꿈을 이룬 사람이라고 이야기들을 한다고 하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만화가로서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저 직업으로서 가치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직업이 아닌 태도가 꿈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는 윤태호 작가의 발언은 강렬하게 다가왔다.

 

우린 언제나 꿈이 뭐냐는 질문에 직업으로 대답하도록 훈련을 받아왔다. 대통령, 과학자, 의사, 연예인 등 시대가 흐르며 선호하는 직업군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언제나 우리의 꿈은 직업에 국한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꿈은 직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직업이 꿈이 되는 순간 우린 이내 꿈을 잃고 살아가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꿈은 직업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 것인지가 되어야 한다.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냐고 질문하는 게 아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 묻는 것이 옳다는 윤태호 작가의 발언은 중요하다. 우리 사회가 보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이런 일상의 발언들부터 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태도가 꿈의 본질이 되어야 하지 직업 자체가 우리의 꿈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윤태호 작가가 진솔함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면 실제 시민들과 만나 상담을 진행한 유재석의 존재감은 역시 대단했다. 그저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타인에게 좋은 상담을 해줄 수 있다는 멘토들의 조언을 제대로 수행한 유재석의 상담은 많은 이들에게 위안이 되었을 듯하다.

 

 

유재석이 정말 대단한 것은 상담을 잘해서가 아니었다. 그가 위대함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2000년 셀프 카메라로 찍은 영상 때문이었다. 10년이라는 무명 생활 중 작은 상 하나를 받은 과거의 유재석. 그는 그 상을 붙잡고 다짐을 했다. 무명 생활이 길어지며 포기하고 싶은 심정들이 많았다는 유재석.

 

깊고 힘겨운 시간을 보낸 유재석은 상을 받으며 조금씩 자신을 되찾아가기 시작하며 남긴 다짐은 누구나 하는 형식적인 발언들이기도 했다. "항상 겸손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는 유재석의 발언은 말 그대로 누구나 할 수 있는 다짐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저 누구나 하는 다짐을 16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유일한 국민 MC인 유재석은 2000년 그가 방송을 통해 다짐했던 그 겸손과 성실을 이어가고 있다. 누구에게나 겸손하고 언제나 성실한 유재석의 실천은 위대함으로 다가온다. 그 꾸준함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실천이 얼마나 힘든지 우리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나쁜 기억은 결코 지워질 수가 없다. 나쁜 기억 일수록 평생 자신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상의 평범함을 우린 기억하지 못한다. 항상 동일하게 반복되는 일상은 기억을 주관하는 전두엽과 편도체는 이를 지워버리니 말이다. 하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것들은 특별하기 때문에 우리의 기억에 각인되고는 한다. 그 지우개를 만들어 깨끗하게 지워낼 수는 없지만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면 나쁜 기억들을 밀어낼 수는 있을 것이다.

 

윤태호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솔하고 값진 이야기는 우리 스스로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일상의 중요성과 꿈을 직업으로 단순화하지 말자는 발언은 중요했다. 그리고 유재석이 보여주고 있는 우직한 실천력에 존경심이 우러날 정도다.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실천을 하기 어렵지만 그는 해내고 있다. 그가 최고일 수밖에 없는 것은 그런 실천일 것이다. 무도가 아니라면 해낼 수 없는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무한도전 나쁜 기억 지우개>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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