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17. 09:03

기억 10회-기억을 잃어 더욱 선명해진 이성민, 이기우의 비밀이 중요한 이유

기억을 잃으며 시작된 진실 찾기는 시간이 흐르며 더욱 강렬하게 이어지기 시작했다. 주상필 기자에게 제보를 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했던 전민규의 정체가 드러났다. 은선과 강 검사는 공중전화 주변에서 그를 발견했다. 그리고 민규를 주목하고 있던 김 형사를 마주하는 순간 박태석은 이찬무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뭔가 복잡해진 이 상황이 곧 관계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사라지는 기억이 만드는 또 다른 기억들;

숨겼던 알츠하이머 주변 사람들이 알기 시작하며 본격화되는 정의를 위한 싸움

 

 

 

15년 전 뺑소니 사고로 숨진 아들 동우 사건을 목격했다며 전화를 걸어왔던 남자. 그 남자가 태석이 근무하는 태선 로펌에 등장했다. 화장실에서 우연하게 마주친 그 젊은 남성이 바로 여전히 풀리지 않았던 아들의 죽음을 알려줄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이 기쁘기보다는 두렵게 다가왔다. 

 

 

은선과 강 검사는 공중전화 주변을 탐색하다 문제의 남성을 찾아냈다. 하지만 그는 당황하지도 않았다. 강 검사에 불려나와 함께 찾던 이승호는 자신의 친구이자 이제는 목을 조이는 민규에게 어서 도망치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 상황에서 더욱 승호를 놀리듯 건들거리던 그는 낯선 남자에게 납치된다.

 

승호의 친구이자 약점을 가지고 돈을 요구하는 민규를 납치한 이는 바로 할머니이자 태선 로펌을 만들고 여전히 실질적인 주인인 황태선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과 손자를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 존재다. 그렇게 그는 아들과 손자를 협박하는 민규를 납치하도록 사주를 했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그들의 행동 패턴은 언제나 동일하다. 한두 차례 회유하기는 하지만 그 이상 자신을 위협하는 행동을 한다면 죽일 수도 있는 것이 그들의 본심이다. 뭐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그들의 행동은 결국 자승자박으로 귀결되는 경우들도 많다.

 


기억을 잃어가기 시작하며 한꺼번에 등장한 사건들은 얼마 남지 않은 태석의 기억과 일치한다. 그렇게 한정된 시간 안에 얽히고설킨 사건들을 풀어내야만 한다. 신 부사장의 이혼 사건을 어쩔 수 없이 떠맡은 태석은 후배인 정 변호사와 작전을 짜고 신 부사장을 무너트릴 계획을 세운다.

 

기고만장하고 포악하기만 한 그를 어쩔 수 없이 변호하지만 최선을 다해 패하는 게임을 하고 싶다는 태석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물론 예고편에서 나왔듯 신 부사장은 정 변호사가 자신의 집 쓰레기봉투를 뒤진 것을 알게 된다. 완벽하게 무너트릴 수 있는 상황에 걸림돌이 생긴다는 의미다. 이 상황마저 현명하게 풀어 더 큰 원죄를 밝혀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자신의 어머니에 의해 납치된 줄도 모르고 전민규를 찾는 이찬무. 그리고 신 부사장에게 술주정을 하며 과거 그가 무슨 짓을 했는지 드러난 장면 등은 이후 이야기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고한다. 피에로 가면으로 초반 태석을 괴롭히던 '희망슈퍼 살인사건'의 억울한 피해자인 권명수 사건 역시 신 부사장과 깊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탈락했던 자신을 뽑아준 박태석. 남들이 그를 냉혈한이라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봉선화는 그를 존경한다. 단순히 자신을 선택해줘서가 아니다. 선화가 태석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관을 인정하고 이해해준 인물이기 때문이다.

 

"법은 믿을 수 없지만 정의는 믿는다"는 그녀의 말은 로펌에서는 결코 환영 받을 수 없는 발언이다. 그런 자신을 선택한 태석은 스스로 자신은 거짓말을 잘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솔직한 존재다. 그의 본심이 타인들이 보는 것과 다름을 선화는 그렇게 알게 되었다.

 
효과가 좋기를 바라며 알츠하이머 패치를 두 장이나 붙인 태석. 부작용으로 구역질까지 했던 그는 영주에게도 혼난다. 약을 과하게 먹는다고 효과가 좋아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 타박하는 영주는 패치를 뜯어내며 드러난 상처를 보고 울먹인다. 사랑이 과해 쏟아진 '화'이지만 기억을 잃어가는 남편에게 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이었다.

 

울먹이는 부인을 안아주며 위로하는 태석. 앞으로 더 크게 고통스러운 일만 남은 상황을 미안해하는 태석의 병은 아들 정우도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위해 학원까지 왔던 아빠가 골목에서 구토를 하는 장면도 의외였지만, 집으로 가는 길을 못 찾는 모습은 이상하기만 했다.

 

 

 

자신을 동우라고 부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리고 전에도 아버지가 집을 착각하고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르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최근 엄마가 보이는 행동 역시 이상하다. 그런 변화를 누구보다 잘 파악한 아들 정우는 이미 집 안의 가장과 같이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태석의 이상 행동은 어머니 앞에서도 드러났다. 아버지가 태석의 연락만 기다리는 엄마가 안쓰러워 거짓말로 불러낸 이후 고생만 한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하는 어머니의 그 말에 다시 기억을 잃고 만다. 사법시험만 합격하면 고생 끝이라는 아들의 말이 이상하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일이 바빠서 그랬다고 얼버무리지만 태석의 아들이 느끼듯, 어머니 역시 아들의 변화를 눈치 채기 시작했다.

 

자신의 사무실에 들른 친구 재민에게 건넨 작은 상자와 열쇠. 나중에 자신의 부인인 영주에게 전해주라며 건네는 태석은 편안한 모습이었다. 놀란 재민에게 유서도 아니라며 기억을 잃으면 어디있는지도 모르니 대신 맡아달라고 한다. 그렇게 태석은 조금씩 자신의 주변을 정리해가고 있었다.

 

기억이 사라져가는 태석과 그의 가족들의 관계는 이후 이야기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줄 존재로 다가온다.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 남편. 그리고 아들이기도 한 태석을 위해 가족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기억>이 이야기하고 싶은 모든 가치의 총합이 될 테니 말이다.

 

 

 

이혼을 앞둔 부인 앞에서 사람 머리가 깨지는 것을 봤다고 협박했던 신 부사장. 그의 이 발언과 술에 취해 태석이 있는 앞에서도 "나도 죽이고 싶지"라며 신 부사장에게 도발하던 차 박사의 행동을 종합해 봤을 때 '희망슈퍼 살인사건'과 그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15년 전 폭력적인 성향이 강했던 그의 행동은 결국 살인으로 이어졌다. 이런 신 부사장의 살인을 감추고 억울한 누명을 쓴 피해자를 만들어낸 것이 현재의 태선 로펌 이찬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찬무의 어머니인 태선이 자신의 아들이 욱하는 성격이 있다는 말을 생각해보면 찬무 역시 그 사건의 공범일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일게 한다.

 

촘촘함으로 무장했던 <시그널>과는 다르지만 <비밀>의 이야기 역시 매력적이다. 몇 개의 사건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진실을 찾으려는 이들과 막으려는 자들의 대결 구도 역시 흥미롭게 이어지고 있다. 15년 전 벌어진 뺑소니 사건으로 시작된 <기억>은 '희망슈퍼 살인사건'과 연결해 거대한 진실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희망슈퍼 살인사건'은 현재 재심을 받고 있는 '삼례슈퍼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다.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기억을 잃어가는 박태석은 변하기 시작했다. 좋은 사람은 아니더라도 정의로운 변호사로 남기 위해 그는 노력하고 있다. 부인과 아들딸을 위해 법이 배신한 정의를 위해 모든 것을 걸기 시작한 이 남자를 응원한다. 거대한 권력에 의해 볼모 잡힌 정의를 과연 태석은 구해낼 수 있을지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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