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12. 08:34

닥터스 7회-박신혜에게 수철의 교통사고는 어떤 의미인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혜정은 좌절하지 않았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13년이 흘러 혜정은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의사가 되었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그 결과는 좌절하지 않고 지독할 정도로 노력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성취였다. 그렇게 혜정은 행복했지만 다시 뒤틀리기 시작했다.

 

찾아온 사랑과 절망;

다시 찾아온 절망의 순간, 혜정에게 닥친 위기 속에 그녀는 스스로 이겨낼 수 있을까?

 

 

혜정에게 갑작스럽게 다가온 사랑은 그래서 뜨겁기도 했지만 불안함도 컸다. 단 한 번도 행복이라는 것을 가져본 적도 만져본 일도 없었던 혜정에게 현재의 이 사랑은 부담스럽고 불안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혜정을 지배해온 것은 바로 불안이었다.

 

부모님의 싸움은 매일 이어졌고, 그 위기 속에서 혜정은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다. 그녀가 그렇게 삐툴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부모의 잦은 싸움과 방관이 만든 결과였다. 집 앞에서 울고 있는 어린 혜정을 보고도 화를 내고 떠나버린 아버지. 그렇게 혜정에게 부모라는 존재는 그 어떤 믿음도 줄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니었다.

 

부모는 이혼했고,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새엄마가 왔지만 혜정과 관계가 좋을 리가 없었다. 그렇게 혜정과 가족은 더는 가까워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혜정을 완전히 포기한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그녀를 맡겼고, 그렇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다.

 

서울이 아닌 할머니의 고향에서 지홍을 담임선생으로 만나며 그녀의 삶도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새로운 뭔가를 잡으려는 순간 할머니의 죽음을 맞이하며 다시 좌절하게 되었다. 그 지독한 고통이 13년이 지나 다시 시작되려 한다. 그런 지독한 현실이 다시 한 번 혜정 앞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홍의 너무나 낭만적이었던 키스. 그런 키스를 알고 거부하려했지만 거부할 수가 없었다. 자신 역시 사랑하던 남자의 그 갑작스러운 행동이 좋았지만 불안했다. 과거의 경험과 기억들은 그렇게 혜정을 잠식하고 있었다. "엄마처럼 남자의 사랑에 죽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는 다짐 속에 혜정의 트라우마는 그렇게 작용하고 있었다.  

두려워하는 혜정에게 지홍은 "움직이지만. 사랑은 먼저 아는 사람이 움직이는 거래"라는 말로 안심을 시킨다. 지홍의 단단한 사랑은 그렇게 언제나 당당하고 강하다. 그 지독한 트라우마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지홍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지홍이 그렇게 긴 세월을 기다려왔던 사랑을 시작하는 것처럼 윤도 역시 훅 들어온 사랑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서우의 사랑고백에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윤도의 말에 서우가 당황하고 분노하는 것은 당연했다. 13년 전 자신이 사랑한다는 지홍을 갑작스럽게 등장한 혜정에게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13년이 지난 다시 한 번 재현되고 있다.

 

혜정의 새엄마는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반성은 존재하지 않고 단 한 번도 찾은 적이 없던 혜정이 의사가 되었다는 사실 앞에 자신이 엄마라는 사실을 앞세우는 그녀의 행동은 한심하기만 하다. 아버지라고 다를 것은 없다. 할머니가 했던 국밥집을 하고 있는 그는 뒤늦게 나타나 마치 평생 혜정만 생각해왔던 것처럼 행동한다.

 

만약 혜정이 의사가 아닌 망가진 삶을 살았다고 해도 그들이 그런 행동을 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면 혜정의 부모가 보이는 행동은 한심함을 넘어 씁쓸하게 다가올 뿐이다. 천륜을 버릴 수는 없지만 멀리할 수는 있다. 너무 착해 혜정이 그 정도라는 점에서 그녀와 부모와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도 궁금해지게 된다.

 

국일 병원을 장악하려는 진성종과 진명훈 부자는 '의료 민영화'를 하기 위해 재벌과 국회의원과 만나 모의를 한다. 그리고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지홍의 아버지인 홍두식을 비리 의사로 내몰기 위한 조작은 시작되었다. 병원을 집어삼킨 후 국일 병원을 시작으로 '의료 민영화'를 밀어붙이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이들 부자의 행동에 맞서 부원장인 김태호와 지홍이 하나가 되어 이들을 막아서게 된다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올 듯하다. 물론 혜정과 정치와는 담 쌓은 윤도 역시 상황에 맞서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흥미롭다. 의료를 하나의 사업으로 생각하는 진 부자와 의료는 장사가 아니라는 홍 부자의 대립 구도는 그래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13년 전에도 혜정을 좋아했던 수철이 다시 등장했다. 순희 가게에 술 배달을 하던 수철은 혜정을 찾아간다. 병원에서는 낯선 이 남자의 등장에 당황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혜정은 달랐다. 남들 보기에는 초라하고 형편없는지 모르지만 혜정에게는 그저 친구일 뿐이었다.

 

반갑게 친구를 맞이하는 혜정에게 수철은 "나 안 창피해"라는 말에 "뭐가 창피해 우린 친군데"라고 답변하는 그녀는 그런 존재다. 언제나 당당한 그녀는 과거라는 것이 상처나 두려움이 되지 않는다. 한때 방황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던 혜정은 자신의 과거에도 당당했다.

13년 전에도 자신의 눈앞에서 수철의 오토바이를 타고 떠났던 혜정이 다시 그와 만나고 있다는 사실에 울컥하는 지홍의 모습이 귀엽게 보일 정도다. 지홍의 위기감은 그렇게 사회적 지위나 상황과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종잡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랑이니 말이다.

 

아이를 위해. 그리고 초라한 자신을 외면하지 않고 과거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대해주는 혜정에게 용기를 얻은 수철은 자신도 열심히 살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혜정 앞에서 오토바이를 탄 자신을 보여주겠다던 수철은 함께 병원으로 향하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언제나 그랬다. 사랑은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날 잠식시켰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에 혜정은 다시 찾아온 절망에 어쩔 줄 몰라 했다. 가장 행복한 시간은 그렇게 13년 전이나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절망을 선사하고 있었다. 수학 1등을 하고 공부에 재미를 붙이는 순간 할머니는 의료 사고로 숨지고 말았다. 13년이 흘러 다시 만난 친구는 자신이 오토바이를 탄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에 호기롭게 달리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13년 전 과거를 병치시켰다. 마치 운명처럼 혜정을 옥죄는 그 사슬은 결국 다시 한 번 그녀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반복 속에서 작가가 의도하는 것은 단 하나다. 과거와 다른 현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와 가치를 보여주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제주에 설립된 영리 병원. 철저하게 돈으로 움직이는 의료는 결국 수많은 이들을 절망으로 이끌 수밖에 없다. 실패한 미국의 의료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하겠다는 발상은 그렇게 권력을 가진 자들과 돈을 가진 자들이 손을 잡고 실행하려 한다. 만약 '의료 민영화'가 현실이 된다면 1%를 위한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99%는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 돼지와 같다"는 말이 현실이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섬뜩하다.

 

달달한 사랑이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지만 '의료 민영화'가 전면에 나온 <닥터스>에서 우리가 잊지 말고 기억해야만 하는 사실은 '의료'가 오직 돈을 위한 도구가 되는 순간 우리가 맞이하는 세상은 '절망'이라는 단어의 지옥이 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만 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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