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6. 10:04

내일 그대와 종영-이제훈과 신민아 해피엔딩, 타임워프가 오히려 독이 되었던 걸작

16부로 <내일 그대와>는 종영되었다. 타임워프라는 소재가 오히려 독이 되었지만, 이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재미를 선사했다. 사랑이라는 가치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선택한 타임워프는 <내일 그대와>와는 너무 잘 맞았다. 시간을 초월하는 사랑이라는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결국 사랑이다;

지하철 시간 여행을 통해 얻어낸 진실한 사랑, 죽음도 거스르는 사랑이라는 가치



15회 소준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김용진을 잡기 위해 지하철로 향한다. 마린의 납치를 막기 위해 두일(출연진 소개에는 두식으로 표기된)과 함께 움직이지만 예고된 운명을 뒤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는 않다. 아무리 바꾸려 해도 바꿀 수 없는 운명 앞에서 이들의 사랑도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소준은 김용진에 납치된 마린을 찾는데 주력한다. 다행스럽게도 미래를 갔다 온 두일은 마린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 용진이 원하는 것은 마린이 아니다. 소준만을 원할 뿐이다. 차를 갈아타고 마린을 차에 버리고 소준을 만나러 지하철로 향하고 있었다. 


차에 방치된 마린은 두일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렇게 죽을 수 있는 운명은 다시 바뀌었다. 마린을 살렸지만 용진을 잡으러 간 소준의 운명이 바뀌지는 않았다. 지하철 안에서 과거에서 온 수많은 자신과 마주하며 모든 것이 뒤틀려버린 소준은 운명처럼 용진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예고된 운명을 피하기 위해 준비를 했지만 과거의 자신들과 지하철에서 마주하며 모든 것이 뒤틀렸다. 직접 맞서 용진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결국 소준은 다시 칼을 맞고 말았다. 출혈이 심각한 상황에서 소준은 다시 사라졌다. 그걸 막기 위해 형사들까지 지하철로 유도했지만 과거의 자신과 충돌하며 예정된 운명을 맞이하고 말았다. 


소준은 그렇게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남겨진 이들은 그렇게 소준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기둥에게도 소준이 그렇게 사라진다는 말을 하지 말도록 했다. 그저 자신과 헤어지라는 부탁만 했다. 소준이 자신의 아픈 미래를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마린이 살고 있는 2019년 미래에도 여전히 사라져 있는 소준이 언젠 가는 다시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마린은 그렇게 그에게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소준이 자신에게 보낸 과거에 쓴 미래에 도착한 편지를 받고 언제가 될지 모를 예약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살고 있을 소준에게 그 편지가 닿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린의 마음은 간절함 그 이상이었다. 


사라졌던 소준은 자신의 집에 누워있었다. 코마 상태에 있던 소준은 좀처럼 깨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누워있는 소준은 2022년에 있었다. 마린의 간절한 예약 편지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소준을 깨워냈다. 마린이 숨진 뒤 소준은 지하철에서 발견되었다. 

많은 피를 흘린 소준은 그렇게 코마 상태로 누워 만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다시 깨어났다. 하지만 자신이 마린이 없는 세상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3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은 소준은 3년 전 마린이 보는 예약 메일을 보고 아플 수밖에 없었다. 


죽음이 가까워지는 날 마린이 보낸 그 메일은 소준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죽기 3일전 보낸 마린의 편지는 소준을 더욱 아프게 했다. 깨어난 직후부터 지하철을 타고 남영역을 지나가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못한다. 시간여행자의 능력이 사라져 버린 듯한 소준은 그래서 더 두렵고 힘겹기만 하다. 이제는 마린 없이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준은 마린을 통해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배웠다. 그래서 더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3년 전으로 돌아가면 소준도 죽는다.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그들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운명은 기묘하게도 소준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었지만, 마린 없는 세상이 소준에게 반갑지는 않다. 그저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할 수도 있지만, 소준은 마린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린의 묘를 찾은 소준은 다시 한 번 깨닫는다. 2019년 3월 23일 사망한 마린과 3월 25일 사망하는 아버지 송두일의 묘까지 함께 있는 그곳에서 소준은 다시 다짐할 수밖에 없었다.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다짐이 있었다. 마린이 죽기 전 단 하루라도 함께 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 다시 남영역으로 향한 소준.


하필 그날 남영역은 공사중이었다. 지하철을 탈 가능성도 사라진 상황에서 소준은 공사 현장 직원들을 피해 터널 속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시간여행 능력을 갖게 만들었던 그 사고 지점으로 달리기 시작한 소준은 거짓말처럼 자신이 원하는 그 시간대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 


다시 재회한 소준과 마린. 하지만 마린은 그저 과거에서 온 소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준이 과거가 아닌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 한없이 우는 마린은 행복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사라졌던 소준이 돌아왔다는 사실이 행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린은 자신이 내일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마린과 함께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소준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렸다. 사랑하는 사람과 단 하루를 살더라도 그게 행복이라 생각한 소준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 단 하루라도 사랑하는 이와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만 간절했던 소준의 이 선택은 예고된 운명을 뒤틀기 시작했다. 


소준과 마린보다 이틀을 더 사는 두일은 이들의 운명에 개입한다. 자신의 딸 마린을 살리기 위해 소준을 선택하고 활용했던 두일. 하지만 그토록 간절하게 노력을 했지만 운명을 뒤바꾸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준은 자신의 죽음을 알면서도 과거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 그들을 위해 두일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였다. 


예고된 죽음 앞에 두일은 개입했다. 그 죽음의 날 결혼 신고를 하고 행복해 하는 마린은 결혼 신고서를 들고 행복했다. 너무 행복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하던 마린은 운명처럼 도로 한복판으로 내던져 졌다. 그런 마린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날린 소준. 그들의 운명 앞에 차를 몰고 등장한 두일은 두 사람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내던졌다. 


예고된 운명을 피해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두일은 딸의 영원한 행복을 선택했다. 시간이 흘러 그들은 현실적인 문제로 다투기도 한다. 사랑으로 시작해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은 과거의 애틋함이 사라지고 작은 일에 열을 내며 싸우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다툼 속에서도 죽음까지 이겨낸 그들에게는 언제나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내일 그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복이다. 과거와 오늘까지는 함께 할 수도 있지만, 내일도 그대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타임워프로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내일 그대와>는 잘 보여주었다. 


뒤섞인 시간이 시청을 힘들게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은 효과적으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가치에 대한 물음을 꾸준하게 해주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가 충돌하고, 그런 그를 기다리는 이의 모습을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이제훈은 <시그널>의 강직한 형사의 모습을 떨쳐냈다. 신민아는 그녀가 로코의 여왕에서 보다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 시간의 거대한 굴레 속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들의 운명과 같은 사랑은 그래서 더욱 값지고 특별하게 다가왔다. 비록 시청률이 발목을 잡기는 했지만, 시간 여행이 보여준 사랑은 마지막 회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조한철, 이정은, 김예원, 강기둥, 박주희, 이봉련, 백현진, 채동현 등 주목 받지 못했던 배우들이 <내일 그대와>를 통해 명징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였다. 비록 시청률이 높지 못해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사랑이란 그렇게 죽음마저 두렵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일상에 매몰된 상황에서도 그 사랑의 가치는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이 드라마는 잘 보여주고 있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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