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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택시 운전사와 길원옥 할머니의 바위처럼

by 자이미 2017.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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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언제나 전진만 하지는 않는다.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우리가 퇴보가 아닌 전진을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적폐들을 청산해야 한다. 청산하지 않는 적폐는 그렇게 다시 역사가 되어 우리를 찾아오기 때문이다. 


아흔 살 신인 가수;

전두환 패거리들의 막말과 택시 운전사와 길원옥 할머니가 부른 바위처럼 



전두환에게 제대로 된 처벌을 하지 못한 대가는 후대 사람들이 치르게 된다. 쿠테타로 권력을 잡고 자신의 정당성을 위해 광주 시민들을 잔인하게 학살한 주범인 전두환은 여전히 호사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수천 억의 돈으로 자손대대로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전두환은 사형 선고를 받은 자였다. 하지만 정치 권력은 전두환에게 사면권을 줬다. 3당 합당으로 권력을 잡은 김영삼에게 이는 거래였는지도 모른다. 사형은 고사하고 감옥에서 제대로 형을 살지도 않은 채 사면이 된 전두환은 그렇게 대한민국에서 적폐 청산은 불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잔인하게 자국민을 학살하고 체육관에서 스스로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던 자는 그렇게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자유를 얻었다. 그런 자가 반성을 할 것이라 믿는 이들은 없다. 반성할 기회도 주지 않은 사회는 그렇게 괴물이 다시 번성하고 또 다른 괴물들을 탄생하도록 부추겼다. 


이명박근혜 정권이 탄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 역시 전두환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박정희는 자신의 부하에게 처벌을 받기라도 했지만, 또 다른 박정희를 꿈꾸었던 전두환은 황당하게도 법이 그를 지켜주고 있다. 초법적인 지위에 올라 모든 것을 좌지우지했던 독재자 전두환은 정말 보호 받아도 되는 존재인가?


강풀의 만화 <26년>이 현실이 되기를 원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법이 독재자를 비호하는 현실에서 피해자 가족이 직접 나서 직접 처벌을 하겠다는 방식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영화로 제작되기까지 했던 그 모든 과정은 전두환에 대한 분노 때문이기도 하다. 


전두환이 훔친 수천 억은 차명으로 관리되며 전두환 집안 대대로 호화롭게 사는 이유가 되고 있다. 스스로 부정했던 민주주의가 이런 자들을 보호해주고 있는 상황은 아이러니다. 간첩단을 조작해서 수많은 이들을 억울하게 만들고 죽음으로 이끌기도 했던 김기춘의 말로는 처량하기보다는 당연하다. 그런 자가 호화롭게 평생을 살아가다 말년에 구치소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은 그 자체도 호화롭게 다가올 뿐이니 말이다. 


박정희가 여자 옆에 두고 술을 마시다 총탄에 쓰러진 후 전두환은 보다 완벽한 악마가 되기로 작정했을 것이다. 그렇게 자국민을 군부대를 동원해 학살하는 만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으니 말이다. 모든 역사는 전두환이 학살자라고 이야기를 한다. 법 역시 전두환은 학살자로 사형을 선고 받은 존재일 뿐이다. 


시간이 흐르니 전두환이는 자서전을 통해 자신은 희생양이라고 외치고 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그것도 모자라 전두환의 측근은 영화 <택시 운전사>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며 군인을 폄하한다며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고 고소를 하겠다는 막말을 쏟아내기도 한다. 참 기겁할 현실이다. 


이명박근혜가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런 악랄한 역사가 제대로 평가되고 단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밝혀지고 있는 국정원 TF팀의 결과물에 이명박과 그 측근들은 기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 모든 것이 정치 탄압이라고 외치고 있다. 


자신들이 한 잘못이 세상에 알려지니 적반하장 쇼를 하는 이들의 정치적 행동이 곧 국민들의 정치 불신을 만들고 있다. 현재 드러나는 내용들을 보면 이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해왔는지 잘 드러난다. 적폐 청산을 우리가 광장에서 목 놓아 외친 것은 다시 이런 왜곡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원하기 때문이다. 


"영화 < 택시 운전사 > 늘 그렇듯. 영화든 무엇이든 각자의 입장에서 보게 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용감하게 맞섰던 사람과 피했던 사람. 참여자와 관찰자.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지요"


"방송인의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언론의 얘기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영화 속 언론의 모습은 곳곳에서 참담합니다. 적어도 저희들이 보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이 영화가 붙들고 있는 것은 언론에 대한 문제 제기였습니다"


"치열했던 광주와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던 광주 이외 지역의 평온함은 군부와 언론이 만들어낸 생경했던 풍경이었습니다. 이런 모순은 결국 광주에 있던 한 방송사가 불에 타는 것으로 정점을 이루지요. "떳떳하지 않고 부끄럽다" 80년대 기자로 활동했던 총리는 이른바 젊은 영도자를 찬양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폭압의 시절. 권력자를 긍정적으로 표현했던 기사를 되돌리면서 부끄러움을 말했습니다"


"당시의 또 다른 언론인은 이미 오래전…"내가 이 걸 쓸 테니 끌려간 내 동료만 때리지 말아 달라…내가 죄가 많다" 이렇게 당시의 상처를 뒤늦게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만약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그들의 선택은 달랐을까. 우리는 그것을 함부로 재단할 수 있을 것인가… 어두웠던 시절. 이 땅에서 빚어졌던 그 모든 비극의 시간. 그러나 당시를 겪어야 했던 그들도 또한 그로부터 그리 오래지 않아 방송을 시작했던 저나 저의 동료들도 그 비극의 시간 속에 방송인으로서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뛰어넘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긴 세월을 돌아 지금은 모두가 부끄러움을 이야기 하는 시간… 그 모든 참극을 가져온 당시의 젊은 권력자에게서는 가해자의 변명이 쏟아져 나오고, 영화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까지 주장하지만… 그와 그의 동료들 역시 그 비극의 시간을 붉게 물들였던 가해자로서의 존재를 뛰어넘을 수는 없습니다"


오늘 앵커브리핑은 영화 <택시 운전사>를 통해 역사를 곱씹었다. 당시 언론의 역할에 대한 자문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광주에서 잔인한 학살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그 도시를 제외한 대한민국은 평온했다. 왜 그랬을까?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언론은 장악 당했다. 


언론은 자신의 역할을 포기하고 권력의 하수인을 자처했다. 그렇게 그들은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한 학살을 외면했다. 이런 현실에 광주 시민들은 광주 MBC를 불태워버렸다. 어쩌면 지금도 많은 국민들은 국영방송과 공영방송을 태워버리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고 있을 지도 모른다. 역사는 그렇게 반복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명박이 집권하자마자 언론을 장악한 이유는 단 하나다. 전두환이 만든 통제의 역사를 답습하기 위함이었다. 실제 이런 통제는 이명박근혜 정권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되었다. 국정원까지 나서 여론 조작을 하고 댓글 부대를 동원해 여론을 호도했다. 그리고 언론은 철저하게 이명박근혜에게 충성 경쟁을 하며 그들의 권력 재창출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 지독한 역사는 그렇게 무한루프처럼 반복되었다. 하지만 광장의 시민들은 그런 모든 압제를 이겨냈다. 시민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난 겨울 광장의 촛불은 그렇게 새로운 민주 정부를 만들어냈다. 수많은 적폐들을 청산하는 시작점에서 적폐들의 방해는 모든 것을 힘겹게 한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바위처럼 굳건하게 버티며 적폐 청산을 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다. 


오늘 <뉴스룸>의 엔딩곡은 특별했다. 위안부 생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가수 데뷔를 한다. 길 할머니가 최근에 새롭게 배웠다는 노래 '바위처럼'은 담담하지만 그 노래가 가지고 있는 힘이 그대로 전달되는 특별함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8월 14일 '세계 위안부 기림일'에 첫 콘서를 개최한다. 


아흔이 되어 가수의 꿈을 이룬 길원옥. 그녀의 삶은 곧 우리의 아픈 현대사다. 어린 나이에 일본군에 끌려가 힘겨운 시간을 보낸 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남한에서 평생을 살아야 했던 그녀. 나이 서른에 입양한 아들을 위해 악착 같이 살았던 그녀는 칠순이 넘어 위안부였음을 세상에 밝혔다. 

8월 14일이 '세계 위안부 기림일'이 된 이유는 1991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의 삶을 세상에 밝힌 날이기 때문이다.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으로 인해 전 세계인들은 위안부에 대한 관심을 비로소 가지기 시작했다. 위안부 문제는 단순히 일제 강압에 시달렸던 국가의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모든 여성들의 문제이고, 전쟁 범죄에 대한 일이라는 점에서 '위안부'는 단순히 한국과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영국의 2인조 여성 듀엣 크리스 와일과 줄리 메튜가 부른 'Take these bones'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듣고 만든 곡이다. 전 세계 모두가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만든 곡이기도 하다. 


평소에 '남원의 봄 사건'을 흥얼거린다는 길원옥 할머니. 지난 해 치매 증세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더 늦지 않게 꿈을 이루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게 평소에 잘 부르던 노래들을 담은 길원옥 할머니는 위안부가 아닌 평범한 아흔 살 할머니 가수로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잔인한 역사. 잊을 수 없는 기억이 가끔 기억나지 않는 때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이 자신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는 길원옥 할머니. 그녀와 함께 하는 2017년 8월 14일은 특별한 하루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그 시대를 겪었던 피해자 할머니들이 얼마남지 않았으니 말이다. 우린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망각한 역사는 필연적으로 다시 우리를 찾아와 옥죌 수밖에 없음을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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