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22. 09:36

PD수첩-모든 조현병 환자가 안인득은 아니다

안인득 사건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공포를 불러왔다. 조현병 환자가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지 너무 강하게 각인시켜 버렸다. 안인득 사건 직후 부산에서 다시 조현병 환자가 자신을 찾아온 친누나를 잔인하게 살인한 사건이 발생하며 사회는 조현병에 대한 공포증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두 사건만 봐도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안인득 사건은 가장 악랄한 사건으로 이야기될 수밖에 없다. 불을 지르고 아파트 입구에서 흉기를 준비한 채 화재를 피해 나오는 주민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다수의 아파트 주민들을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었다. 부산 50대 조현병 환자 사건 역시 자신을 보러 온 60대 누나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언론들은 조현병 환자 혐오증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자극적인 내용들만 기사화 할 뿐이었다. 사실 보도를 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다. 하지만 과도하게 조현병에 대한 혐오증만 불러오는 기사만 채워내면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PD수첩>의 조현병 환자에 대한 언급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조현병 환자는 약만 잘 먹어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약으로 충분히 조현병 증세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과거에는 정신분열증이라 불렸던 조현병은 말 그대로 현의 조율하면 좋은 소리가 나듯, 제대로 치료만 하면 정상적인 삶이 가능한 병이다.

 

문제는 적절한 치료가 이어지지 않으면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는 문제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인득 사건이나 부산 사건처럼 급성기가 찾아오면 극단적 판단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일 수밖에 없다.

 

정신병원에 대한 불신은 팽배하다. 조현병 환자 치료가 과연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느냐는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조현병 환자들은 병원에 갔다 와서 더욱 심해졌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적절한 치료가 아닌 오직 격리만 하는 행태는 오히려 새로운 병까지 얻게 만든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손발을 묶고 대소변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 그곳은 병원이라고 할 수가 없다. 그런 상태로 방치된 조현병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가 될 수는 없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니 조현병 환자가 병원을 꺼리게 될 수밖에 없다. 제대로 치료만 받아도 조현병 증세 없이 사회생활이 가능한 그들의 병을 악화시키는 것은 어쩌면 병원이 문제인지도 모른다.

 

병원 입장에서는 급성기 조현병 환자는 강박과 함께 격리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인간적인 대우보다 격리만 시켜 급성기를 지나면 그만이라는 방식이라면 절대 우리 사회 조현병 문제를 풀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2016년 정신보건법이 정신건강보건법으로 개정되면서 강제입원이 한층 까다로워진 점도 현재의 상황을 키웠다는 주장들도 나오고 있다.

 

정신질환자를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돌볼 수 있는 탈원화를 목표로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은 없었다. 이를 위해서는 정교한 계획이 필요하고 실행할 수 있는 자금도 절실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실행도 하지 못한 채 입원만 힘들게 하면서 오히려 조현병 환자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병원에 입원시키지 않고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들이 필요하다. 그런 전문인력들을 확보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자금이 절실하다. 이런 구체적인 운영 시스템 없이는 지역사회에서 조현병 환자를 관리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안인득은 당시 조현병 관리 환자로 등록되지도 않았다.

 

경남 진주의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조현병을 관리하는 비율은 충격적이었다. 1명이 180명의 조현병 환자를 관리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제대로 된 관리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혼자 어떻게 180명이나 되는 조현병 환자들을 관리한다는 말인가?

전 세계인구의 약 1%, 국내에서 조현병으로 등록된 환자는 약 1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이 환자들을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방치한다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조현병은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병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방식은 수많은 안인득을 만들 수밖에 없다.

 

조현병은 10대와 20대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나이 때 조현병 환자들을 어떻게 치료하고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관리하느냐는 중요하다. 조현병 환자로 끌려가 격리되는 방식의 현재 시스템은 결국 그들에게 두려움과 공포만 안겨줄 뿐이다. 

 

강제 입원과 격리가 아닌 보다 인간적인 방법으로 접근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 <PD수첩>의 대안이다. 조현병 환자가 같은 환자를 보호하고 치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활동해야만 하는 현실은 문제가 크다. 실제 조현병 환자는 그곳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고 스스로 병원을 찾는 경우들도 많다고 한다.

 

정신재활시설을 통해 격리가 아니라 실제 실생활에서 조현병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하는 이들도 많다. 격리는 절대 답이 될 수 없다. 단순하게 조현병 환자를 모두 모아 격리한다고 문제가 풀린다면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건 절대 답이 될 수 없다. 자연스럽게 그들도 사회 일원이 될 수 있도록 합리적 방식을 찾는 것 그게 현재 우리에게 절실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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