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뚫고 하이킥 71회, '슈퍼 쥬얼리 정'된 보사마의 40대 직장인 스트레스 해소법

오늘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등장인물들의 나름대로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소개되었습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71회에서는 빅뱅 세경과 정음의 격돌과 매번 욕만 얻어먹는 보석의 폭주가 이어졌습니다.

보석은 '지붕킥'에 등장하는 인물중 가장 나약한 존재입니다. 어쩌면 70회에 등장했던 인나나 광수보다도 취약한 인물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집에서는 가족 어느 누구도 자신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스스로 정한 만만한 세경마저도 매번 자신을 능가하는 탁월함으로 좌절만 안겨주기만 할 뿐입니다. 

보석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게 문제일 수있습니다. 운동선수로 살아왔던 그가 결혼과 함께 장인어른의 식품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부터 불행은 시작되었습니다. 자신이 잘할 수있는 것들은 사라진채 삶에 찌들어 살아가는 평범한 이 시대의 아빠일 수밖에는 없게 되었지요. 

그렇지 않아도 아이큐가 너무 낮아 아버지는 어린 보석에게 아이큐도 알려주지 못할 정도였는데, 그가 어려운 셈이나 합리적인 사고로 회사 업무를 본다는 것은 처음부터 힘겨운 일이었지요. 각자 자신에게 맞는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없이 행해야하는 그 일들에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이큐가 낮고 업무에 부적합하기는 하지만 타고난 외모로 일본 바이어들에게는 '보사마'로 인기가 높습니다. 탁월한 운동신경으로 처음 해본 족구에서 월등한 실력을 선보이며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습니다. 보석이 잘할 수있는 건 바로 타고난 외모와 운동신경을 극대화할 수있는 일들이었지요. 그 일에서 스스로도 만족감을 느끼고 행복해하기에 보석은 잘못된 직업 선택으로 매일이 지옥같은 일상을 보내야만 하는 얄궂은 운명속에 놓여있는 셈이지요. 

그날도 장인어른에게 불려간 보석은 1차 부도가 난 회사에서 잔금을 받아오지 않은 자신을 탓합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거 같은데 혹독하게 나무라는 장인때문에 미치기 일보직전입니다. 그나마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인 부인에게 넋두리라도 하고 싶건만 부인마저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답답한 마음에 집을 나선 보석이 만난건 줄리엔과 광수, 인나였습니다. 클럽에 가던 그들과 합류한 보석은 난생 처음간 클럽에서 자유를 느낄 수있었습니다. 자유로운 몸짓과 나눔들이 자신의 일상과는 극과 극이기에 그에게 클럽은 천국 혹은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같은 공간으로 느껴집니다. 

처음 듣는 프리 스타일 랩에 호응하며 환호하는 보석은 다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낸 셈입니다. 힙합에 빠진 보석은 아들방에서 힙합 음악을 빌려서 듣고 장인어른의 타박도 힙합정신으로 이겨냅니다. 언제나처럼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장인어른의 질책에 힙합전사로 변신해 자신만의 랩으로 응수하는 보석의 모습은 40대 직장인의 우울증을 한 숨에 날려버리는 특별함이었습니다. 

우리시대 가장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아마도 3, 40대이겠지요. 물론 20대 청년실업으로 시작도하기전에 좌절부터 배우는 세대들이 있기는 하지만, 삶에 찌들고 부양해야만 하는 가족들로 인해 목소리 한번 크게 내지르도 못하는 슬픈 가장들은 우리시대 가장 나약하고 취약한 세대가 아닐 수없습니다. 

그런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40대 가장들에게 보석은 새롭게 재미를 붙인 화려한 랩으로 위로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들려오는 목소리 "나가"
나는 보사마 때론 족사마 하지만 아버님에겐 언제나 "야 임마"
구박! 압박! 때론 엄청난 속박! 결국 내게 돌아오는 강한 협박!
하지만 내겐 힙합이
결국 대항하는 이들은 쪽박

붐 휘끼휘끼휘끼휘끼 붐

오늘도 난 망신창이 외로운 상처 투성이
하지만 내겐 힙합이
나는 하루하루 승리를 갈망 언젠가 내 텐션도 폭발
그땐 아버님도 내겐 속박 나는 보사마 나는 족사마  나는 겁날것 없는 
슈퍼 쥬얼리~~ 정!

자신의 처지를 화려한 프리 스타일 랩으로 표현해낸 '슈퍼 쥬얼리 정'은 정말 슈퍼 보석이 되어버렸습니다.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보석으로 인해 '지붕킥'은 가장 영향력있는 새로운 캐릭터가 생겨났습니다. 보사마에서 족사마를거쳐 나카무라를 찍고 '슈퍼 쥬얼리 정'으로 거듭난 정보석은 김병욱 PD 시트콤에서 박영규를 능가하는 새로운 인물로 등극하려는 듯 합니다. 

어제는 20대 인나와 광수의 답답한 현실을 이야기하더니 오늘은 40대 힘겨운 가장의 모습을 보석을 대비시켜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가족과 사회라는 커다란 짐을 두어깨에 올리고 자신이 과연 꿈이라도 꾸고 살아본 적은 있었나 하는 아련함과 치열한 경쟁속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슬픈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보석이 비록 일반 셀러리맨들과는 달리 오너의 딸과 결혼해 부사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는 있지만, 일반 사원들보다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에 그 역시 누구보다도 힘겨운 40대를 보내고 있는 우리의 아버지입니다.

20대가 자신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다면 3, 40대 가장들은 꿈을 포기하고 삶에 치중해야하는 처지로 내몰립니다. 어느순간 자존감은 사라지고 단순히 돈버는 기계로 전락하는 기분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건 따뜻한 격려겠지요.

보석이 '보사마'가되어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행복함을 느끼고 '족사마'가 되어선 처음으로 장인보다 우월함을 만끽하기도 했듯, '슈퍼 쥬얼리 정'이 되어 장인어른의 질책과 꾸중들을 모두 랩으로 승화시켜버리는 신통방통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하나 더 발굴해냈습니다.

시트콤이기에 이렇듯 희화화했지만 직장인들이라면 다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듯 합니다. 아니 학업에 치이고 취업준비에 긴장하는 혹은 집에서 온갖 일로 스트레스가 떠날날없는 주부들에게도 오늘 보석의 프리 스타일 랩은 치유의 랩으로 다가왔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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