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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지붕 뚫고 하이킥 70회, 세경 자매 통해 가족의 가치를 이야기하다

by 자이미 2009.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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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70회에서는 생일을 맞이한 현경을 통해 가족의 가치와 대안 가족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급격한 노령화와 저출산으로 지속적인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족이란 무엇인가와 대안 가족의 가능성에 대해 재미있지만 진지하게 이야기해주는 듯 했습니다. 
순재네 가족들은 전체적으로 가족간의 관계들이 데면데면합니다. 순재는 자신의 회사일과 자옥과의 사랑에만 집착할 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에 대한 관심은 그닥 보이지 않고 살아갑니다. 딸인 현경은 어렸을때부터 태권도를 해서 여자라기보다는 남자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중심을 잡아줄 엄마가 없는 순재네 가족에서 대안은 현경이어야만 하는데 그녀의 남자 같은 성격은 되려 아버지인 순재와의 잦은 마찰만 일으킬 뿐입니다. 

아들인 지훈은 의사이기에 바쁜탓도 있지만 성격적으로도 자상하지 못해 가족간의 끈끈함을 보여주지는 못하는 인물입니다. 그런 얼음같았던 지훈도 정음을 통해 사랑이란걸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현경의 아들인 준혁도 엄마와 삼촌인 지훈의 성격을 닮아서인지 그닥 인간관계가 폭넓거나 유연하지 못합니다. 지훈과 마찬가지로 세경을 통해 사랑을 배우는 과정에서 그의 변화가 조금씩 눈에 띄일 정도입니다.

아직 어린 딸인 해리는 데면데면한 가족의 모든 단점을 지니고 있는 인물처럼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대변자로 활동합니다. 순재 가족간의 부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해리이기도 하지요. 자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누구라도 상관없이 화를 내고 "빵꾸똥꾸야"를 외쳐대는 해리는 막무가내입니다. 농구 대결을 위해 순재가 데려운 흑인들이 갈비를 먹자 이를 발견한 해리가 "야이 검은 빵꾸똥꾸들아!"라고 외쳐대는 해리에게는 성역이 있을 수없음을 보여주기도했습니다.

그나마 가장 여성적인 성격의 보석이 제멋대로인 해리를 챙기고, 남자같은 부인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처남과 자신을 괴롭히기위해 태어난것같은 장인 어른과는 좀처럼 가까워지기 힘듭니다.

이렇게 살펴보면 순재집은 가족 구성원들은 존재하지만 결코 가족이라고 이야기할 수없는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한지붕 다가족의 형태이기만 합니다. 그런 데면데면한 가족들에게 변화를 가져온 인물은 다름아닌 세경 자매의 등장이었습니다.

산골에서 가족만이 그들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이 자매들이 순재의 집으로 들어오며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가 되고 아주 조금씩 깨닭아가는 과정이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분열되어있던 가족들이 식모인 세경을 통해 모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중심축 역할을 맡게 됩니다. 의도한건 아니지만 엄마의 부재를 어린 세경에서 찾는다고 볼 수있겠지요.

김병욱 PD의 전작이었던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나문희 선생님의 엄마 역할이 무척이나 중요했었습니다. 엄마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들은 현재의 '지붕킥'과 별반 다름없었지만, 이런 데면스러운 가족관계를 하나로 묶어줄 수있었던 것은 엄마의 존재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붕킥'에서는 순재의 부인이자 이 가족의 구심점이어야할 엄마가 부재해 그들을 묶어주고 상호작용하도록 해줄 중심축이 사라져버린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렇듯 서로를 단단하게 엮어줄 엄마의 부재는 각개 전투식으로 살아가는 이웃같은 가족관계와 다름 없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세경 자매의 등장으로 조금씩 엄마의 부재를 메워가는 과정은 그들에게 우리가 피상적으로 인지하는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도록 해주는 듯 합니다.

생물학적인 가족도 상황에 따라서는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될 수있음을 현경의 생일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객식구인 세경 자매를 제외하고 현경의 생일을 알고 있는 이라고는 출장가는 남편 보석외에는 없습니다. 친동생도 관심없고 자식들도 엄마의 생일에는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 아버지는 자신의 생일조차도 기억하지 못한채 일찍부터 외출을 합니다. 

아무도 없는 쓸쓸한 현경의 생일을 화려하고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것은 다름 아닌 객식구인 세경과 신애였습니다. 생일을 맞이하는 현경을 위해 정성껏 미역국을 끓이고 자신이 할 수있는 요리들을 최선을 다해 만드는 세경. 생일을 맞이한 현경을 위해 정성스럽게 생일 카드를 작성하는 신애의 모습에서 우리가 꿈꾸고 그래야만 된다는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볼 수있었습니다.

비록 방송 말미에 온가족이 모여 지금까지 한번도 해주지 못한 현경 생일을 위해 대단한 쇼를 벌이지만 이는 말 그대로 형식적인 축하일 뿐이지요. 물론 지금까지의 모자람을 이번 이벤트로 채우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대단한 시작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객식구이면서도 가장 가족같이 살뜰하게 현경을 챙기는 세경 자매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는 자신이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가족간의 사랑을 느낄 수있었습니다. 생물학적으론 완전한 남이지만 함께 살면서 정이든 그녀들이 어쩌면 현경에게는 가장 애틋한 가족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전통적인 가족이라는 문화가 허물어지고 가족마저도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 어쩌면 세경 자매들이 보여주는 사랑처럼, 가족이 아님에도 가족 이상의 정을 나눌 수있는 이웃이 더욱 가족같은 관계가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어쩌면 가족이란 함께 살면서 '희로애락'을 나누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렇지 못한 호적상의 가족이 과연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가져다줄지는 잘 모르겠네요. 

편협하고 협소한 나와 우리가족만이 아닌 함께라는 가치의 폭을 넓혀야만 하는 시기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나만 혹은 우리 가족만 잘산다고 우리가 잘살 수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너무 잘 알고 있는 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 소외된 이들을 더욱 소외된채 방치하는 작금의 상황들은 결국 우리라는 울타리속의 가족들마저 절망속으로 던져버리는 것과 다름없음을 알아야 할 듯 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우리만이 아닌 소외된 다른 이들과 함께 하려는 노력들을 조금씩이라도 시도해본다면 그런 즐거운 행위들이 결국은 우리 가족들을 풍족하고 행복하게 만들 수밖에 없음을 '지붕킥'은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합니다.

세경과 신애의 마음속 깊이 우러나온 진심어린 축하로 가족이라는 중요성을 깨닫게 된 순재네 가족들은 어쩌면 그 순간만큼은 세경 자매들도 '대안가족으로서 하나됨을 공유'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함께 모여 환하게 웃는 모습은 평화롭고 행복한 가족의 모습 그대로였으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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