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은 수시로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다. 그중 엉망인 것들도 많지만 새롭게 뭔가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런 도전 정신이 곧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일요일 오후 새롭게 편성된 두 편의 예능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화성과 이타카;
최초로 화성 적응을 하는 예능과 음악과 SNS를 결합한 여행의 재미
화성은 미래의 화두이자 현재의 기대이기도 하다. 아직 지구를 버릴 이유는 없지만 언젠가 지구를 버려야 할 시점은 올 수도 있다. 이미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다. 그렇게 변하기 시작한 지구는 점점 사람들이 살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렇게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화성은 많은 이들이 미래의 지구로 꼽고 있는 행성이 되었다.
화성 정착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강구되고 연구되며 이는 먼 미래의 알 수 없는 일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나사에 이어 앨런 머스크 역시 자신의 모든 역량을 화성 정착에 집중하고 있다. 지구가 아닌 또 다른 행성에서 살아가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자 새로운 역사다. 그런 점에서 많은 이들은 이 거대한 꿈을 현실로 바꾸려 한다.
예능에서 화성을 간접 체험하는 것은 쉬운 것은 아니다. <무한도전>에서 장난스럽게 화성 탐사를 위한 준비들을 한 적은 있다. 특정한 공간에서 화성을 간주해 간접 체험을 하고 장난스럽게 화성인 코스프레를 한 적도 있다. 이후 러시아 우주인 훈련센터에 입소하는 모습까지 그려졌다. 이후 실제 성층권까지 올라가는 프로젝트까지 있었지만 이젠 요원한 일이 되고 말았다.
김병만을 앞세운 tvN의 <갈릴레오 깨어난 우주>는 미국 유타주에 있는 화성탐사연구기지인 MDRS에서 일주일 동안 화성 체험을 하는 방식이다. 철저하게 화성이란 설정 하에 우주복을 입고 생활하는 과정들은 많은 연구자들이 하고 싶은 도전이기도 하다.
연예인으로서는 처음이라는 이들은 196기 크루가 되어 한정된 공간에서 화성 체험을 하게 되었다. 김병만, 하지원, 닉쿤, 세정, 문경수, 일라리아, 아틸라 등이 출연자들이다. 앞선 4명은 우리에게 익숙한 연예인이고, 다른 3명은 과학자이자 탐험 전무가이다.
첫 회는 이들이 화성 탐험 예능에 출연하게 된 동기 등이 다뤄졌다. 하지원이 예능이 고정 출연한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 유타주 생명체가 살 수도 없을 듯한 황폐한 곳이 바로 화성과 닮은 지역이다. 그곳에 과학자들은 '화성탐사연구기지'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MDRS에서 다양한 실험과 적응 훈련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도전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도 궁금하다. 단순히 우주복을 입고 장난하듯 보내는 시간들이 아니다. 좁은 공간에 7명이 지내는 것은 쉽지 않다. 밖은 황량함만 가득하다. 그리고 작은 공간에서 7명이 함께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생각만큼 쉬울 수 없다.
닫힌 공간에서 생활하는 그들의 일상을 본다는 점에서는 초창기 관찰 예능의 시초인 '빅 브라더'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그 안에서 그들이 화성에 대한 간접 체험만이 아니라 심리적 변화까지 섬세하게 드러나게 된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도현 하현우로 시작된 <이타카로 가는 길>은 음악 여행 예능이다. JTBC의 <비긴어게인>의 짝퉁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유사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확하게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비긴어게인>은 한국 가수들이 해외에서 '버스킹'을 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이타카로 가는 길> 역시 한국 가수들이 해외에서 버스킹과 비슷한 거리 공연을 한다. 하지만 이는 현지인들을 위한 공연이 아니라 SNS를 통해 여행 경비를 벌기 위한 행위로 치환된다. 유사성이 존재하지만 목적이 다르면 다른 방송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다르다.
터키에서 시작해 그리스의 이타카를 향해 떠나는 여행에는 윤도현과 하현우로 시작했지만, 이후 이홍기, 소유, 김준현이 합류할 예정이다. 모든 여행 경비를 오직 SNS 반응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들은 현재의 소통 방식을 적극 차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기성 방송들과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방송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타카로 가는 길>은 보다 적극적으로 이를 차용했다는 점이 재미있다. 이런 방식 자체가 처음은 아니지만 음악 여행과 잘 어울렸다는 점이 중요하다. 서로 닮은 듯 다른 윤도현과 하현우로 채운 첫 회는 이들의 음악과 함께 터키의 아름다운 자연이 하나가 되는 장관이었다.
<갈릴레오 깨어난 우주>와 <이타카로 가는 길>은 tvN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여전히 제작에 자유로운 환경이기 때문에 다양한 도전들이 가능하니 말이다. '법칙 삼부작'을 만들려던 SBS는 '정글의 법칙'과 '도시의 법칙'에서 멈췄다. 물론 후자는 한 번 방송으로 사라졌지만, 지금처럼 한 달 살아보는 여행이 정착되기 시작한 상황을 보면 '도시의 법칙'은 무척 유용하고 흥미로운 예능이 될 수 있을 텐데 아쉽다.
법칙의 마지막은 '우주의 법칙'이 될 수도 있었는데 이를 놓친 듯 해서 아쉽기도 하다. 지상파 방송의 경직성이 낳은 아쉬움은 그렇게 현재 매체를 소비하는 주 소비층과 조금씩 거리감이 생기도록 만드는 듯하다. 보다 유연하게 다양한 실험을 하는 tvN의 이번 새로운 시도는 반갑다. 그렇게 새로운 가치들은 만들어지는 것이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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