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술을 지키는 것입니다. JU 건설의 중요한 기술 시연회를 앞두고 터진 갑질 논란의 의외의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파고들어가자 그곳에는 극비 기술을 유출하려는 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은 한수의 도발로 시작되었습니다. 입사 동기에 대한 믿음이 만들어낸 맹신에 가까운 주장들을 차일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을 버린 차일로서는 한수의 주장이 옳다고 믿을 근거는 없었습니다.
기술 유출을 의심한 것은 윤우가 박 과장과 관계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스팸 메일을 발견하고 실장에게 보고를 한 후 문제가 시작되었다고 했습니다. 보고 체계를 무너트린 행위라고 해도 스팸 메일 자체가 올 수가 없는 특별한 공간임에도 이를 발견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박재완 과장에게 온 스팸 메일은 도박사이트였습니다. 혹시나 도박 중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도 했지만, 그건 아니었습니다. 박 과장과 함께 작업을 하며 남긴 내용을 통해 제이빔스 내용을 다크웹에 올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정황 증거를 언급했지만, 차일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증거다"라고 했습니다. 아무리 의심이 된다고 한들 증거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제보자에 대한 개인적 감정으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냐는 차일의 주장에 한수는 반박해보려 하지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현 사장인 세웅에게 제이빔즈 시연회는 중요했습니다. 단순하게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언제든 복귀 가능성이 열리기 시작한 형이 오기 전 회사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다른 뭔가가 필요했고, 그것이 바로 이번 시연회였습니다.
사장은 차일에게도 이번 시연회를 망치는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경고까지 했습니다. 문제가 되는 사내갑질 문제는 시연회가 끝난 후에 해도 늦지 않다며, 이번 시연회는 세웅이 경영권을 완벽하게 자신이 가져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봤습니다.
제이빔스 개발과 관련해 세웅과 대웅은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공사 현장도 나가보지 않은 자가 그저 숫자 계산으로 개선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말도 되지 않는다 주장하는 대웅과 달리, 사업 효율성을 앞세우는 세웅의 대립각은 제이빔스 개발과 맞물려 더욱 충돌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대웅은 차일이 기술팀에서 벌어진 문제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단 이야기를 듣고 분노했습니다. 자기 일에는 득달같이 달려들어 세웅과 함께 자신을 몰아붙이더니, 기술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는 침묵을 지키는 행위가 불쾌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지하 주차장에서 퇴근하는 차일에게 시비를 걸며 '손에 피를 묻히는 상'이라며 몰아붙였습니다. 대웅의 이 발언은 차일의 과거를 언급하는 것이었습니다. 감사팀 수사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도 나왔기 때문입니다. 차일은 그래서 손에 피를 묻히는 존재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으로 잘못한 자들을 제대로 밝혀내는 엄중한 일을 하는 자의 숙명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힘들고 고독한 일을 차일이 맡아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차일이 비록 한수에게 큰소리를 내며 기본에 입각한 입장을 전달했지만, 그는 열심히 이 문제를 파고 있었습니다.
차일은 팀원들 앞에서 한수의 읍소에 반박했지만, 자신도 기술팀에서 기술이 유출되고 있는 정황을 파악하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그러면서 은밀하게 박 과장을 조사하라는 지시까지 했죠. 하지만 조용하게 절대 감사팀이 움직이는 것을 알지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덧붙였습니다.
박 과장 메일을 보기 위해서는 직접 그의 컴퓨터에 접속해야만 했습니다. 한수는 그렇게 윤우와 함께 모두가 퇴근한 시간 기술팀에 잠입하는 것까지 성공했습니다. 다만 박 과장 컴퓨터에 접속하면 바로 알게 될 거라며 최대한 빨리 메일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실제 그 메일에는 윤우가 언급한 내용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이는 충분히 증거로 삼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차일과 박 과장, 이 실장이 도착한 후 달라졌습니다. 박 과장은 분노했지만 너무나 차분했던 이 실장은 감사팀을 막지 않았습니다.
차일에게 보여주기 위해 열어본 파일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방금 전 봤던 내용이 다 막혀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 절망한 한수와 달리, 차일의 의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의욕만 너무 앞서는 한수와 달리, 차일은 경험치가 쌓인 진중함이 있었습니다.
개발실에는 특수하게 제작된 용지를 사용합니다. 이는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한 방식이었지만, 이 실장 방에는 일반 용지가 존재했습니다. 이 실장을 만나러 간 날 흩어진 종이와 그가 건넨 특수 용지의 차이를 확인한 차일은 문제가 있다고 확신했었습니다.
박 과장 컴퓨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너무 할 정도로 침착했던 것은 이 실장이 외부에서 이를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박 과장이 자신의 컴퓨터를 누군가 보는 순간 연락을 받았듯, 이 실장도 확인하고 바로 조치에 나섰기에 가능한 상황들이었습니다.
차일의 지시를 받고 이 실장을 은밀하게 추적하던 한수는 그가 브로커와 거래할 거 같다며 연락을 취해왔습니다. 성일국제무역이란 공장으로 들어가 은밀하게 뭔가를 주고받는 모습에 한수는 확실한 증거를 따라간다며 브로커를 추적했습니다.
하지만 한수는 오히려 그 브로커에게 공격당하는 상황에 처했고, 이를 구해준 것은 차일이었습니다. 기술 증거를 넘기는 자리가 아니라, 이 실장이 위조 여권을 구매하는 현장이었습니다. 대웅이 차일의 과거를 조사하고 이를 빌미로 공격한 것과 달리, 그는 이 실장의 과거 행적을 추적하며 그의 행태의 실체와 마주했습니다.
현재 박 과장에게도 하고 있듯, 이 실장은 과거 스타트업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괴롭힘을 이어갔다고 했습니다.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노골적으로 보이는 갑질과 동기 부여를 앞세워 가스라이팅을 하는 행태가 너무 같았습니다.
은밀한 괴롭힘을 하는 이 실장은 지킬과 하이드였습니다. 악랄하게 괴롭히며, 상대에게 승진을 약속하고 모든 죄를 박 과장의 탓으로 돌리려 작전까지 세운 이 실장은 최악이었습니다. 이런 그를 잡아내면서도 기술 시연회를 망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차일의 임무였습니다.
새벽까지 실장의 요구대로 수정을 하던 박 과장은 차일에 의해 면담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내 갑질이 아니라 기술 외부 유출 사건이라는 사실에 그도 놀랐습니다. 무려 500억짜리 기술 유출 사건에 관여했다는 말에 박 과장은 이 실장이 시킨 일만 한 것뿐이라 주장했습니다.
문제의 스팸메일에 답신을 한 것 역시 이 실장의 지시였고, 윤오를 괴롭힌 것 역시 동일한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하게도 박 과장을 이용해 이 실장의 범죄 사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시연회를 하는 1시간 동안 이 실장은 제이빔즈를 외부에 빼돌리려 합니다.
오류 수정을 이유로 현장에서 점검을 하겠다는 이 실장은 자연스럽게 이를 이용해 유출을 시도하려 합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기술을 빼돌릴지는 알 수 없습니다. 통상 휴대폰을 이용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설명을 위해 단상에 오르는 실장은 휴대폰을 책상 위에 올려뒀습니다.
취재하러 온 기자들 중 한명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카메라까지 설치한 이 기자의 행동을 의심한 차일은 시연회를 멈췄습니다. 중요한 시연을 하는 상황에서 사장의 지시를 어기고 멈추게 한 것은 기술을 유출하는 현장을 발견했기 때문일 겁니다.
과연 어떻게 기술을 유출한 것일까요? 이는 이 실장이 박 과장에게 지시해 하나의 파일을 특정한 시간대에 맞춰 나오도록 하라 지시했습니다. 육각형 모델이 꼭 12분 후에 나와야 한다는 것은 그 안에 답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여러 수정을 요구하며 박 과장을 괴롭혔지만, 사실 이런 번잡스러운 요구들은 이 실장이 문제의 제이빔스를 빼돌리기 위한 전략이었을 겁니다. 문제의 그 파일을 특수한 렌즈를 사용한 카메라를 통해 기술을 빼돌릴 수 있도록 했을 가능성이 크니 말입니다.
서진은 이번 사건을 보면서 차일이 사장 세웅의 편이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누구의 편도 아니라는 점은 그에 대한 신뢰와 충성심을 높이는 이유가 됩니다. 삼촌이라 부르는 대웅에 적대적이라 혹시 세웅의 편에 서서 공격하는 것은 아닐까 의심했던 서진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차일은 사장인 세웅과도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게 되었습니다. 세웅은 자신의 권력화를 위한 칼로 차일을 선택했는데, 그 칼이 자신을 향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칼이라면 버리는 것이 답일 겁니다.
대웅은 여전히 차일을 의심하고 있고, 이런 상황들은 복잡하게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차일은 사장과 부사장 모두를 일정기간 적으로 두고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수만이 아니라, 서진까지 확실한 편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다른 감사팀 직원들도 점점 차일을 인정하고 그의 편에 서고 있다는 것도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 전개를 예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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