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다치고 입원했던 민혁이 돌아오면서 수동의 집은 활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둘째 아들인 준혁까지 찾은 상황에서 큰아들까지 집으로 돌아오며 수동 가족이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이 행복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민혁의 빠른 쾌유를 위한 노력과 이 과정에서 보여준 할아버지 송과 철없는 아버지 수동의 모습은 김병욱의 시트콤이기에 가능했던 재미였습니다.
삶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송과 수동;
조금씩 시작되는 진아를 사이에 둔 민혁과 준혁의 삼각관계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겨우 살아나기는 했지만, 하버드까지 졸업했던 민혁은 간단한 산수 문제를 풀기도 힘겨워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7살 시절로 돌아간 그에게 산수는 어렵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기억의 실타래는 하나의 계기를 통해 완벽하게 해결된다는 점에서 민혁이 무엇을 통해 어느 시점에 현재의 자신으로 돌아올지도 궁금해집니다.
민혁의 기억을 되돌리기 위해 머리를 쓸 수 있는 게임을 하게 된 가족들은 3.6.9 게임으로 일심동체가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민혁의 기억을 되찾기 위한 노력에 할아버지인 송도 참여했지만, 도통 이 게임의 룰도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도 모르는 것이 답답했습니다.
항상 똥통여상 출신이라고 놀렸던 며느리 앞에서 자신의 무지가 드러나는 것이 싫었던 송은 알지도 못하는 게임을 무조건 하게 되었지만, 뭐가 뭔지 좀처럼 알 수가 없습니다. 왜 3. 6. 9인지, 그리고 박수는 왜 치는지 알 수가 없는 송은 최대한 눈치로 상황을 모면하려 노력하지는 그것 역시 쉽지가 않습니다. 자신이 왜 이걸 하고 있고, 왜 맞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노송에게도 삶이란 무엇인지가 큰 화두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자신은 암이라고 하지만 병원에서도 주변에서도 암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않는 수동의 행동은 오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소심하고 과대망상 증세까지 가지고 있는 뒤끝 대마왕인 수동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의사 친구의 말에도 상관없이 자신은 지독한 암을 이겨낸 존재로 스스로를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암을 이겨내고 생사의 고비를 넘기며 살아났는데, 못할 것이 뭐가 있느냐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암을 이겨낸 자신에게 삶이란 무엇인지 궁금해진 수동은 우연히 영화를 보면서 그 안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배우의 모습에 반하게 되었습니다. 그 멋진 장면을 자신과 대입시켜 생각해보며 자신도 그렇게 멋지게 오토바이를 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힙니다.
수동의 문제는 자전거 타는 것도 두려워 배우는 것을 포기했다는 사실입니다. 자전거마저 두려워한 수동이 오토바이를 타는 것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수동을 잘 아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2천만 원이나 하는 고가의 오토바이를 구매합니다. 부인의 구박 속에서도 자신은 분명 오토바이를 탄다고 공헌하는 수동의 모습은 역시나로 바뀔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토바이 면허를 알아보러 아들 준혁과 함께 나갔던 수동은 식사를 하면서 단골 음식점 지배인이 오토바이 사고로 출근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좋지 않다는 종업원의 이야기를 듣고 집에서 사고를 검색한 수동은 두려움이 앞서기 시작합니다. 엄청난 돈을 들여 기세 좋게 산 것은 좋았지만, 교통사고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오토바이를 그는 탈 수가 없었습니다.
마당에 그대로 방치된 오토바이는 수동의 집 가사 도우미로 일을 하기 시작한 길자에 의해 다용도로 활용되었습니다. 빨래와 고추를 말리는 용도로 전락한 오토바이를 보며 화가 난 수동은 괜히 길자에게 화풀이를 합니다. 타기는 타봐야 하는데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던 수동은 세워진 오토바이 위에 올라가 상상 질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질주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세워둔 오토바이에 올라타다 넘어져 다리를 다친 수동은 절망스러웠습니다. 오토바이를 멋지게 타는 것은 고사하고 세워둔 오토바이에 깔리는 참사를 당한 현실이 황당하기만 하니 말입니다. 현실적으로 절대 탈 수 없는 오토바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만 커가던 수동은 길자가 치킨 배달이라도 하려고 오토바이를 배웠다는 길자에 의해 첫 시승을 하게 됩니다.
국거리를 사오지 못한 길자가 오토바이 한 번만 타자는 부탁에 냉큼 올라 탄 수동은 2천만 원이나 주고 산 오토바이를 정육점이나 들리는 용도 사용되는 것이 원망스러운 것이 아니라, 뒤에서라도 이 오토바이의 느낌을 만끽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세워둔 오토바이에 다친 다리를 오 이사에 보여주며 라이더의 멋을 이야기하는 허세 작렬하는 수동의 모습은 시트콤다웠습니다.
3. 6. 9 게임도 힘겨웠지만 백 단위를 빼는 산수는 노송을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옆집에서 빌린다는 표현이 무엇인지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는 송에게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가기만 했습니다. 스페인과 한국의 시차를 통해 산수를 익히게 하는 과정에서도 좀처럼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어 아들 수동의 말만 따라하는 송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사고로 기억이 사라진 민혁은 풀리지 않았던 산수의 원리를 알아내게 됩니다. 의문의 옆집에서 빌려와 계산을 하는 방법을 알아낸 민혁을 보며 가족들도 모두 즐거워하는 상황에서 웃을 수 없는 유일한 인물은 노송이었습니다. 다친 민혁도 풀어내는 문제를 자신만 풀지 못한다는 생각에 답답해지는 노송입니다.
일곱 살 민혁은 진아에게 점점 의지하고,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생각에 불안하기만 한 준혁 역시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진아가 전부였습니다. 진아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두 형제의 모습이 아직은 그 어떤 감정 선을 드리우기 힘들었지만, 이들이 필연적으로 건너야만 하는 그 외나무다리에서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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