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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강하늘과 규현 양세형, 그리고 시우민과 라디오스타

by 자이미 2016.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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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원석을 찾아내는 역할을 해왔던 <라디오 스타>가 이제는 구설 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 느낌이다. 물론 이 역시 <라디오스타>를 이끄는 한 축이라는 점에서 특별하지는 않다. 이슈란 항상 긍정적인 모습으로만 발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팬심과 팬덤 사이;

강하늘 팬심으로 만들어낸 강하늘 쇼, 규현과 양세형 그리고 시우민과 라스

 

 

 

영화 홍보를 하기 위해 나왔다 강하늘은 자신을 위한 쇼를 만나게 되었다. 의도하지 않은 현장에서 몰아가기는 의외의 재미를 만들어냈다. 1시간 20분이 넘는 분량 중 생각나는 것은 오직 강하늘의 미담일 정도로 <라디오스타>는 '강하늘 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지난 두 번의 방송에서 논란은 규현과 양세형이었다. 친한 개그맨 4명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양세형은 규현과 관련한 이야기로 논란을 이끌었다. 슈주와의 인연을 은근히 과시하면서 MC중 가장 약한 고리인 규현을 자극하고 공격해 관심을 끄는 그의 전략은 성공했다.

 

비난은 상관없다. 도박 논란 후 첫 지상파 나들이를 하는 만큼 뭔가 인상적인 모습을 남겨야 하는 상황에서 그의 선택은 친하지도 않은 규현과의 과거 이야기를 들먹이는 것이었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도박 논란으로 방송 활동을 하지 못하던 그를 규현 친구의 사회자로 추천을 한 것부터 문제가 아니었을까?

 

봉투에 돈을 담아 미리 준비해 주지 않은 규현을 질타하고, 갑작스러운 공격에 맞서 전날 술로 인해 제대로 취기가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온 것 같았다는 발언은 당연하게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규현 팬과 시청자들 사이에 진위 논란과 발언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비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 논란은 방송에서 적극적으로 규현이 사과를 하고 '봉투'를 앞세운 자학 개그를 통해 털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방송이 끝난 후에는 규현과 양세형이 술집에서 함께 찍은 사진으로 마무리되었다. 증명이 필요한 시대 방송에서 불거진 문제를 방송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씁쓸한 것은 사실이다.

 

 

논란은 규현에서 멈추지 않았다. <아육대>에 출연한 시우민이 풋살 경기 중 부상을 당했다. 당연히 팬덤이 엄청난 그의 부상은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시작부터 아이돌의 부상이 속출했던 <아육대>는 팬들 사이에서도 비난의 대상이 되고는 했다. 그런 점에서 시우민 부상은 다시 한 번 <아육대>에 대한 비난의 이유가 되었다.

 

문제는 부상이 아닌 사후 처리였다. 당시 시우민과 풋살을 하다 의도하지 않은 부상을 입힌 주역이 되어버린 김동현은 방송을 통해 다시 사과를 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수습하기에 여념이 없던 김동현의 발언까지는 진정성과 재미를 함께 담았다는 점에서 이상하지 않았다. 문제는 김구라였다.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탓인지 김구라의 거만한 모습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나오는 현장에 있던 의료진에 의해 치료가 다 되었다는 식의 발언은 많은 엑소 팬들을 황당하게 했다. 방송이 끝난 후 많은 엑소 팬들은 현장에서 제대로 치료가 되지도 않았고, 매니저가 직접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며 분개했다.

 

사과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다. 악의적인 잘못이 아닌 이상 이를 탓할 수는 없다. 문제는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모르는 현장에서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했느냐의 문제인데 엑소 팬들은 현장에서 시우민이 다쳐 매니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 과정에서 방송사의 현장 사고 대처는 거의 무방비였다고 느끼고 있었다.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했는데 마치 현장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는 식의 김구라의 대변인과 같은 발언은 그래서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상 수상자로서 당연히 방송국을 위한 대변인과 같은 역할을 해줘야만 한다는 생각을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사실이 아닌 발언을 당연한 듯 하는 것은 문제다.

 

강하늘의 미담 퍼레이드는 방송에 출연도 하지 않은 유재석이 어디 한 쪽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까지 했다. 강하늘의 미담이 유재석을 능가한다며 언급되는 과정은 그저 재미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없다. 몰아가기를 통해 강하늘의 미담을 극대화하는 방식도 예능이기에 가능한 재미였다.

 

강하늘이라는 인물이 어떤지에 대한 검증의 시간이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라디오스타>는 그를 위한 방송이었다. 4명의 손님이 초대되었지만 절대적인 분량 확보와 함께 MC들의 몰아주기는 결국 <라디오스타>는 <강하늘 쇼>가 될 수밖에는 없었다.

 

분량은 초대 손님을 위해 기계적일 필요는 없지만 공정하게 분배되는 것이 옳다. 그동안 <라디오스타>가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인물을 돋보이게 만들어 화제를 모은 적이 많다. 그런 점에서 예능에 자주 등장하지 않았던 한재영이나 스포츠 스타로서 예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던 김동현의 활약이 기대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강하늘 미담 이야기에 묻힐 수밖에 엇었다.  

 

실제 김동현은 '라바'와 비슷한 인상을 보이는 등 열심히 했다. 그 과정들이 담기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강하늘의 미담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많은 이들이 방송이 끝난 후 분량 조절 실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이들이 들러리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으로 다가온다.

 

<라디오스타>로서는 녹화를 한 후 제대로 쓸 수 있는 것이 강하늘이 큰 분량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상 현장 몰아가기가 자주 이어지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분량 나누기 실패라고 볼 수밖에는 없다. 결국 강하늘은 최고의 수혜자가 되었다.

 

논란을 위한 논란을 만들기도 하고, 의외의 재미를 양산하기도 하는 <라디오스타>는 분명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작은 코너에서 시작해 장수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이제 MBC의 대표 예능 중 하나이기도 하다. 모든 게 <무한도전>이 될 수도 없다는 점에서 <라디오스타>가 가지고 있는 가치가 폄하될 수는 없다. 하지만 수위 조절이나 출연진들에 대한 배려 등(여기에 노골적으로 언급되기도 하는 팬심과 팬덤의 역할)은 언제나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안하기만 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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