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화도를 찾은 그들에게 닥친 문제들이 해결되자 기괴하게도 섬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어떻게 마을 사람들이 전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바닷가에는 용왕을 모시는 행위의 흔적만 남겨져 있다.
용왕이라고 속인 이무기를 모시던 무당은 이연에 의해 사라졌다. 낙뢰를 맞고 소멸해버린 무당과 제물로 여겼던 지아를 구해낸 이연.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나는 듯했던 섬에서 마을 사람 모두가 새벽 문제의 우물에 몰려들었다.
새벽 갓난아이를 낯선 남자에게 건네는 이랑의 행동은 범상치 않았다. 그의 행동은 철저하게 계산된 결과물이었다. 문제의 갓난아이는 눈치챈 이들도 많았겠지만, 그 갓난아이는 다시 회생한 이무기다. 이무기를 깨워 이연과 대결하게 하려는 이랑의 전략이었다.
지아의 피와 마을 사람들 전부를 희생해서 만들어낸 갓난아이는 은밀하게 한 남자에게 건네졌다. 이연에게 죽을 위기까지 처했던 이랑을 구했던 그 시대의 남자는 그렇게 영원한 삶을 보장받았다. 인간임에도 영원한 삶을 보장받은 그는 이랑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
이랑의 배에 깊은 상처가 남겨진 이유는 이연 때문이었다. 이연이 인간인 여자를 사랑한 죄로 산신의 자리에서 내려와 탈의파 밑에서 일하는 존재로 전락했다. 그렇게 산신의 자리에서 내려오자마자 인간들을 산에 불을 지르고 여우들을 사냥했다.
이에 분노한 이랑은 마을 사람들을 전부 죽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륙을 하는 이랑 앞에 이연이 등장했다. 그리고 하늘의 부름을 받고 이랑을 제거하려는 이연. 그렇게 그들의 관계는 무너졌다. 형을 위해 인간들을 죽였다며 당위성을 부여한 이랑에게 벌을 주려는 이연을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게 그들의 운명은 엇갈리기 시작했다. '브라더 컴플렉스'가 강했던 이랑은 그렇게 믿었던 형을 증오하게 되었다. 삶의 이유가 오직 형에게 복수하는 것이 전부인 이랑은 그렇게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에만 집착할 뿐이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이런 일들을 벌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는 어렵다.
사라진 주민 41명에게는 가족이 없다. 그리고 기묘하게도 이들은 같은 날 함께 섬으로 들어왔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그 섬으로 들어와 살았던 그들이 한날한시에 다시 증발하듯 사라졌다. 철저하게 준비된 섬이었다는 의미다.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이연을 위해 지아는 식사를 준비했다. 쑥다발을 선물로 가져간 이연의 행동에 당황하는 지아. 그리고 그런 이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동물들은 다 좋아한다는 말은 이연을 당황하게 했다. 아음이 자신에게 했던 행동과 말이었기 때문이다.
지아에게 여우구슬이 존재하지 않지만, 기괴하게도 아음이 사망하던 순간 이무기의 비늘이 덮였던 상황을 기억하고 있던 이연은 그걸 다시 그에게서 봤다. 지아의 몸에서 보였던 그 비늘은 바로 이무기의 것이었다. 그게 지아의 몸에서 드러났다는 것은 분명 우연은 아니다.
부모님 이야기를 하다 눈물을 참으려 귀를 막는 모습도 과거 아음이 했던 행동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은 지아가 아음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이연은 인간을 죽인 벌을 받기 위해 떠나야 한다. 그렇게 홀로 남겨질 지아를 위해 이연은 팥주머니를 선물했다.
최소한 며칠 동안은 지아를 귀신들에게서 지켜줄 수 있다는 말은 지아에게는 든든함으로 다가왔다. 문제는 이랑이었다. 작가 어머니 장례식장에 갔던 지아를 찾은 이랑. 그는 오직 이연을 힘들게 할 생각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랑이 사라진 후 지아는 위기를 맞았다. 이연이 준 팥주머니가 터지며 모두 흩어지고, 이를 눈치챈 귀신들이 들어붙기 시작했다. 장례식장에는 수많은 어린이 귀신들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날 장례를 치르던 두 어린 자매가 지아에게 몸을 달라고 요구하며 쫓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장난에 죽을 위기까지 처했던 지아는 그렇게 도주하지만 끝없이 쫓아오는 그들로 인해 건물 옥상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 시간 이연은 인간의 몸으로 지옥의 고통을 견뎌야 했다. 처음에는 설산 감옥에서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했고, 다음에는 도산 지옥에서 수없이 날아오는 칼들을 온몸으로 받아야 했다.
그가 이런 고통을 감내한 이유는 오직 하나다. 지아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런 고통 속에서도 지아가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안 이연은 극적인 순간 지옥에서 나와 그를 구했다. 아이들 귀신에 쫓긴 지아는 그렇게 옥상에서 떨어졌다.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를 구한 것은 이연이었다.
자신을 안고 우는 지아의 모습을 본 이연은 그가 바로 아음의 환생이라 확신했다. 아우라가 비추듯 빛을 뿜는 그 모습에서 아음의 환생을 확인한 이연은 행복했다. 그렇게 그들의 못다이룬 사랑은 시작되었다. 그들의 사랑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위험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설픈 얼개들로 인해 작가가 구축한 세계관은 헐거워지고 있다. 어떤 흐름을 쫓고 있는지 알겠지만, 그 세계가 부실하면 모든 것은 무너지게 된다. 이랑이라는 존재가 이 드라마에 절대적이지만, 그래서 더욱 문제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구미호뎐>은 위태롭다.
이연과 지아의 사랑이 반갑기보다는 준비된 이야기들이 제대로 엮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저 공포물로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4회까지 매회 등장하는 공포스러운 상황은 이 모든 것들을 압도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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