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지막까지 왔다.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건 이들은 치열하게 대립하게 되었다. 죄를 지은 자와 이를 처벌하려는 자들 모두 치열할 수밖에 없는 상황. 원죄와 사랑, 배신과 상처가 뒤섞인 세상에서 이들은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다.
정의를 말하다;
원죄를 품은 동준 스스로 범죄자가 되어 정의를 바로 세우다
정일은 자신을 잡으러 온 영주가 태백에 도착하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지고 무서울 것 없이 살아왔던 정일은 이제 몰락만 남았다. 스스로 살인을 증언하는 영상이 경찰에 넘어갔다. 이는 부정할 수도 없는 증거다. 돌이킬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정일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도주가 전부다.
친구이자 자신과 함께 범죄를 도모해왔던 조경호 변호사와 함께 몸을 숨긴 정일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 복수를 위해 8천억이 넘는 회사까지 사회에 넘겼다. 하지만 복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제는 살인자로 쫓기는 신세가 되었으니 말이다.
경호와 함께 외국으로 함께 도피를 하자고 제안을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돈과 권력이 있을 때에는 모두가 친구였지만, 위기에 처하면 모두가 적이 된다. 친구까지 자신과 거리를 두는 상황에서 정일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서는 수연을 만나야 했다. 그녀를 만나야만 최소한 자신만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둑은 터졌고, 그렇게 무너진 둑은 모든 것을 바꿔 놓는다. 도망자가 된 정일은 모든 죄를 뒤집어 써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수연 역시 모든 것을 정일에게 몰아가며 아버지와 태백을 지켜내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수연 역시 이 범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낚시터 살인사건'에서 그가 살인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목격을 하고 범인인 정일을 도운 인물이기도 하다.
법비의 모든 시작이었던 태백에는 여전히 거대한 범죄자들이 가득하다. 최일환이 살인죄로 구속되어 있지만, 법을 무기로 수많은 범죄를 저지른 도둑들은 당당하게 법의 힘으로 자신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 자들이 여전히 법의 비호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무엇도 해결될 수가 없다.
동준이 스스로 범죄자가 되면서까지 하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낚시터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는 것만은 아니었다. 명확하게 우선 순위가 그 사건임은 명확하다. 영주의 아버지가 억울한 살인자가 되어버린 그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고인에 대한 명예를 회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인의 명예를 회복한 후에도 동준은 멈추지 않았다. 최일환이 관리하던 비밀 장부와 그 안에 담긴 수많은 범죄 사실. 여전히 법을 입고 온갖 범죄를 저질러왔던 범죄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호위호식하고 있는 태백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강직한 법조인으로 살고 싶었던 동준. 하지만 최일환이 판 함정에 빠진 채 그는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 영주 아버지를 살인자로 몰았다. 그것 만으로도 동준은 용서 받을 수 없는 범죄자다. 그런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동준은 자신이 범죄자가 되어 실형을 살게 될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다시는 억울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기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섰다.
태백의 대표로 있으며 수많은 비리 사안들을 영주에게 보냈다. 수사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자료들을 넘기며 원죄를 진 자들이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은밀한 범죄 집단 로펌 태백의 모든 죄를 드러내게 하기 위해 스스로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한 동준은 그렇게 모든 것을 뿌리 채 흔들고 있었다.
밀항을 준비하던 정일은 도저히 그대로 떠날 수 없었다. 수연을 만나 그녀 역시 무너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기 위해 자신 역시 같은 방식으로 눈물로 연기를 했다. 이 모든 과정을 촬영해 경호가 녹화해 압박하는 수단으로 삼으려 했지만, 자신의 안정이 우선인 그는 이미 수연의 편이었다.
모든 것이 뒤틀린 상황에서 정일은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정일은 수연을 체포해오면 최일환의 비자금 계좌를 건네주겠다고 제안을 한다. 수연을 잡아들일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동준은 구속된 대법원장을 만나 그가 증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최수연이 건강보험공단에 개입한 사실을 대법원장이 증언하도록 만들었다.
복수심에 들뜬 대법원장을 이용해 수연을 잡아들인 동준과 영주. 취조실에 다시 앉은 정일과 수연은 범죄자가 되어 있었다. 수연도 망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정일은 그렇게 붕괴되기를 원하고 있다. 최일환 대표가 직접 쓴 판결문까지 직접 찾아낸 동준은 자신이 처벌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내려놓은 동준 앞에 거칠 것은 없었다.
비자금 계좌까지 내놓은 상황에서 원죄를 진 모든 이들은 모두 죄인이 되었다. 돌이킬 수도 없고 그 많은 변호인들도 감싸줄 수 없는 상황에 놓은 이들은 몰락했다. 모든 것은 그렇게 끝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반전이 존재할 수 없는 모든 것을 가졌던 자들의 몰락은 현실에서 보기 힘들지만 많은 이들이 원하는 정당한 법집행이기도 하다.
구속된 상태에서도 기고만장한 최일환을 일갈한 동준은 정의를 믿지 않는 법비에게 정의를 증명해주었다. 대대적인 수사로 인해 법비들 200명이 넘게 출국금지를 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온갖 범죄들로 세상을 지배하려 했던 법비들의 세상은 그렇게 저물기 시작했다.
러시아 자원개발 사업을 담당한 변호사. 자원개발공사의 자금을 가지고 100만불 회사를 1,000만불 사업으로 부풀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행위는 이명박 시절 자원 외교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4대강에 이어, 방산산업 비리와 자원 외교는 이명박이 법정에 서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드라마 역시 현실을 넘어설 수 없음을 <귓속말>은 또 한 번 보여주기도 한다. 정권이 바뀌며 불가능할 것 같은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가고 있으니 말이다.
어머니의 생일에 5년 후에나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아들을 앞에 두고 아프게 우는 모습은 서글프게 다가온다. 자신을 체포하기 위해 온 영주. 스스로 자신이 구속될 수밖에 없음을 알면서도 원죄를 밝히기 위해 자신을 던진 남자. 모든 것을 내던지고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동준은 그렇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뜨거운 키스는 그래서 더 특별할 수밖에는 없었다. 기약할 수도 없는 관계. 법의 심판을 받으면 변호사로서 생활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잃은 남자. 그런 남자가 안타까운 여자. 그들은 어떤 운명의 길을 걷게 될까? 물론 드라마가 제시하는 마지막은 명확한 해피엔딩일 것이다. 마지막 한 회 <귓속말>은 어떤 정의를 말하고 규정할지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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