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진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정훈의 행동이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상하니 말이다. 계약 연애를 연장하자는 말에 응한 그가 이제는 보지 말자고 한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이다. 그러면서 "좋은 사람이에요.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라고도 했다.
싫어서 외면하는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 그저 이미지 관리를 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너무 당연하다. 여전히 하진은 정훈에 대한 갈증이 크기 때문이다.
정훈의 입장은 명확했다. 하진이 기억을 되찾게 되며 과거처럼 다시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는 친구 태은의 말 때문이다. 기억을 못찾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지만, 만약 되찾게 되며 또 힘들어질 것이라는 것이 정신과 의사의 소견이었다.
서연을 잃고 힘들어 하는 것은 정훈 자신 하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자신이 모든 것을 안고 가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애써 살기 위해 기억마저 지워버린 하진에게 기억이 되살아날 가능성을 높여주는 일은 아니었다.
애써 멀어지기 위해 노력하는 정훈에게는 필연처럼 관계를 연결시키는 일들이 벌어진다. 하진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나의 첫사랑'이 공전의 히트를 치자, 자신의 방송에 감독이 출연하기로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의도하지 않은 상황들은 그렇게 멀어지고 싶어도 힘겹게 만들고 있다.
감독을 초대했는데 영화도 보지 않고 인터뷰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심야에 그렇게 영화를 홀로 보러 간 정훈은 극성스러운 여고생들로 인해 모두 드러나고 말았다. 심야에 홀로 연인인 하진의 영화를 보러 온 최고의 앵커 정훈이라는 타이틀은 모두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이 사건은 하진을 착각하게 만들었다. 정훈이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착각 말이다. 그렇게 과감하게 정훈을 만나러 갔지만, 여전히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현실이다. 자초지종을 듣고 난 하진으로서는 다시 한번 절망이었다.
허당 하진은 여전히 좌충우돌이기만 하고, 누구보다 진지한 정훈은 일상의 평범함을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도하지 않은 하지만 여전히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서연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서연 역시 스토커에 시달렸다는 사실이다.
편의점에서 일하던 남성은 하찮은 존재로 취급 받아왔다. 그런 그에게 사심 없이 다가와 도와준 것이 바로 서연이다. 그런 서연의 선의가 곡해되었다. 자신에게 좋은 감정이 있다고 홀로 착각한 그 남성은 서연을 스토킹 하기 시작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받아본 적도 없던 그에게 서연은 천사나 다름 없었다. 서연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도 있다. 그 스토커는 서연의 연인인 정훈만 제거하면 자신이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망상도 가지고 있었다.
극단적인 상황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자기 망상에 빠져 서연을 납치하고, 정훈에게 전화까지 걸었던 범죄자. 그렇게 서연은 흰 눈이 쏟아지던 날 사망했다. 그리고 그 스토커의 방에는 서연을 찍은 사진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함께 있는 자신의 사진은 망가진 채 말이다.
이런 상황에 정훈에게 사진이 전달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하진과 함께 찍은 사진들 속에 정훈만 칼로 지운 것들이 존재한다. 과거 서연에게 했던 방식이 하진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서연을 스토킹한 자가 하진도 스토킹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복수의 스토커가 존재하는 것일까?
범인이 잡혔다면 벌써 풀려나기는 어려운 범죄다. 그렇다면 범인은 도주하고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추론해 볼 수도 있다. 분명한 사실은 서연을 스토킹 하던 방식과 하진을 스토킹 하는 방법이 너무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을 잃었다. 실제와 다르지만 공개 연애가 되어버린 하진이 그 스토커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하필 이 상황에 하진은 혼자 심야 영화를 보러 간다며 SNS에 올렸다. 순간적으로 정훈은 당황했다.
서연을 잃었던 그 기억이 정훈을 다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집 근처 극장으로 갔을 것이라는 동생의 말에 직접 찾아나선 정훈은 길거리에서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하진을 보게 되었다. 차량이 가득한 도로를 위험도 무릅쓰고 건너는 정훈은 오직 하진만 바라보고 있다.
힘겹게 도로를 건너자마자 하진을 껴안는 정훈은 그렇게 그를 지키고 싶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니더라도 위험에 노출된 하진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서연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하진. 그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억마저 지워버린 하진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정훈을 심각한 정신병자 정도로 취급하는 태은의 아버지. 그는 왜 그토록 정훈은 증오하는 것일까? 괴물 정도로 취급하는 그는 과연 어떤 일들과 연결될지도 궁금해진다. 사라진 스토커는 과연 다시 돌아와 하진을 스토킹하는 것일까? 더 많은 의혹들이 만들어진 <그 남자의 기억법>은 그렇게 조금씩 정훈이 하진에게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과 구독하기를 눌러주세요]
'Drama 드라마이야기 > Korea Drama 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도 모른다 9회-류덕환 은호 추락의 비밀 알았다 (0) | 2020.03.31 |
---|---|
하이에나 11~12회-거대 음모 속 김혜수 주지훈 사랑도 시작? (0) | 2020.03.29 |
슬기로운 의사생활 3회-조정석 이혼과 입원 한꺼번에 닥친 시련 (1) | 2020.03.27 |
그 남자의 기억법 5~6회-문가영 살기 위해 봉인된 기억 속 비밀 (0) | 2020.03.26 |
아무도 모른다 8회-나는 악마를 만났다 (0) | 2020.03.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