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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기억 6회-이성민과 박진희 살아남은 자의 아픔과 고통이 서글프다

by 자이미 2016.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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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해주는 <기억>은 역시 대단하다. 그 단단함 속에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드라마의 재미와 가치는 그렇게 시청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15년 전 뺑소니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기 시작하며 긴장감까지 만들고 있는 이 드라마는 쉽게 보기 힘든 묵직함으로 다가서고 있다.

 

알츠하이머를 통해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다;

알면서 숨기는 박태석과 서영주, 살아남은 자의 서글픔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서영주는 우연하게 남편의 옷에서 발견한 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황하게 된다. 성급하게 약이 어떤 치료제인지를 찾아보게 된다. 그렇게 찾은 남편의 약은 알츠하이머 치료제였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당연하게 다가오는 것은 최근 태석이 보인 행동들 때문이다.

 

 

언제나 빈틈없어 보였던 그가 최근 보인 이상 행동은 자신이 추측했던 전 부인에 대한 애정이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죽은 아들의 방에서 잠든 태석의 행동은 모두 알츠하이머로 인해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급하게 태석의 친구이자 의사인 재민을 찾아간 영주는 알츠하이머가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재민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다리가 풀려 움직일 수도 없을 정도로 힘든 영주는 계간에 앉아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그렇게 단단했던 남편이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자신이 어설픈 오해를 했다는 것에 대해 미안함이 물밀듯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찾지 못한 패치로 인해 혼란스러웠던 태석은 15년 전 뺑소니로 숨진 동우 사건으로 인해 더욱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 직장 상사인 이 대표의 아들인 승호의 연락까지. 알츠하이머를 경험하며 더욱 혼란스럽게 다가오는 현실이 태석은 힘겹다. 

15년 전 뺑소니 사건을 숨긴 채 살아야 했던 승호는 태석에게 모든 것을 고백하고 이 지독한 고통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승호는 이제 그 지독한 고통에서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운명은 다시 한 번 그 고통을 연장하게 한다. 스스로도 용기를 내 태호를 만나기는 했지만 그 앞에서 제대로 말을 이어가지 못하던 승호. 

 

꽃다발을 사고 현장에 놓고 가던 남자가 편의점 CCTV에 녹화되었지만 누군가에 의해 그 영상만 지워졌음을 알게 된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CCTV 영상을 지웠다는 사실은 15년 전 사건이 단순한 뺑소니 사건 그 이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과거사건 보도 후 즉각적으로 움직이는 알 수 없는 자들은 진실에 대한 욕구를 더욱 키우고 있다.

 

조용하기만 하던 정우는 학교에서 친구를 돌멩이로 치는 사고를 낸다. 그 대상이 학교 이사장 아들이라는 점이 큰 문제로 다가온다. 악의적인 폭력으로 보이는 이 사건의 이면에는 학교 폭력과 왕따가 함께 했다. 친한 친구가 왕따를 당하는 것을 돕다 오히려 왕따의 대상이 되어버린 정우. 그렇게 친구를 도우려던 정우는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더는 버틸 수 없어 그런 폭력을 하게 되었다.

 

그저 착하고 학교생활 잘 하고 있다고 믿었던 아들 정우. 하지만 정우에게는 친구도 없다. 그런 아들이 전화도 안 되고 사라져버렸다. 그런 아들을 찾기 위해 정신없이 헤매던 태석은 학교에서 정우 문자를 받은 친구로 인해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된다.

 

병원 옥상에서 자살까지 생각했던 정우. 하지만 포기한 채 울던 정우를 뒤늦게 발견하고 "미안해"라는 말과 함께 서럽게 우는 태석의 모습은 울컥함으로 다가왔다. 아들이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알지도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우는 태석과 그런 아버지가 고마워 우는 정우. 그렇게 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 가족이라는 가치를 되찾기 시작했다.

 

의무적인 법률 봉사를 해야 하는 태석을 찾아 온 여고생. 알바를 하던 식당 사장의 카드를 훔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수지를 변호해야 하는 태석은 오히려 그녀에게 분노했다. 왜 그렇게 사느냐고 분노하던 태석은 수지가 말 못할 사정이 있음을 간파한다.

 

 

최악만 막아보려는 정진과 달리 태석은 불처분 결정을 받아야만 한다고 한다. 비록 찾아온 여고생에게 호통을 치기는 했지만 누구보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강한 태석은 뭔가 숨기고 있음을 정진에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정진은 봉선화의 첫 데이트 신청을 문제의 그 삼겹살집으로 정한다. 

 

정진은 그곳에서 사장이 알바생을 성추행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 여고생이 분노하면서도 차마 말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그 성추행을 당해왔기 때문이었다. 선화는 자신이 힘들게 용기를 내 얻은 데이트에 다른 사람이 끼어든 것도 한심했지만 식당에 와서 다른 곳만 주시하는 정진의 행동도 답답했다.

 

 

15년 전 잃은 아들을 두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태석의 말에 은선은 자신의 그리고 당신의 잘못이라고 질타한다. 우리가 잘못해서 아들이 죽었다며 분노하는 은선의 모습에서 살아남은 자의 서글픔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살아남아 다행이 아니라 살아남았기 때문에 아프고 힘겨운 그들의 모습은 그저 극중에 등장한 그렇고 그런 설정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얼마 남지 않은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날이다. 벌써 2년이 되어가지만 무엇하나 밝혀진 것이 없는 이 허망한 죽음 앞에 살아남은 우리 모두가 죄인이 되어버렸다.

 

절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추악한 모습만 확인하게 된 잔인했던 '세월호 참사'는 결국 살아남은 자들에게 그 모든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가족의 이름으로 그 모든 고통을 감내하라고 외치는 자들의 세상.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시체장사를 한다는 자가 새누리당의 비례대표로 등장하는 이 끔찍한 현실은 그렇게 우리를 죄인으로 만들고 있다.

 

<시그널>에서 '오대양 사건'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더니 <기억>에서는 어린 아들을 먼저 보낸 부모의 고통을 통해 다시 한 번 '416'을 기억하게 하고 있다. 잊어서도 안 되고 잊을 수도 없는 그 지독한 고통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최선이다.

 

드라마 <기억>은 느리게 흘러간다. 그리고 묵직함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자극적인 내용이 등장하지 않지만 우리에게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소중하게 다가온다. 이성민을 시작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그리고 작가와 감독이 어우러져 만들어가는 <기억>은 기억해야만 하는 드라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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