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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나가수 PD교체 논란과 피디수첩 PD교체 온도차

by 자이미 2011.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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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논란이 끝이 없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모든 것이 정리 된 듯 '새 술은 새 부대에'를 외치는 상황에서 김영희 피디 교체는 김재철 사장이 강행해서 벌어진 만행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며 새로운 전개를 예고하기도 합니다.

피디수첩 피디 교체와는 너무 다른 반응



'나가수'가 인기가 많기는 많은 가 봅니다. 분명 잘못을 한 이영희 피디에 대한 동정론과 그가 다시 프로그램을 맡아야만 한다는 옹호론이 득세를 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나가수'가 분명 최고의 가수들의 멋진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지만 이영희 피디가 애써 외면했던 잘못까지 상쇄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편법 한 번 동원했다고 피디를 교체하고 방송 폐지 운운하는 것이 우습다며 정치에나 이런 쓴 소리를 하라는 이들도 있습니다. 과연 그들은 왜곡된 정치판에 얼마나 날카로운 비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치란 정치인이라는 직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들이 모여 사는 사회는 정밀한 혹은 느슨한 정치 구조로 엮여진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와 별개라고 생각되는 그 모든 것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치인들만이 정치를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정치인들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그들에게 불가침 성역을 만들어 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피디수첩>은 MB정권이 들어서며 가장 먼저 없애고 싶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방송 장악을 위해서도 권력에 가장 비판적인 방송을 제거하는 것은 독재자들의 고유권한이자 의무이기도 할 것입니다. YTN을 시작으로 KBS와 MBC에 낙하산 사장을 투입해 언론장악에 성공한 현 정권은 눈엣가시 같았던 프로그램 정비에 나섰습니다.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축소 혹은 강제 폐지하며 그 자리를 정권 찬양을 위한 요상한 프로그램 신설로 채워 넣고 예능으로 대처해 현 정권의 막장 정책에 눈감고 예능에 빠져 살도록 독려하는 것이 현 정권의 방송 정책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나가수'에 열광하는 이들의 속성이 조금 모호하기도 하지만 핵심은 최고의 가수들이 펼치는 무대에 대한 감동이 목적이고 즐거움의 전부일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전문방송에는 소원한 이유는 대중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가수들이 아닌 인지도가 낮은 가수들까지 모두 나오기 때문에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데 한계를 보인 것으로 여겨지지요.

에이스만 출연하는 방송과 에이스뿐 아니라 낮선 존재까지 등장하는 음악전문 방송은 대중적인 인기 면에서는 태생적 한계를 보일 뿐이었습니다. 다양한 가수들이 출연하는 <아이콘>에 대한 관심은 오전 시간이라는 한계와 함께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전락하게 되었고 <유희열의 스케치북> 역시 마니아 프로그램으로 치부되는 현상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나가수'의 김영희 피디가 음악전문방송이 강제 폐지된 상황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예능과 결합시킨 전략은 칭찬할 만 합니다. 오랜 시간동안 예능 피디로 활약하며 쌓아 둔 인연으로 특급 가수들을 출연시킨 것도 그의 공로입니다.

문제는 이 많은 것들을 해놓고도 정작 가장 중요한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으로 스스로 무덤을 파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가수들과는 이미 합의가 되었던 '재도전'이 시청자들에게는 제대로 공지가 안 된 상황에서 그가 극적으로 행한 방식은 '위법'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약속을 절대 지키지 않는 권력자가 있는 사회에 진저리를 치고 있던 대중들에게 '나가수'의 편법은 좋은 타깃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정치권은 스스로 거대한 권력으로 자신들을 보호하고 어떤 이야기도 들으려 하지 않지만 아직 방송은 시청자들의 힘이 크게 좌우하는 공간이기에 대중들의 분노가 자연스럽게 '나가수'에 집중 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더욱 웃기는 것은 이런 상황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재임까지 하게 된 김재철은 이번 기회에 자신의 정체성을 세탁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생겼나 봅니다. 이례적으로 김영희 피디를 교체하는 카드를 사용함으로서 '원칙을 지키는 문화방송'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은 역겹기까지 합니다.

김영희 피디가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를 자신의 정당성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더욱 피디수첩 연성화를 위해 핵심 피디를 대거 다른 부서로 보내버리는 인사 정책을 쓴 김재철이 대중적으로 인기 높은 '나가수'를 통해 만회하려는 움직임은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피디수첩 피디 교체와 관련해 잠깐이지만 시사교양국 피디들이 파업까지 불사했지만 대중들의 시선은 뜨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가수'피디와 관련된 논란이 불거지자 대중들의 관심은 피디수첩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뜨겁기만 하네요.

'나가수' 피디 교체와 관련되어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고 의도성이 다분했다면 이는 바로 잡아야만 할 것입니다. 더욱 정치적으로 행해진 '피디수첩' 피디 교체는 시급히 바로잡아야만 하는 문제입니다. 무엇이 더욱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이를 통해 여론을 모아 김재철 사장으로 인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MBC가 바로서는 계기를 마련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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