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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나의 아저씨 최종화-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행복

by 자이미 2018.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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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고 소란스럽지 않은 결말이라 더욱 반갑다. 우연히 만나면 웃으며 아는 척 하고 싶다는 말은 이뤄졌다. 삶의 무게에 치여 더는 갈 곳이 없던 두 사람은 우연하게 만났었다. 동훈과 지안 너무 다르지만 그래서 더욱 닮았던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통해 어른이 되어갔다. 


선한 영향력;

평범한 일상을 찾은 지안과 동훈, 인간에게는 모두 자가 치유 능력이 있다 



할머니를 찾아간 지안은 행복했다. 그 지독했던 터널을 이제는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함께 경찰서를 찾은 지안은 오히려 편안했다. 많은 이들은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이 느껴지는 순간 없던 힘도 날 수밖에 없다. 지안은 더는 혼자가 아니었다. 


겸덕은 면벽수행을 마치고 정희를 찾았다. 동훈이 사준 꽃을 들고 정희 앞에 선 겸덕. 정희는 잠시 그가 자신의 삶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품었다. 하지만 겸덕은 "행복하게 편안하게"라는 말로 마지막 말을 건넸다. 더는 미련도 가질 수 없게 이별을 화고하게 이야기하는 겸덕은 그런 사람이었다. 


지안은 자신에게 고맙다고 하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자신 같으면 미워할 텐데 모두가 고맙다고 말한다. 윤희의 도움을 받으며 진술을 시작한 지안은 솔직하게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물론 그 시간 준영 역시 전혀 다른 입장의 진술을 하고 있었다. 결정적 증거인 녹음 파일을 지운 이유가 아저씨가 제일 싫어하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근데요. 좋아하지. 좋아하지 그러면서 왜 비웃어요. 자기가 사람 좋아할때 되게 치사한가 보지.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것이 뭔지는 아나?" 


윤희가 바람을 피운 내용이 녹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진술로 대질 심문을 하게 된 지안은 준영에게 건넨 말이다. 준영은 절대 지안의 상대가 될 수 없음은 첫 대질 심문으로 충분했다. 심문을 마치고 정희네 집으로 돌아온 지안은 왜 아무것도 묻지 않는지 궁금해 한다. 


그런 정희에게 수화로 "감사합니다"를 말하는 지안. 자신이 정희네 집에 있으면 아저씨 여기 못 온다며 배려하려는 지안을 보며 정희가 어떤 느낌이었을지 충분했을 것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지안. 충분히 어딘가 기댈 것으로 보였던 지안의 그 배려가 정희는 좋았다. 


지안에게 처음 찾아온 평범한 일상. 그런 일상에 온 전화 한통은 지안을 무너지게 만들었다. 할머니 보호자냐는 말을 듣는 순간 예감했을 것이다. 동훈에게 전화를 걸어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전한 지안은 그렇게 함께 시체 안치소를 찾았다. 차마 볼 수 없는 지안을 달래는 동훈과 그렇게 마지막을 고한 할머니를 안고 하염없이 우는 지안은 그저 미안했다.


"나 할머니 있어서 행복했어. 나 만나줘서 고마워. 내 할머니 되어줘서 고마워. 우리 또 만나자. 다시 만나자. 다시 만나자"


지안에게 할머니는 전부였다. 부모가 버린 아이를 품었던 할머니. 그 어떤 상황에서도 언제나 지안의 편이었던 할머니. 그런 할머니를 보내는 지안의 마음은 아플 수밖에 없다. 급하게 준비된 장례식은 초라할 수밖에 없다. 가족도 없는 지안에게는 할머니를 떠날 준비도 안 되어 있었다. 


돈도 없는 지안이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그저 장례식장을 마련하는 것이 전부인 지안을 위해 상훈은 그동안 모아 놨던 돈으로 남들과 같은 장례식을 준비했다. 마지막 가는 길을 위해 풍성하게 마련된 음식과 후계 사람들 이름으로 가득한 꽃들. 그리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장례식장. 상훈이 언제나 꿈꾸던 장례식장이었다. 


어머니 장례식이 초라해질까 항상 고민했던 상훈은 형제들을 위해 쓰려 모아둔 돈으로 지안 할머니의 마지막을 초라하지 않게 해주었다. 스스로 상주가 된 동훈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기범은 정말 고마웠다. 그들에게 사회는 그리고 어른들은 언제나 적이었다. 누구도 동훈처럼 따뜻하게 진짜 어른처럼 대해준 이는 없었다. 


너무 외롭고 슬픈 장례식을 남들처럼 평범하게 왁자지껄한 날로 만들어준 사람들이 너무 고맙다. 1년에 딱 두 번 설과 추석에만 만나자는 말에 환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지안. 그렇게 조금씩 지안의 삶도 풍성해지고 있었다. 마지막이 되었던 할머니와 만남에서 지안에게 남긴 말은 행복하라는 것이었다. 


좋은 인연이고 귀한 인연이라며 꼭 갚아야 한다고 했다. 갚는 방법은 너가 행복해지는 것이라는 할머니의 유언이 되어버린 말들. 장래를 모두 마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장례식 차량에서 길이 막힌다며 부르자 뛰어가는 사람들 틈에 지안도 있었다. 과거처럼 거리를 두지 않고 그들 속으로 들어가는 지안은 변하기 시작했다. 


광일은 돈이 아닌 지안을 선택했다. 기범의 집에서 가져온 파일들을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상황에서 동훈에게 보냈다. 지안이 믿고 의지하는 유일한 사람. 그라면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이 광일에게는 생겼다. 모든 파일을 들으며 지안이 어떤 생각을 해왔는지 광일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준영은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고, 지안은 회장과 점심 식사를 했다. 그리고 부산으로 내려가기로 했다고 한다. 자신을 모르는 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지안은 그렇게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다. 


윤희는 아들이 유학간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곳에서 아들을 돌보며 공부를 하기 위함이다. 떨어져 시간을 가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게 홀로 집에서 밥을 먹던 동훈이 서럽게 우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텅 빈 공간에 홀로 남겨진 동훈은 서러웠다.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간 순간 찾아온 서글픔은 단순한 하나의 이유로 설명이 될 수 없다. 복잡한 40대 가장의 심정이 동훈의 눈물 속에는 가득했다. 동훈은 회사를 나와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상훈은 아내와 함께 다시 살게 되었고, 기훈은 복잡해지기만 했다. 


이별을 선택한 후 유라가 출연한 영화를 보고 돌아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 기훈. '노팅힐보다 후계힐'이라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기훈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렇게 각자의 삶에 다시 충실해진 시간들. 지안도 변했다. 사람들 틈에 끼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 지안은 서울에 있던 시절 그녀가 아니었다. 


커피숍에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한 지안은 동훈의 목소리를 들었다. 커피숍 한편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훈을 우연하게 만나게 된 지안. 두 사람은 환하게 웃었다. 동훈이 항상 했던 말들 중 언제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며 환화게 웃자던 말이 현실이 되었다. 


달라진 지안.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지안은 동훈에게 맛있는 밥 사주겠다고 한다. 3월에 서울 본사로 올라온 후에도 지안은 동훈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지안은 그 우연한 만남을 고대했을 것이다. 한번 쯤 해보고 싶었던 그 우연한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네. 네"


너무 담담해서 당혹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억지로 뭔가 요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담하게 표현한 <나의 아저씨>는 선한 영향력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표류하던 아저씨와 삶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소녀의 만남. 그렇게 그들은 서로에게 삶의 의미가 되었다. 열린 결말로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온 지안은 독립적인 아이로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그 흔한 로맨스 하나 없이 <나의 아저씨>는 우리에게 진짜 어른이란 무엇인지 이야기를 했다. 다 죽어가던 자신을 살려 놓은 것이 너라는 동훈의 말에 아저씨 만나 처음으로 살아봤다는 지안. 그들은 그렇게 치열하게 어른이 되어갔다. 행복해지자는 말은 <나의 아저씨>가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가치였다. 


박해영 작가는 성장했다. 김원석 피디는 여전히 단단했다. 이지은은 연기자로 더욱 성장했고, 이선균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보였다. 출연한 모두가 특별하고 대단했다는 것도 이 드라마가 웰 메이드인 이유다. 최악의 드라마 대란 속에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차분하게 생각해보게 하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올해 가장 위대한 작품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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