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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나 혼자 산다 기안84 옹호하는 제작진과 여은파의 성공

by 자이미 2020.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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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 논란은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그 문제의 공통점이 모두 '혐오'라는 지점에 있다는 것이다. 이 혐오의 대상이 다양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안84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아 보인다. 기본적으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바뀔 수 없다는 의미다.

 

'혐오'를 '풍자'라고 인지하는 상황에서 변화가 요원한 것은 너무 당연하다. 기본적으로 기안84 스스로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러왔는지, 그리고 왜 사람들이 화가 나 있는지 모르고 있다. 알고 있다면 이런 행동을 반복적으로 할 수는 없다.

더 큰 문제는 소속사까지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보이지 않는단 점이 심각하다. 미스틱스토리 소속인 기안84는 어떤 통제도 받지 않고 있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그의 곁에 그의 잘못을 지적하고 환기시켜줄 인물이 보이지 않는단 점이 문제로 다가온다.

 

SM이 최대지분을 가지고 있는 미스틱스토리 소속이라는 점은 강력함으로 다가온다. 거대한 힘을 가진 기획사는 직접 제작에 나서고, 방송사 편성권까지 흔들 정도로 강대해졌다. 다매체 시대가 되며 오히려 방송사보다 더 강력한 집단이 되어가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물론, 이 시장의 최상위 포식자는 모두가 알고 있듯, 포털사이트다. 네이버와 카카오다. 다음까지 집어삼키고 이제는 콘텐츠 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수많은 기획사들을 사들이는 모습을 보면 두렵게 다가올 정도다. 집중이라 볼 수도 있지만, 다양성은 그만큼 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기안84 논란이 최근 다시 불거지며 수많은 이들은 분개했다. 그리고 그가 출연하고 있는 <나 혼자 산다> 게시판을 도배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성토했다. 네이버 웹툰에도 기안84에 대해 연재를 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나아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기안84에 대해 웹툰과 방송 출연을 할 수 없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나올 정도였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분노하는 것은 그가 이번 한 번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장애인 비하를 시작으로 반복적으로 '혐오'를 앞세운 웹툰을 연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이를 풍자라며 웃기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지만, 70년 독재시대에나 통할 유머로 '혐오'를 포장하는 것은 한심한 일일 뿐이다. 네이버 웹툰은 급하게 사과를 하며 '혐오' 관련 내용 등에 대해서 나름의 기준을 삼겠다는 이야기는 했다. 그걸 전부 믿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나 혼자 산다> 측은 기안84와 관련해 그 어떤 입장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수수방관 중이라는 의미다. 과거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방송을 통해 사과를 하고, 이를 대단한 가치로 포장한 채 지속해왔던 전적이 있다.

 

이번에도 소나기만 피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슬그머니 나와 방송하면 '조삼모사'하듯 시청자들은 다시 기안84에 열광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안84를 좋아하는 이들도 존재하겠지만, 그가 왜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이들은 더 많다.

 

그저 계속 나오니 보게 되는 경우가 바로 기안84다. 굳이 그가 나오지 않아도 상관없음을 보여주는 것은 <나 혼자 산다> 스핀오프인 <여은파>의 성공이다. 아직 '숏폼'으로 제작되어 유튜브에 먼저 공개하지만, 부캐로 활동하는 박나래, 한혜진, 화사의 일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작진이 만든 캐릭터가 아니라, 방송 중 우연하게 만들어진 이들의 부캐는 그렇게 확장하며 무한 사랑을 받고 있다. 과거의 방식에 정체되지 않은 채 새로운 시도를 하면 당연히 많은 이들이 반길 수밖에 없음을 <여은파>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여전히 기안84를 보호하기에 여념이 없다. 개인 일정으로 이번 주 녹화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발언만 할 뿐이다. 현재의 논란에 대해 귀 막고 눈 감고 있다는 의미다. 시청자들의 분노는 개의치 않는단 입장이기도 하다.

 

최소한 책임감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할 제작진이 여전히 기안84를 지지하는 것은 그들 역시 '혐오'에 관대한 집단이라는 커밍아웃으로 봐야만 하는 것일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제작진의 모호한 태도는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방송 프로그램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출연하는 스타들을 위함이 아니다. 최종 소비자인 시청자들을 위해 그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기안84 논란을 통해 보게 된 그들의 행태는 거대한 힘을 가진 기획사와 그에 소속된 연예인 비호에 방송사가 앞장서는 모습만 보일 뿐이다.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익숙해진 시대다. 과거의 방식으로 현재를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나 혼자 산다>가 현재 보이고 있는 행동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제작진의 수수방관에 시청자들이 직접 행동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너희들이 바뀌지 않으면 안 보면 그만이라는 행동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큰 변화로 체감되지 않겠지만, 한번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프로그램은 그렇게 사라지는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다. 비단, 기안84만의 문제가 아니다.

 

혐오를 일상으로 생각하는 모든 것들은 이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중이다. 기안84라는 개인만을 성토하기 위함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최소한 무방비로 노출된 방송에서라도 이런 '혐오'가 사라지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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