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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나의 판타집-정규 편성이 필요하다

by 자이미 2020.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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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과 현실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로망을 이루며 살아가는 이들도 존재는 한다. 그렇다고 이를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야기해서도 안 될 것이다. 서로 다른 상황 속에서 누군가의 로망을 이루며 살아가는 그곳에서 잠깐 살아보는 과정은 흥미롭다.

 

모두가 집에 대한 로망은 존재한다. 물론, 투기꾼들처럼 집을 단순하게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이들도 존재하겠지만, 평범한 일반인들에게 집은 로망이다.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집을 찾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이다.

양동근, 이승윤, 허영지가 출연해 자신들이 꿈꾸던 집에서 살면서 경험해 보는 과정을 담고 있는 <나의 판타집>의 가장 진화한 '집'을 중심으로 한 예능이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관찰 예능의 특징에 집이라는 공통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동근은 가족을 위한 집을 원했다. 오직 아내가 원하는 집을 찾았던 양동근은 처음 문제의 집을 보자마자 당황했다. 너무 좋아서 말이다. 오직 아내를 위한 로망을 이야기했지만, 아내는 오직 아이들을 위한 로망을 밝히기도 했다.

 

아이들이 집과 마당에서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 언택트 시대 가장 필요한 공간이기도 하다. 위치 역시 가까운 곳에 모든 것이 다 갖춰진 곳이라는 점에서 판타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집안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그리고 마당에도 충분히 여유롭게 놀 수 있다.

 

가족을 보며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아내의 로망을 완벽하게 채워주는 공간 배치도 훌륭했다. 여기에 마당 한켠에 양동근이 꿈꾸던 아궁이까지 존재하는 그 집은 어쩌면 양동근 가족이 원하던 완벽한 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곳에서 다시 가족을 생각해보게 했다는 점에서 양동근 부부의 '판타집'은 이 예능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이기도 하다. 양동근과 달리, 이승윤이 원하던 집은 아이언맨 집이었다. 고급 별장들이 즐비한 곳에서도 눈에 띄는 그 집은 이승윤이 원하던 완벽한 집이었다.

 

차갑게 보이지만 현대적인 느낌이 가득한 그곳에는 이승윤이 원하는 모든 것이 다 있었다. '맨 캐이브' 공간도, 홈트 공간까지 가능한 그 집은 로망 그 자체였다. 집에 있는 거대한 풀장까지 모든 로망이 현실이 되는 그 집은 과연 누가 주인일까? 하는 궁금증도 컸다.

 

앙드레 김 별장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사실은 뉴욕 양키스 국제 스카우터의 집이었다. 2008년 30억을 들여 만든 그 집은 말 그대로 로망일 수밖에 없었다. 그 거대한 집에서 부부와 반려견 8마리와 실거주하고 있다는 사실도 신기하게 다가왔다.

 

사람이 좋아서 그렇게 집을 지었다는 집주인의 마음이 어떤지는 충분히 알 수 있을 듯했다. 이승윤의 로망과 현실 사이 갈등은 충분히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고가의 집이라는 한계와 함께 배달 음식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문제였다.

 

여기에 누군가 관리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모든 것들은 부담일 수밖에는 없다. 로망과 현실은 절대 같을 수 없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승윤의 그 로망은 현실과 절대 일치할 수 없는 특별함일 수밖에 없었다.

 

허영지가 원했던 유리로 만들어진 집도 사실 존재했다. 깊은 산골에 지어진 평범한듯 특별한 그 집은 조용함이 큰 가치로 다가오는 집이었다. 산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그 집은 단순함이 가장 큰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준다.

 

다락방이 존재하고, 정말 유리로 만들어진 공간도 존재했다. 명상을 할 수 있고, 문을 열면 자연이 그대로 자신을 맞아주는 그곳은 어쩌면 모든 것을 다 가진 공간일 수도 있다. 그 집에 거주하는 이는 스님이었던 분이었다. 

 

스님으로서 은퇴를 하고 조용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그가 원한 곳이었다. 깊은 산골에 아담하게 지어졌지만, 특별한 그 집은 재미있게도 전국에 존재하는 시리즈 같은 집이었다. 제주에 지어진 집을 보고 건축가에게 제안해 지었다고 한다.

단순함 속에 편안함을 선사하는 그 집이 더욱 크게 가치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집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집을 땅값과 토목 건축비를 포함해 3억 5천만이었다. 215평의 땅까지 포함한 금액이라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올 정도였다.

 

'산들바람 집'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여섯 채가 지어진 이 집이 가지는 장점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30억과 3억 5천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만큼 천차만별의 로망을 실현하게 되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유현준 교수가 집의 가치와 의미를 설명하는 과정도 보기 좋았다. 공간이 주는 가치와 그리고 우리에게 집이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과정은 그래서 중요하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집이 아닌,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집을 찾는 <나의 판타집>은 그래서 매력적이었다.

 

<구해줘 홈즈>가 집을 매개로 한 예능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를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공인중계사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청자의 요구를 방송사에서 대행해주는 방식이다. <나의 판타집>은 시점이 다르다. 출연자가 직접 살아보는 체험이라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좋다.

 

과하지 않으며 각자의 로망을 채워주는 방식으로 접근한 <나의 판타집>은 정규 편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예능을 넘어 집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가치까지 함께 생각해보는 과정은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나의 판타집>은 가을 편성에서 다시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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