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란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의학 드라마의 기본이다. 그런 점에서 <낭만닥터 김사부> 역시 그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악랄한 악인은 모든 것을 가졌고, 진정한 의사는 위험에 처해 있다는 설정 역시 모두가 알 수밖에 없는 틀이다. 이런 익숙함 속에서 우리가 반복적으로 깨닫는 것은 여전히 의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낭만닥터 한석규;
이철민이 외친 아빠가 미안해에 담은 가치, 현실과 괴리된 법 앞에 선 서민들의 분노
잔인한 자상을 입고 긴급 수술을 하던 환자. 어려운 수술이라 집중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낫을 들고 의사인 서정을 위협해 수술실까지 들어선 범인에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수술실까지 일반인이 들어서는 것은 위급한 상황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수술을 중단시키겠다며 낫으로 위협하는 상황에서 김사부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사부는 수술 중인 환자를 죽도록 방치하던 서정을 죽음으로 이르도록 할 것인지 선택해야만 한다. 모든 의료진들이 당황해하는 상황에서도 김사부는 흔들리지 않았다.
공포감이 증폭되는 상황에서도 김사부는 수술중인 환자를 선택했다. 모두가 어쩔 줄 몰라하는 상황에서 수술을 강행하는 김사부의 냉철함은 무서울 정도다. 수술실에 난입한 자의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는 김사부의 행동에 모두가 당황할 수밖에는 없었다.
의사를 위협해 수술을 막으려 해도 불가능해지자 황씨는 지금 수술을 받고 있는 자가 누구인지를 밝히기 시작했다. 잔인한 성폭행범이라고 한다. 임신 중인 자신의 부인과 11살 딸을 성폭행한 이 범인이 초범이라는 이유로 고작 3년 형을 받았다고 한다. 그것도 모자라 모범수라는 이유로 2년 만에 가석방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피해를 당한 자신의 가족은 여전히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범죄를 저지른 자는 2년 만에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법이 범죄자를 보호하는 이 말도 안 되는 현실에 분노한 나약했던 아버지는 그렇게 복수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확신했다.
수술실 상황은 완벽하게 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사부는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 그건 법정에서 따져야 하는 문제이지 의사인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은 자신에게 주어진 의사로서 임무에만 충실할 뿐이라는 말로 대체했다.
악랄한 범죄자라고 해도 의사로서는 죽어가는 환자를 구하는 것이 당연한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대로 방치해서 죽게 놔둔다면 그건 의사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황씨가 허락한 30분 안에 수술은 끝이났다. 하지만 이미 수술실 앞에는 경찰 특공대가 와 있는 상황이었다.
수술을 마친 김사부는 황씨에게 수술은 끝났으니 선택은 자신이 하라고 한다. 가족을 위할 것인지 아니면 이제는 제대로 된 삶도 살 수 없는 범죄자를 죽이고 가족마저 붕괴시킬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한다. 김사부가 그런 발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황씨가 잔인한 범죄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황씨는 잔인한 범죄자가 아니었다. 가정을 붕괴시킨 잔인한 패륜 범죄자에 대한 분노가 이런 상황을 만들기는 했지만 결코 그는 범죄자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정을 위협한다고 했지만 자신의 손에 상처가 나더라도 인질로 잡고 있는 서정이 다치지 않게 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동 성폭행범마저 관용을 하는 한국의 법체계는 분명히 바뀌어야만 한다. 강력사범을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초범이기 때문에 감형을 해주는 현재의 법은 범죄를 더욱 부추길 뿐이니 말이다. 이런 사회적 문제를 환기시키는 에피소드는 다양한 형태로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주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슈들이다.
가난한 이들에게 병원은 무섭다. 비보험 치료는 거부할 정도로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병원은 가고 싶지 않은 공간이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가 진료를 요구하는 병원들이 많다. 필요도 없는데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의사들이 일상인 병원의 문제를 이 드라마는 놓치지 않았다.
평생 가족들을 위해 살아왔던 가장이 쓰러졌다. 급하게 수술을 해서 살려놓기는 했지만 의식도 없다. 여기에 고가의 장비를 들여 추가 치료를 하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치료비를 그들은 감당할 수가 없다. 분노한 아들이 의사에게 따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물론 의사의 주장 역시 당연했다.
돈 앞에 불효자가 되어버린 아들만을 비난할 수 있을까? 절대 그럴 수 없다. 가난한 사람은 이제 아파서도 안 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1%의 가능성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일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수많은 국민은 그래서 더 서럽기만 하다.
거대병원 도원장은 돌담병원을 폐쇄시키기 위해 인력들을 내려 보냈다. 여기에 서정이 PTSD를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빌미로 김사부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본원 감사팀을 통해 위협하며 김사부의 의료 행위를 막는 상황에서 동주가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냈다.
거대병원의 이사장인 신 회장의 병원에 입원하게 만들었다. 신 회장은 김사부에게 수술을 받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원장이 어떤 짓을 해도 이사장을 넘어설 수는 없다. 더 높은 이상을 이용해 도원장의 악행을 막아버린 동주의 이 한 수는 반격의 시작으로 다가온다.
김사부는 잔인한 패륜 범죄자가 평생 불구로 살 수밖에 없도록 했다. 의사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위다. 이 진실이 이후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중요한 논란의 이유가 될 수밖에는 없어 보인다. 의사의 이런 행동은 분명 잘못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김사부의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을 시청자 모두에게 던졌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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