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시간대에 김태호 피디와 유재석이 돌아왔다. 물론 <무한도전>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재미 삼아 유튜브에 올린 <놀면 뭐하니?>가 큰 관심을 받자 이를 토요일 무도 시간대에 편성해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카메라가 릴레이 되어 다양한 모습들을 담는 형식이다.
브이로그 일 수도 있고, 1인 방송처럼 진행되기도 하는 그 카메라들이 이제는 두 개가 되어 더욱 많은 이들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물론 이는 배수로 확대되며 보다 많은 이들을 담을 예정이다. 세포 분열하듯 점점 확대되는 카메라는 무엇을 담을 수 있을까?
아직은 새로운 가치를 찾기는 힘들다. 유튜브 세계관을 그대로 반영해 새로운 실험을 시도하려는 움직임 자체는 존재하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제 시작 시점이라는 점에서 벌써 열매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아직 성장도 하지 못했는데 과실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욕심이니 말이다.
툭 던져진 카메라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그렇게 그들이 촬영한 것들이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 과정. 새롭게 볼 수도 있지만 색다른 느낌이 크게 들지 않는 것은 1인 방송이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1인 방송을 여러 명이 나눠서 하고 하나의 묶음으로 방송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니 말이다.
뮤직비디오를 시작으로 영화, 드라마 등을 보는 장면을 찍어 올리는 리액션 방송도 익숙하다. 유튜브에 가면 수많은 리액션을 볼 수 있다. 남의 리액션을 보며 만족을 느끼는 심리는 다양하겠지만, 그렇게 1인 방송은 다양한 도전을 하고 수용되고 확장되고 있는 중이다.
<놀면 뭐하니?>는 그렇게 가장 진화하고 확장하고 있는 유튜브의 방식과 형식을 철저하게 집중하고 있다. 조세호의 집에 모여 함께 찍은 영상들을 감상하는 과정들을 담았다. 하나에서 시작한 카메라는 두 개가 되었고, 그렇게 세포 분열하듯 확장되는 내용들을 담아낸 영상들을 보고 리액션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두 개의 카메라가 되자 유재석은 하하와 유희열에게 전달되었다. 자신이 가장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들에게 카메라를 넘겨준 셈이다. 조세호에게 첫 번째 카메라를 넘기며 시작되었듯, 그렇게 시작된 릴레이 카메라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달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인맥은 겹치고 신선한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카메라가 넘어가는 순간 비슷한 부류들로 연결되어 더는 새로운 가치를 보기는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더욱 누구에게 카메라가 넘어가느냐에 따라 호불호 역시 명확하게 나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가 된다.
찍어 둔 영상을 보며 잡담을 즐기는 리액션 과정에서 소소한 재미들을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얼마나 케미가 도드라질 수 있느냐는 중요하다. 스튜디오 촬영을 하듯 조세호의 집에서 친구들이 찍은 비디오를 보며 감상평을 나누고 음식도 먹는 등 일상의 장면들을 이어가는 과정 자체도 1인 방송의 형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데프콘의 무한 애정이 그나마 가장 재미있게 다가올 정도로 큰 재미를 선사하지는 못했다. 태항호가 주위 사람들을 관찰하고 이를 이야기하는 과정이 양념처럼 다가오기는 했지만, 그 이상의 재미를 만들지는 못했다. 뻔한 인맥으로 식상한 이들의 영상들이 이어지는 한 새로움을 느끼기는 어렵다.
유재석은 신인 발굴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무도 시절부터 신인들을 어떻게 발굴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줄 것인지는 김태호 피디도 고민하던 부분이다. 이를 <놀면 뭐하니?>가 실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4대가 된 카메라가 얼마나 신선한 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까지는 이들이 이야기하는 '신인발굴'과는 너무 큰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 익숙함이었다. 일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고, 그 이상의 확장이 쉽지 않은 유재석.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 역시 서로 친한 이들과의 연결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얼굴을 만나는 것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의도나 목적은 좋지만 아직은 새롭게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 1인 미디어 시대. 이를 적절하게 활용해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내려는 의도는 좋다. 형식을 파괴하고 다양성을 담보한다는 가치는 좋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거나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 역시 진부함이 될 수밖에 없다. 이론적인 자유도와 현실의 차이는 크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놀면 뭐하니?>는 여전히 불안해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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