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클 완전체의 여행기는 흥미롭고 재미있다. 별것 없는 여행 속에서 그 일상의 소소함이 재미로 다가올 수 있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다. 데뷔 21년 만이고 해체된 지 14년 만에 핑클 완전체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와 가치가 있다. 핑클 완전체를 갈구했던 팬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으니 말이다.
어린아이에서 시작한 그들의 인연은 이제는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결혼한 채 재회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그들이 조금은 삶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나이가 되어 만났다. 티격태격하고 날카롭게 대립할 수밖에 없었던 어린 시절의 갈등은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깎여가며 무의미함으로 다가온다.
용담 섬바위를 찾은 핑클의 모습은 그래서 보기 좋았다. 식구처럼 친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가장 소중한 시간을 함께 보낸 그들은 많은 것들을 공유한 사이다. 그 관계 속에서 나쁜 감정도 존재할 수 있었겠지만, 소위 말하는 산전수전을 다 함께 이겨낸 동지애가 그들에게는 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첫 캠핑을 날을 보낸 그들은 그 자체로 행복했다. 아침이 되어 일찍 일어난 효리와 진은 어쩔 수 없이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 굳이 나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우정을 이야기하기도 애매한 관계. 가깝지만 너무 가깝지 않은 관계라는 솔직함은 멀지 않아 가능함이다.
보트를 타고 보이지 않았던 섬바위의 다른 면을 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은 그 자체가 힐링이 되었다. 한국에도 참 좋은 장소들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니 말이다. 굳이 게임을 요구하고, 기상 미션을 제공하지 않아도 그저 있는 그대로 여행 버라이어티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캠핑클럽>은 새로운 기준들을 잡아가고 있다.
차로 이동하는 동안 그들은 추억과 함께 한다. 핑클 앨범들을 소환하며 과거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은 21년을 다시 돌아보고, 14년 동안의 아쉬움을 채워가는 시간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이동 시간은 단순한 과정이 아닌 서로를 보다 더 생각해 보게 하는 이유가 된다.
이 여행이 더욱 가치있게 다가오게 만드는 것은 <캠핑클럽>을 통해 '핑클'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과정이다. 뜬금없이 갑자기 시류에 휩싸여 대충 무대에 서는 것은 가식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서로를 더욱 깊이 있게 알고 나서 모두가 무대에 서기를 원한다면 서겠다는 이들의 다짐은 그래서 고맙기까지 하다.
용담을 떠나 경주 화랑의 언덕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한 그들의 추억은 그렇게 현재로 확장되고 있었다. 아이돌의 식단과 다른 그들의 점심은 넉넉하고 푸짐했고, 즐거웠다. 먹는 것 자체로 행복을 느끼고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변화를 그대로 엿볼 수 있게 했다.
추억을 소환하던 캠핑카 플레이리스트에 BTS가 떴다. 이 음악이 선택된 것은 이진 때문이었다. 뉴욕댁이 된 이진은 아미가 되었다고 당당하게 고백했다. 너무 좋다며 아미로서 행복함을 그대로 전달하는 진이의 모습은 또 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걸그룹 멤버가 이제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는 보이 그룹의 팬이 되었으니 말이다.
왁자지껄하면서도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변한 서로를 확인하던 그들은 목적지인 경주 화랑의 언덕에 도착했다. 산으로 올라간 그 끝에는 아름다운 풍광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이런 곳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아름다운 그곳에서 캠핑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행복일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부터 왕성한 활동력과 친화력을 과시했던 효리는 이제는 하나에 집중하고, 낯가림이 심해졌다고 고백했다. 그와 달리, 낯가림이 심했던 유리는 이제서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들을 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총량의 법칙처럼 사람들의 삶도 그렇게 달라지며 균형을 맞춰가는 듯하다.
별것 없어 보이는 여행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힐링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캠핑클럽>은 특별하다. <효리네 민박>의 또 다른 버전으로 다가온 이 여행기는 시리즈로 만들어져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을 듯하다. 세상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해도 좋을 나이가 된 '핑클' 멤버들의 여행기는 삶의 흔적들이 잘 묻어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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