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화재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처음으로 공부가 얼마나 재미있는 것인지 알게 된 혜정이었지만 그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든 결과라는 사실은 지독함으로 다가왔다. 말도 안 되는 억울한 누명을 풀어보고자 했던 혜정의 행동은 더 큰 재앙을 불러왔고, 그 지독한 고통은 혜정을 각성시켰다.
지홍 사랑에 눈 뜨다;
할머니 죽음이 이끈 나비효과 혜정을 진짜 의사로 만들어냈다
의도하지 않았던 일은 언제나 그렇게 극적으로 발생하고는 한다. 폐건물에서 서우와 만난 혜정은 억울한 누명을 풀고 싶었다. 자신은 상관없지만 담임은 지홍을 그런 억울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공부도 사랑도 모두 빼앗긴 서우에게 그건 보이지도 않았다.
서로 다투던 상황에서 순희의 잘못된 행동 하나는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들었다. 쏟아진 기름에 불이 붙고, 불이 타오르는 상황에서 쓰러진 서우를 구하기 위해 자신이 다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은 혜정은 하지만 방화범이 되어 경찰서 신세를 지게 된다.
다른 장소가 아닌 폐건물에서 만난 것이 잘못이기는 하지만 혜정이 모든 죄를 뒤집어 쓸 이유는 없었다. 불이 나도록 실수를 한 것은 순희였고, 죽을 수도 있었던 서우를 살린 것은 혜정이었다. 장소를 잘못 선택한 것 때문에 혜정은 홀로 모든 죄를 짊어져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서우는 그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자의 딸이었고, 순희 역시 교장의 딸로 나름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존재였다. 하지만 국밥집을 운영하는 힘없는 할머니가 전부인 혜정에게는 그 어떤 보호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없었다. 그런 혜정은 순희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죄를 자신이 짊어지기로 작정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경찰서를 찾은 지홍은 이런 모든 상황들이 답답하기만 했다. 이제 막 공부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제자가 이렇게 망가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들었기 때문이다. 팔에 화상을 입고도 내색도 하지 않은 혜정을 위해 간단하게 치료를 해주는 지홍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지홍을 사랑하는 인주에게 부탁을 해서 혜정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변호사인 인주 외삼촌을 통해 혜정을 구해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지만 서우가 합의하고 인정을 하지 않으면 이 사건이 쉽게 풀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힘들기만 하다. 이 상황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 것은 순희였다.
스스로 모든 것을 짊어진 혜정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던 순희는 자신이 방화를 했다고 자수하면서 사건을 풀리기 시작했다. 교장은 자신의 딸이 감옥에 가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손녀를 보기 위해 매일 같이 도시락을 싸서 오는 할머니.
아버지라는 자가 포기한 딸. 그런 손녀를 위해 할머니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어린 손녀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먹이고 싶은 할머니의 그 바람은 조금씩 변화를 이끌었고, 할머니의 암 수술 전 순희로 인해 해정은 집으로 돌아갈 수가 있었다.
할머니의 수술을 자신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혜정은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많기는 하지만 단순한 암 수술이라는 점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의사 역시 큰 수술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수술은 그렇게 되지 못했다.
수술 집도의가 서우의 아버지라며 평생 고마움을 가지고 살라던 할머니는 그렇게 수술 방에서 숨지고 말았다. 명백한 의료 사고임에도 혜정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었다. 수술을 잘못해서 사람을 죽여 놓고도 서우 아버지인 진명훈은 죄책감이라는 것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저 가족 저녁 모임이 더 중요한 진명훈은 의사라고 부를 수도 없는 잔인한 인물일 뿐이다. 모든 생명은 같지만 그에게 생명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인물일 뿐이다. 억울함을 풀어내고 싶지만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힘도 없는 혜정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큰 힘이 되어야 할 아버지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의문보다는 그저 의사가 건넨 합의금에만 행복할 뿐이다. 그런 아버지를 더는 볼 수도 믿을 수도 없는 혜정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분노심만 키웠던 혜정은 지홍에게도 의지할 수 없었다.
자신을 도왔던 인주의 말은 강렬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자신으로 인해 지홍의 인생이 망가져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가득했던 혜정은 그렇게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홍은 이미 그때 그녀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비록 미성년자인 그녀에게 어떻게 마음을 전할 수는 없었지만 그는 분명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사랑할 때 미치는 것은 뇌가 활성화되는 것이라며 그때 잡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는 지홍은 그렇게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혜정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가장 믿고 의지해왔던 두 사람인 할머니와 담인 지홍. 이런 그들을 잃은 혜정은 완전히 망가질 수도 있었다.
무너질 수도 있었던 혜정은 하지만 단호했다. 할머니의 죽음은 혜정을 각성하게 만들었고, 똑똑한 여자가 꿈이라는 할머니를 위해 혜정은 독하게 공부를 했다. 그렇게 1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혜정은 어엿한 의사가 되었다. 그리고 응급실에서 행패를 부리는 조폭들을 단숨에 제압할 정도로 여전히 강하다.
서우 역시 의사가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사랑에 빠져 살 뿐이다. 지홍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이 이제는 정윤도에게 옮겨갔을 뿐 서우의 행동은 변하지 않았다. 부잣집 딸로 태어나 오직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왔던 서우의 삶은 여전히 그렇다.
13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은 <닥터스>는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혜정이 의사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의사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와 혜정과 함께 의사로서 활약하게 될 지홍. 그리고 13년 만에 같은 병원에서 마주하게 된 서우. 그리고 자신의 할머니를 죽게 만든 진명훈까지. 모든 조건들은 그렇게 병원에서 완성되었다. 의사가 된 혜정의 사랑과 복수가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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