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이 돌아왔다. 묵직한 연기를 해왔던 그가 초기 달달했던 모습으로 복귀한 느낌이다. <옥탑방 고양이>의 경민이를 생각나게 하는 김래원의 모습은 <닥터스>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13년이 흘러 다시 만난 지홍과 혜정과 병원에서 벌어지는 대립 관계의 시작은 흥미로웠다.
여심저격 직진 화법;
헬기타고 복귀한 지홍의 혜정을 향한 한 마디, 드라마의 가치를 규정하다
지역 병원에서 성공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혜정은 직급도 월급도 낮은 국일 병원에 펠로우로 오게 된다. 모든 조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혜정이 굳이 이 병원을 찾은 이유는 단 하나의 이유였다. 할머니의 죽음의 진실을 찾기 위함이었다. 국일 병원이 아니라면 그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혜정은 모든 것을 포기하게 그곳으로 향했다.
첫 날부터 조폭들과 싸우고, 그들의 두목까지 수술을 해낸 혜정은 여전히 강렬하다. 이런 혜정의 행동은 충돌을 야기했다. 책임자인 윤도는 첫 날부터 논란을 몰고 온 그녀가 싫다. 원칙주의자인 윤도에게 기본을 어기는 행동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첫 만남부터 기 싸움이 심했던 혜정과 윤도. 그리고 운명처럼 다시 만난 서우의 관계는 다시 13년 전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혜정을 여전히 경멸하던 서우는 엉망인 인생을 살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가 자신과 같은 펠로우로 병원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다.
경멸과 조롱이 함께 하는 서우의 모습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13년 전 자신이 그렇게 했던 이유는 평생 적이란 존재하지 않는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살았던 서우에게 혜정은 너무 두려운 상대였기 때문이다. 공부도 사랑도 모두 빼앗겨버린 서우에게 혜정은 두려움과 함께 경계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서우가 정말 우려했던 것은 조만간 국일 병원으로 오게 될 지홍 때문이었다. 지홍이 오는 것을 알고 혜정이 이 병원으로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했다. 고교시절에도 그랬듯, 자신이 구축해 놓은 세계에 뜬금없이 들어와 휘젓고 다니는 혜정의 모습은 그렇게 데자뷔 처럼 다가오니 말이다.
기억 그 어딘가에 남겨져 있던 지홍이 국일 병원으로 온다는 말은 혜정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지난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독할 정도로 살아왔던 혜정. 단 한 번도 잊을 수 없었던 그를 이렇게 의사가 된 후 당당하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혜정에게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헬기를 통해 급한 환자가 도착한다는 소식을 듣고 수술 준비를 하고 환자를 맞이하러 나선 혜정은 그곳에서 지홍과 마주하게 된다. 헬기에서 내린 이는 바로 지홍이었다. 비행기에서 쓰러진 환자를 급하게 옮긴 지홍은 헬기장에서 자신을 맞이하는 의사가 다른 누구도 아닌 혜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결혼 했니? 애인 있어? 됐어 그럼"
13년 만에 만난 지홍이 혜정에게 툭 던진 말은 그게 전부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기묘한 발언은 혜정에게는 뜬금없이 보일 뿐이다. 서우를 통해 지홍이 인주와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혜정으로서는 그가 던지는 이 말들이 이상하게 다가올 뿐이었다.
지홍이 이런 말을 한 것은 그럴 이유가 있었다. 13년 전 그 사건 이후 단 한 번도 지홍의 마음은 흔들린 적이 없었다. 오직 혜정을 향해 모든 것이 맞춰진 상황에서 그가 그녀를 보자마자 이런 말을 했던 것은 본격적으로 사랑을 시작하겠다는 선언이었기 때문이다.
결혼한 과거 선생님의 도발적인 행동이 성희롱처럼 느껴졌던 혜정은 그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항상 국내에 들어올 때마다 자신을 찾았다는 지홍의 말이 반갑기도 했다. 그렇게 지홍과 혜정의 사랑은 조심스럽지만 강렬하게 시작될 준비를 마쳤다.
재벌가 아들인 윤도와 지홍 둘은 혜정을 향해 있다. 그 사이에 다시 서우가 존재한다. 혜정과 비교해 모든 것을 다 갖춘 자신이 두 남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런 서우가 사사건건 혜정을 괴롭히고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당연함으로 다가온다. 이미 그 가능성은 13년 전 폐건물 화재사건이 증명했으니 말이다.
국일 병원은 두 부류의 의사들이 존재한다. 오직 돈벌이에만 급급한 서우의 아버지인 진명훈과 의사로서 가치를 숭고하게 바라보는 홍지홍이 대표적이다. 그들 아버지 역시 동일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부전자전이라고 부를 수 있다. 여기에 둘로 정확하게 나뉜 인물들이 대결 구도를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그들의 대결은 이제 시작을 준비할 뿐이다.
혜정이 국일 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자신의 할머니가 어떤 수술을 받았고, 그 수술 중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13년 전 어린 혜정은 의사 진명훈이 할머니를 죽였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의심만 있었을 뿐 사실을 밝혀낼 힘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잘 나가는 의사가 된 그녀는 이제 힘이 생겼다.
할머니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려는 혜정의 노력은 결국 국일 병원에서 벌어지는 의사들 간의 알력 다툼과 함께 흥미롭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혜정을 둘러싼 지홍과 윤도의 삼각관계와 서우가 절망이 한데 어우러지며 특유의 흐름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는 헬기를 타고 떠났지만, 김래원은 헬기를 타고 돌아왔다. 김래원이 툭 던진 그 한 마디는 <닥터스>가 무엇을 지향하고 결국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잘 보여준다. 의사라는 직업군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것은 역시 사랑이니 말이다. 여심을 완벽하게 흔들어버린 김래원의 복귀는 그래서 반갑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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