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은탁과 천 살에 가까워진 도깨비 김신의 만남은 운명이다. 외면할 수도 있었던 죽음을 막은 도깨비 신은 그렇게 자신의 '도깨비 신부'와 마주했다. 저승사자는 써니와 마주한 후 눈물을 흘렸다. 삼신 할매에 의해 운명적인 만남을 한 그들은 서글프고 지독한 사랑을 시작했다.
효용 가치 증명한 도깨비 신부;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와 기억을 잊지 못하는 남자, 서글프고 지독한 사랑은 시작되었다
납치된 은탁은 마음 속 깊이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간절함은 도깨비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 이미 떼어낼 수 없는 강렬한 운명의 끈으로 연결된 그들은 그렇게 소통하는 관계였다. 악랄한 사채업자에게 납치된 은탁을 위해 등장한 도깨비와 저승사자는 기묘한 조합이었다.
사채업자의 차를 반 토막 내어 은탁을 구한 도깨비. 두려움은 안정으로 되돌아왔지만 긴박했던 그 순간은 화로 드러났다. 마음을 알 수 없는 19살 소녀에 쩔쩔매는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너무 좋아서 투정부리고 잊으려 노력하는 은탁의 모습이 도깨비는 그저 귀엽기만 했다.
'도깨비 신부'가 되고 싶어하는 은탁과 그렇지 않다는 도깨비. 반어법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은탁에게 도깨비는 어쩌면 간절한 마지막 희망일 수도 있다. 어머니의 죽음 후 모진 이모 가족과 살면서 힘겹기만 했던 은탁은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아무리 공부를 잘 해도 대학 가기도 어려운 말도 안 되는 기막힌 운명 속에서 은탁은 도깨비를 만난 것은 운명이라 생각했다. 은탁이 태어나는 순간 모든 귀신들은 그녀가 '도깨비 신부'라고 외쳤다. 도깨비 신부로 태어난 은탁은 그렇게 수많은 귀신들에 의해 자신이 '도깨비 신부'라고 생각하고 성장했다. 그렇게 만난 도깨비는 당연하게도 큰 가치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다.
도깨비 김신에게 '도깨비 신부'는 간절하다. 불멸의 삶은 도깨비에게는 힘겨운 일이다. 아픈 기억들을 전혀 잊을 수 없는 그에게 그 긴 시간은 고통과 함께 이어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부만이 가슴을 관통한 칼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의 칼을 본 신부만이 그 칼을 뽑을 수 있다. 칼이 뽑히는 순간 불멸의 삶은 끝난다.
운명과 같은 사랑을 만나는 순간 죽음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도깨비>는 그래서 서글프다. 저승사자와 인간의 사랑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랑하지만 손끝 하나도 만질 수 없는 저승사자가 사랑에 빠졌다. 삼신 할매가 왜 그들에게 운명을 점지 했는지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그 선택이 결국 도깨비와 그의 신부를 위함이라는 것 만은 분명하다.
자신이 점지 했던 은탁을 엄마보다 더 끔찍하게 생각하는 삼신 할매는 그녀의 운명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은탁이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런 은탁을 위해 삼신 할매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저주 받은 운명을 풀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해답은 결국 죽음을 관장하는 저승사자에게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도깨비가 인간에게 주는 저주는 강렬하다. 은탁을 납치한 악랄한 사채업자는 평생 서로 싸우는 존재가 되었다. 은탁을 힘겹게 했던 악랄한 이모 가족은 탐욕의 노예가 되어 평생을 서로 헐뜯으며 사는 운명이 되어 버렸다. 인간이 가장 원하는 것으로 그 죄를 응징하는 도깨비의 방식은 어쩌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가장 추악하고 무서운 처벌이니 말이다.
기억을 하지 못하는 남자 저승사자와 기억을 잊지 못하는 남자 도깨비. 둘은 서로 싫다고 하지만 원하고 있다. 너무 달라서 애착이 생긴 그들을 보고 은탁은 '한 패'냐고 묻는다. 도깨비는 죽이고 저승사자는 그렇게 죽은 이를 데려가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태어날 수 없었던 은탁은 그렇게 저승사자에게 쫓기는 신세였다. 그런 은탁이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조합은 '한 패'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움이 가득한 도깨비와 그의 신부인 은탁. 서로 그리워하지만 솔직하지 못한 그들은 힘들기만 한다.
이모 가족의 행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나선 은탁이 그럼에도 집에 들린 것은 도깨비가 준 메밀꽃 때문이었다. 자신의 생일에 갑자기 나타나 준 인연이라는 꽃말을 가진 메밀꽃. 이미 건조해져 말라버렸지만 그 메밀꽃을 잊지 못했던 은탁은 그렇게 위험마저 무릅썼다.
집까지 팔고 사라진 이모로 인해 오갈 곳도 없어진 은탁은 다시 바닷가를 찾았다. 서러움을 가중 시키듯 비까지 내린다. 그런 비를 막아준 것은 도깨비였다. 자신이 우울하면 비가 내린다는 도깨비는 그렇게 은탁에게 우산으로 비를 막아주었다. 은탁을 만나면 맑아지고, 헤어질 생각을 하면 우울해지는 도깨비의 마음은 그렇게 날씨도 대변되었다.
지독한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죽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도깨비. 그렇게 다시 떠나려는 그의 앞에 은탁이 나타났다. 그리고 도깨비의 비밀을 은탁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 한다. 가슴에 꽂힌 칼을 이야기하는 은탁은 '도깨비 신부'였다. 하지만 그 칼을 뽑는 순간 도깨비는 죽는다. 천 년 만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도깨비는 가장 악랄하고 지독한 운명에 내던져 졌다.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기묘한 브로맨스가 던지는 재미와 도깨비의 가신인 덕화의 엉뚱함. 19살 소녀의 매력을 물씬 풍기는 은탁과 걸 크러시의 색다른 면모를 보이는 써니까지. 그들의 조합은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공유와 김고은의 조합은 그래서 최고였다.
서로 운명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 그게 곧 고통임을 깨닫게 된다. <도깨비>에서 등장하는 두 커플은 그래서 사랑할수록 힘겹고 아프다. 깊어질수록 상처 역시 뚜렷해지는 이 지독한 사랑이 과연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의 사랑은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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