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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로드 넘버원 17회-누가 소지섭을 미치게 했는가?

by 자이미 2010.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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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생존해 왔던 2중대원들은 적의 무전기를 통해 아군과의 교신을 하게되며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살을 에이는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도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버텨왔던 그들에게 닥친 중공군은 그 어느때보다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이었습니다.  

전쟁이 두려운건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 때문



인해전술로 전쟁을 일순간 뒤바꿔 놓은 중공군의 참여는 연합군을 혼란에 빠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승승장구하며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상황에 등장한 중공군에 의해 전쟁은 다시 한 번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리게 되고 이는 곧 영원히 끝나지 않을 전쟁의 서막처럼 다가왔습니다.
아군과의 만남에 들떠 있는 이들에게 엄청난 숫자의 종공군의 등장은 악마의 사신을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무기도 부족한 상황에서 중공군과 전투를 시작하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죽음을 불사하는 작전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총알도 없고 거대하게 밀려오는 중공군에 맞서 그들이 이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중대장인 장우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들을 포함한 그들이 있는 곳에 후방의 폭격을 지원하는 방법밖에는 없었지요. 그 잔인한 죽음 앞에서 누구도 당당해질 수 없었고 생과 사를 넘나들며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전쟁이 가져온 결코 씻을 수 없는 잔인한 트라우마 만이 생존의 증표로 남겨졌습니다.

지독한 전투에서 겨우 살아남은 12명의 전사들은 그들이 북진을 외치며 자랑스럽게 지나갔던 로드 넘버원 위에 올라 허탈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는 그 길 위에서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살기위해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그 지독한 공포 앞에 한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었던 인간의 모습뿐이었습니다.

지켜야만 했고 지키고 싶었던 전우들과 가족들을 눈앞에서 잃어야만 했던 그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더욱 자신의 인생 모두를 사랑하는 여인인 수연에게 걸었던 장우로서는 그녀를 잃었다는 상실감에 더해 자신으로 인해 죽어가야만 했던 수많은 이들 앞에 나약해져 갔습니다.

모두가 생존했다는 기쁨에 들떠있는 상황에서 역전의 용사이자 지옥에서도 살아 돌아온 2중대를 이끌었던 장우는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옥죄는 전쟁의 상혼들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피폐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가는 인물은 장우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강인한 정신으로 그 누구보다 군인이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삼아 살아왔던 오종기는 자신의 다리를 잘라야만 한다는 현실 앞에서 이성을 잃습니다. 가족들이 자신과 가장 친했던 이들에 의해 죽임을 당해야만 했고 치열한 전투 속에서 많은 전우들을 잃어야마 했던 그를 절망을 빠트린 것은 바로 가장 비열한 군인인 한영민이었습니다.

가장 나약하고 비열하면서도 부하 병사들의 목숨을 담보로 평양 최초 입성을 만들어내 만들어진 전쟁 영웅이 되어버린 그로 인해 다리를 다치고 치열한 전투에서 자신만 살겠다고 도망친 그를 붙잡으려다 못에 찔려 파상풍으로 다리를 잃게 된 상황에서 오종기의 모든 복수는 한영민에게 다가가 있습니다.

진정성이란 손톱만큼도 없는 한영민은 스스로 만들어낸 이미지를 통해 영웅이 되고 가파른 승진으로 전쟁 중 가장 평화롭고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마치 권력에 취한 소수의 권려자의 모습을 닮은 듯한 한영민의 모습은 울분과 함께 씁쓸함으로 다가옵니다.

오종기와 함께 한영민의 영웅 만들기 다큐멘터리에 참여해 다쳤던 박문호가 그들이 있는 병원으로 오면서 그의 결심은 더욱 굳어집니다. 정상을 되찾은 듯한 박문호는 잠자리에 든 상태에서 작은 소리에 놀라 깨어나 미친 듯이 공포를 호소하는 모습 속에는 전쟁이 가져온 트라우마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하는 전쟁 희생자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자신들을 사지에 몰아넣은 채 홀로 호의호식하고 있는 한영민에 대한 증오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극대화되어가고 언제라도 기회가 닿으면 그를 죽이려는 오종기는 과연 자신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요? 역사는 그렇게 비열하게 타인을 짓밟고 일어선 자들에게 기회를 줘왔습니다.

진정 자신을 희생하고 타인을 살리던 이들은 이름만이 남겨진 채 고통 속으로 죽어가야만 했지만 사리사욕에 눈멀고 자신의 안위만이 전부였던 이들의 어설픈 입놀림은 대중을 휘어잡는 능력으로 다가가며 모든 권력을 쥐게 만드는 마법으로 작용하곤 했습니다.

역사는 승자의 몫이고 그 승자가 올바르고 정당한 방법이 아닌 가증스럽고 비열한 방법으로 취한 것이라 해도 그 역사는 언제나 승자의 편이었습니다. 과연 한영민에 대한 오종기의 복수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가장 비열한 방법으로 살아남은 한영민은 결코 죽지 않을 겁니다.

그는 그렇게 전쟁영웅이 되어 평화를 찾은 대한민국에 고위관료를 지내며 자신과 소수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를 이용해 가증스러운 영웅으로 환대받고 대접받으며 자손만대 호화로운 삶으로 행복을 추구했을 겁니다. 우리의 역사가 그러하기도 하니 말이지요.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자신만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사람은 역사 속에서 영원불명한 생명력을 얻고,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해 목숨까지 던진 진정한 영웅들은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로 사라져 가버린 것이 바로 전쟁이고 우리가 살아왔던 그리고 살아갈 모습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홀로 자신의 세계에 갇혀 살아가는 장우를 위해 태호는 자신이 간직했던 반지도 버리고 수연을 데려옵니다. 자신을 과거의 기억 속에 가둬버린 장우를 깨울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수연의 등장은 행복이라기보다는 잔인한 마지막을 위한 서곡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정의를 울부짖지만 항상 정의는 약자의 편일뿐이고 강자는 언제나 부정과 거짓의 몫인가 봅니다. 그런 거짓과 부정이 지배하는 세상이기에 언제나 많은 이들은 정의를 울부짖는 것이겠지요. 전쟁은 그렇게 여전히 우리의 주변을 감싸고 있고 그 전쟁의 트라우마에 갇힌 수많은 이들은 오늘도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위한 전쟁이고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모호한 소수의 권력자들을 위한 전쟁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는 잔인함일 뿐입니다. 장우를 미치게 만든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소모적이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전쟁이라는 그 지독한 상황에 처한 그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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