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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부작으로 만들어진 전쟁 드라마 <로드 넘버 원>이 첫 방송을 마쳤습니다. 한국전이 가지는 독특함 속에서 전쟁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주느냐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전쟁을 여전히 권력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이들과 전쟁은 더 이상 무의미함을 이야기하는 이들과의 간극이 이 드라마에서 어떤 식으로 보여주느냐는 작품에 대한 평가와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독한 운명이 만들어낸 전쟁의 상혼, 무엇을 말할 것인가?
1. 운명을 바꿔 놓은 전쟁
과거 전우의 묘비를 찾아 참회를 하는 인물을 통해 과거 속으로 들어서며 그들은 민족상전의 비극이 일어나던 가장 참혹한 시절로 돌아갑니다. 1948년 전쟁이 일어나기 2년 전 빨치산을 소탕하는 작전에 참여한 주인공 장우의 모습이 작은 전투 장면으로 보여 집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그가 떠올린 이미지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 수연이었습니다. 여전히 주종관계가 남아있던 시골 마을에서 주인집에서 기거하며 살아가던 장우는 주인집 도련님과 아가씨들의 가방을 들어다주고 개울 징검다리를 직접 만들어주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장우가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수연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수시로 수연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것만으로 행복한 그는 목욕중인 수연의 모습을 그리다 걸려 손등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습니다. 군인이 총을 사용하는 것도 힘겨울 정도로 그에게 남겨진 상처는 그의 모든 것을 상징합니다.
자신의 손에 깊은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수연에 대한 사랑을 버릴 수 없다는 장우의 모습은 수연의 마음을 흔들고 그들은 그렇게 연인이 됩니다. 성장해서도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그들이 지독한 운명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하게 된 동기는 장우의 군 입대였습니다.
뭔가 특별한 사명감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수연의 학비를 대고 아버지를 모시고 함께 살기 위해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군 입대였습니다. 죽어도 보내고 싶지 않은 남자를 어렵게 보낸 수연에게 지독하게도 전사했다는 통보가 전해집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수연에게 다가온 태호는 비극적인 운명을 위한 시작을 알립니다. 전사한 과거의 남자를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여인에게 첫 눈에 반해버린 장교 신태호는 지극 정성으로 결혼을 하게 됩니다. 6월 25일 결혼식을 앞두고 마음이 들뜬 그는 죽은 줄 알았던 장우의 등장으로 혼란 속에 빠져듭니다.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낸 이들의 지독한 운명은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선택하라고 강요한 6.25 전쟁 속 민중들의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소수의 권력자들에 탐욕으로 만들어진 전쟁은 생명뿐 아니라 살아있는 이들의 정신마저도 철저하게 파괴하고 있듯 그들의 삶도 그렇게 파괴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최전방 마을의 다리를 언제라도 파괴하기 위해 폭탄을 준비하려는 국군들은 빨치산들의 기습작전으로 커다란 희생을 당합니다. 철저한 기밀을 요하는 작전이 노출될 수 없는 상황에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존재는 바로 자신과 결혼을 앞둔 수연이었습니다.
수연의 병원으로 찾아간 그곳에서 태호는 절망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사랑했던 수연이 남로 당원이었음을 알게 되고 그들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지독한 운명임을 확인하게 되지요. 엇갈리는 운명 속에서 태호는 수연을 버리고 장우는 그녀를 살립니다.
2. 식상함인가 익숙함을 위한 설정인가?
<로드 넘버 원>은 국내에서 방송되었던 전쟁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익숙함을 모두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전쟁이라는 큰 틀 속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배치하고 그 사랑에 울고 전쟁에 우는 남녀의 아픔이 강하게 드라마를 지배할 수밖에 없음은 식상함 혹은 익숙함입니다.
주종관계의 남녀가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잘못된 전사 통지는 또 다른 운명의 틀을 만들어 지독한 관계를 형성하게 합니다. 그런 과정들과 설정들이 탄력을 받고 의미 있게 다가오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특별함이 존재해야 합니다.
주종관계의 사랑은 철저하게 수연이 마음을 열고 받아줬기에 가능한 사랑이었고 성장해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은 필연적인 우연이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이런 상황이 한 회에 모두 정리가 되며 그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드라마처럼 어린 시절의 내용들을 몇 회 배치해 그들의 관계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구구절절 설명한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식상함을 버리고 그들은 최소화한 장면들을 통해 그들의 관계를 정리해냈습니다. 이 부분은 마지막까지도 논란이 될 수 있겠지만 어떻게 설명을 하더라도 주종관계의 연인화는 식상함이라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남로당원이 된 수혁과 수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이 또 다른 논란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이는 연인 관계를 설명하는 방식과 동일한 형식으로 설명을 했기 때문이지요. 철저한 주종관계 신봉자였던 수혁이 인민 해방을 모토로 하는 남로당원이 되었다는 것을 쉽게 납득할 수 없습니다.
폐병을 앓고 있는 수혁은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장우에게 아버지를 모시고 가라며 더 이상은 종이 아니라는 말로 그들의 변화된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여동생인 수연에게서 멀어지라는 말도 빼놓지 않습니다.
수혁이라는 존재는 특별한 사명감을 가진 존재라기보다는 현실 부적응이 낳은 선택쯤으로 보여 집니다. 그런 오빠의 권유로 시작한 독서모임이 남로당원이 되는 과정임을 알지 못했던 수연에게 이념은 의미 없어 보입니다. 이념보다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는 존재입니다.
장우가 이념을 따라 군 입대를 한 것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가기 위해 선택했듯 수연 역시 흑과 백의 논리 속에 스며들어 어느 하나의 이념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많은 식상함과 아쉬움이 점철된 <로드 넘버 원> 1회를 보며 그나마 가능성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행보가 이념 논쟁으로 이끌지 않고 전쟁의 참혹함이 인간을 얼마나 파괴하는지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지요.
첫 회 보여준 <로드 넘버 원>은 기존 특정 전쟁 영화와 드라마들에 대한 형식의 오마주이거나 도용으로 보입니다. 장면들에 대한 유사성이 언급되면 이는 '오마주'라고 밝히지 않는 한 '도용'이 될 수밖에는 없겠지요. 내용을 이끌어가기 위해 중요하게 사용하는 장면들의 유사성은 창작자의 한계이자 아쉬움으로 남겨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식상할 수도 있는 장면들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도 이 작품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미 BOB나 퍼시픽을 통해 전쟁 드라마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무한 비교를 당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100% 사전 제작된 이 드라마는 국내 드라마 시장에 새로운 형식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드라마의 성패는 향후 사전 제작의 활성화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과연 그들이 전쟁이라는 참혹함 속에서 식상한 이념 논쟁과 편 가르기에 앞장설지 아니면, 전쟁의 잔혹함과 허무함을 고발하며 전쟁 무용론을 이야기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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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운명이 만들어낸 전쟁의 상혼, 무엇을 말할 것인가?
1. 운명을 바꿔 놓은 전쟁
과거 전우의 묘비를 찾아 참회를 하는 인물을 통해 과거 속으로 들어서며 그들은 민족상전의 비극이 일어나던 가장 참혹한 시절로 돌아갑니다. 1948년 전쟁이 일어나기 2년 전 빨치산을 소탕하는 작전에 참여한 주인공 장우의 모습이 작은 전투 장면으로 보여 집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그가 떠올린 이미지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여인 수연이었습니다. 여전히 주종관계가 남아있던 시골 마을에서 주인집에서 기거하며 살아가던 장우는 주인집 도련님과 아가씨들의 가방을 들어다주고 개울 징검다리를 직접 만들어주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럼에도 장우가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수연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수시로 수연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것만으로 행복한 그는 목욕중인 수연의 모습을 그리다 걸려 손등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습니다. 군인이 총을 사용하는 것도 힘겨울 정도로 그에게 남겨진 상처는 그의 모든 것을 상징합니다.
자신의 손에 깊은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수연에 대한 사랑을 버릴 수 없다는 장우의 모습은 수연의 마음을 흔들고 그들은 그렇게 연인이 됩니다. 성장해서도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그들이 지독한 운명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하게 된 동기는 장우의 군 입대였습니다.
뭔가 특별한 사명감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수연의 학비를 대고 아버지를 모시고 함께 살기 위해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군 입대였습니다. 죽어도 보내고 싶지 않은 남자를 어렵게 보낸 수연에게 지독하게도 전사했다는 통보가 전해집니다.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수연에게 다가온 태호는 비극적인 운명을 위한 시작을 알립니다. 전사한 과거의 남자를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여인에게 첫 눈에 반해버린 장교 신태호는 지극 정성으로 결혼을 하게 됩니다. 6월 25일 결혼식을 앞두고 마음이 들뜬 그는 죽은 줄 알았던 장우의 등장으로 혼란 속에 빠져듭니다.
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낸 이들의 지독한 운명은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선택하라고 강요한 6.25 전쟁 속 민중들의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소수의 권력자들에 탐욕으로 만들어진 전쟁은 생명뿐 아니라 살아있는 이들의 정신마저도 철저하게 파괴하고 있듯 그들의 삶도 그렇게 파괴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최전방 마을의 다리를 언제라도 파괴하기 위해 폭탄을 준비하려는 국군들은 빨치산들의 기습작전으로 커다란 희생을 당합니다. 철저한 기밀을 요하는 작전이 노출될 수 없는 상황에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존재는 바로 자신과 결혼을 앞둔 수연이었습니다.
수연의 병원으로 찾아간 그곳에서 태호는 절망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신이 그렇게 사랑했던 수연이 남로 당원이었음을 알게 되고 그들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지독한 운명임을 확인하게 되지요. 엇갈리는 운명 속에서 태호는 수연을 버리고 장우는 그녀를 살립니다.
2. 식상함인가 익숙함을 위한 설정인가?
<로드 넘버 원>은 국내에서 방송되었던 전쟁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익숙함을 모두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전쟁이라는 큰 틀 속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배치하고 그 사랑에 울고 전쟁에 우는 남녀의 아픔이 강하게 드라마를 지배할 수밖에 없음은 식상함 혹은 익숙함입니다.
주종관계의 남녀가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잘못된 전사 통지는 또 다른 운명의 틀을 만들어 지독한 관계를 형성하게 합니다. 그런 과정들과 설정들이 탄력을 받고 의미 있게 다가오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특별함이 존재해야 합니다.
주종관계의 사랑은 철저하게 수연이 마음을 열고 받아줬기에 가능한 사랑이었고 성장해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은 필연적인 우연이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이런 상황이 한 회에 모두 정리가 되며 그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드라마처럼 어린 시절의 내용들을 몇 회 배치해 그들의 관계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음을 구구절절 설명한다면 좋았겠지만 그런 식상함을 버리고 그들은 최소화한 장면들을 통해 그들의 관계를 정리해냈습니다. 이 부분은 마지막까지도 논란이 될 수 있겠지만 어떻게 설명을 하더라도 주종관계의 연인화는 식상함이라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남로당원이 된 수혁과 수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이 또 다른 논란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이는 연인 관계를 설명하는 방식과 동일한 형식으로 설명을 했기 때문이지요. 철저한 주종관계 신봉자였던 수혁이 인민 해방을 모토로 하는 남로당원이 되었다는 것을 쉽게 납득할 수 없습니다.
폐병을 앓고 있는 수혁은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장우에게 아버지를 모시고 가라며 더 이상은 종이 아니라는 말로 그들의 변화된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여동생인 수연에게서 멀어지라는 말도 빼놓지 않습니다.
수혁이라는 존재는 특별한 사명감을 가진 존재라기보다는 현실 부적응이 낳은 선택쯤으로 보여 집니다. 그런 오빠의 권유로 시작한 독서모임이 남로당원이 되는 과정임을 알지 못했던 수연에게 이념은 의미 없어 보입니다. 이념보다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는 존재입니다.
장우가 이념을 따라 군 입대를 한 것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 살아가기 위해 선택했듯 수연 역시 흑과 백의 논리 속에 스며들어 어느 하나의 이념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많은 식상함과 아쉬움이 점철된 <로드 넘버 원> 1회를 보며 그나마 가능성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행보가 이념 논쟁으로 이끌지 않고 전쟁의 참혹함이 인간을 얼마나 파괴하는지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지요.
첫 회 보여준 <로드 넘버 원>은 기존 특정 전쟁 영화와 드라마들에 대한 형식의 오마주이거나 도용으로 보입니다. 장면들에 대한 유사성이 언급되면 이는 '오마주'라고 밝히지 않는 한 '도용'이 될 수밖에는 없겠지요. 내용을 이끌어가기 위해 중요하게 사용하는 장면들의 유사성은 창작자의 한계이자 아쉬움으로 남겨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식상할 수도 있는 장면들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도 이 작품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미 BOB나 퍼시픽을 통해 전쟁 드라마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무한 비교를 당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100% 사전 제작된 이 드라마는 국내 드라마 시장에 새로운 형식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드라마의 성패는 향후 사전 제작의 활성화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과연 그들이 전쟁이라는 참혹함 속에서 식상한 이념 논쟁과 편 가르기에 앞장설지 아니면, 전쟁의 잔혹함과 허무함을 고발하며 전쟁 무용론을 이야기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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