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실체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바름이 과거에 살던 집의 화단에 지하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1년 전 벌어졌던 살인사건과 관련된 사진들이 도배되어 있었고, 큰 통 안에는 사체로 보이는 무언가가 존재했다.
바름의 집 지하실은 살인을 이어온 자의 아지트였다.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과연 그곳이 그의 공간이었을까? 하는 의문도 들기는 한다. 물론 성당에서 벌어진 상황을 생각해보면 바름은 자신의 행동도 기억하지 못한 채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고 신부가 사망한 현장에 도착한 봉이가 누군가와 맞서 싸우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 과정에서 칼을 휘두르다 상처를 냈다. 왼쪽 팔에 상처가 났다는 말과 바름의 팔에 칼에 베인 상처가 존재한다는 것은 현장에서 대결한 인물이 바름과 봉이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14회에서는 고양이 살인범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외국 다큐에서도 자주 등장하기는 하지만, 고양이 살인마는 결국 인간을 사냥할 수밖에 없다. 손쉽게 자신이 제압할 수 있는 동물들로 시작해 결국은 인간을 죽이는 살인마로 성장해간다는 것은 이미 연구 자료로도 나온 결과이기도 하니 말이다.
홍주의 팀에 합류한 봉이는 모두가 외면하는 어린 탐정을 만났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친구 할머니가 고양이 살인마로 오해받고 있어 이를 풀어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봉이 목걸이를 유심히 바라봤다. 아름다운 모양의 그 목걸이는 바름이 선물한 것이었다.
결혼을 생각하며 만든 그 목걸이의 문제는 어린 탐정인 명고남이 뭔가를 알아챘다는 점이다. 그가 확신한 것은 그 목걸이는 고양이 이빨로 만든 것이라는 점이다. 고남이가 누군가를 의심했다. 그건 정육점 사장이었다.
그가 우연히 정육점 사장의 집에 들어가 열쇠로 연 판도라의 상자를 보고 고양이 살인범이 누구인지 알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은 바름이 추적을 하며 얻은 결과였다. 고남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를 찾은 것은 대니얼 박사가 다음 타깃인 최상위 프러데터라고 알려줬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착실한 존재로 알려진 정육점 사장이 바로 그 인물이었다. 고남이가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급식실에서 끔찍한 짓을 벌였다. 아이에게 세제 원액을 부어 죽기 직전으로 몰아갔다. 해당 파출소에서는 단순 사고로 취급했다.
무치가 현장에 도착해 확인한 현장은 사고일 수가 없었다. 사고라면 원액이 넓게 퍼져야 하지만, 사건 현장에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뿌린 것처럼 흔적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름은 보다 적극적으로 접근해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고양이를 죽였다는 이유로 아이까지 죽이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그리고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가져간 열쇠가 모든 것의 비밀이었다. 사건 현장에서 떨어트린 열쇠. 그리고 그 할머니는 사건 현장에서 사건을 목격한 인물이기도 하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경찰은 이 할머니의 증언을 무시했다. 치매에 걸렸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리고 바름이 확인한 범죄 사실은 끔찍했다. 정육점 사장의 집에서 발견된 증거는 과거 어린아이를 불에 태워죽인 범인들에 대한 증거들이 가득했다.
현재는 주유소 사장인 자와 정육점 사장은 그렇게 과거 어린아이를 납치해 끔찍한 짓을 벌인 범인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고양이 이빨로 물건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는 봉이에게 준 목걸이가 바로 고양이 이빨로 만든 조각품이라는 사실도 뒤늦게 깨닫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악랄하게 아이를 살해한 이 자에 대해서 바름의 선택은 하나였다. 그대로 되갚아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분이 이상했다. 처음 아동성범죄자를 잡았을 때는 속이 후련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런 기분은 일종의 죄책감일 수도 있다.
그저 모두 죽이지 않고 주유소 사장이 정육점 사장을 죽인 것으로 트릭을 썼다. 직접 살인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바름은 생각했으니 말이다. 이는 곧 바름의 변화를 의미한다.
문제는 이런 바름의 선택을 방해하는 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니얼 박사가 모종의 실험을 하고 있음은 명확하다. 그가 비서실장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망한 것으로 포장했는지, 아니면 한서준을 피하기 위함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대니얼 박사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바름의 이모가 진짜라면 그 역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미국으로 간다는 말은 거짓말이었고, 이모부라는 인물 역시 감시자였다. 그들이 대니얼 박사와 연루되었는지, 아니면 비서실장의 지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둘 다 연결된 존재일 수도 있다.
사망한 형 생일날 바름의 집을 찾은 무치는 내 동생하라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 바름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의형제가 된 그날이 문제였다. 이후 바름의 집에서 고 신부의 목걸이와 봉이 할머니 브러치가 발견되었다.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심어놓은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바름은 과거 살던 집으로 향했고, 그 문제의 화단 밑에 비밀 공간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여기에 유일한 생존자인 치국이 깨어났다는 소식까지 듣게 된다. 살인마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치국으로 인해 불안해지는 바름의 모습은 무엇을 의미할까?
바름이 모든 사건의 주범이라면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명쾌해진다. 이미 바름이 재훈이라는 사실은 명확했다. 다만, 그가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밀 공간이 발견되면서 모든 것은 바름이 사이코 연쇄살인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바름이 범인일 수도 있지만, 흐름상 보면 바름은 그저 요한과 함께 실험쥐에 불과하다. 그들이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누군가 행한 살인을 자신이 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들은 기억이 조작되었고, 무엇이 진실인지도 명확하게 깨닫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서준과 대니얼, 그리고 비서실장으로 이어지는 그 관계 속에 모든 진실은 담겨 있다. 그리고 바름은 이 상황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여부와 진실을 찾아낼 수 있을지에 모아질 수밖에 없다. 너무 꼬아버린 이야기는 그래서 시청자들을 힘겹게 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드러난 진실 속 진실은 어떻게 드러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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