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이식 수술을 통해 사이코패스가 되었다는 설명만 이어졌던 <마우스> 9회는 아쉬웠다. 물론, 9회가 끝나기 전 파격적인 엔딩을 선사하며 다시 분위기를 되살리려 노력했지만, 작가 놀이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신이 되려는 남자가 연쇄살인마가 되었고, 그렇게 주인공의 뇌 이식을 통해 그마저 연쇄살인마로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 모든 것들도 그저 반전을 위한 하나의 포석으로 보일 수밖에 없기도 하다. 한서준이 한 발언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볼 수도 없으니 말이다.
천재 의사가 등장하고 뇌이식을 통해 전혀 다른 인격을 만들어냈다는 상황이 되면 이제 논리적인 전개는 불가능하다. 신이 등장하는데 기본 논리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무수히 많은 떡밥들을 던져놓고 말로 간단히 정리하는 상황은 작가로서는 최악이다.
상황이 아닌 대사로 모든 과정들을 정리하는 방식은 너무 쉽다. 그저 그게 답이라고 주장하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천재였던 사이코패스가 뇌 이식 수술에 관심을 가졌다. 이런 와중에 불쌍한 천재를 도왔는데, 그가 자신의 능력을 뛰어넘는 상황이 찾아왔다.
분노와 열등감은 결국 살인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쥐를 가지고 실험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이제는 사람으로 직접 실험을 하겠다는 의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뇌의 일부인 전두엽을 다른 이에게 옮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에게는 이런 뇌이식이 이뤄진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영화에서 심장 이식만으로도 살인마의 영혼이 이어져 살인 행위를 한다는 설정도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그저 전두엽 하나로 모든 것들을 '퉁
치는' 작가의 행태를 비난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신이 되려 한 천재가 벌인 이 사악한 놀이에 희생양이 되는 것은 누구일까? 수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그는 반성조차 하지 않고 있다. 자신이 한 행동이 결국 인간을 살리는 이유가 된다는 논리다. 비서실장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바름을 살려야 했다.
이 와중에 누군지 밝히지 않은 이가 테이프를 보냈고, 그 안에는 한서준이 뇌수술을 하는 과정이 담겨 있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정바름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제안을 했다. 한서준은 자유를 원했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며 무릎을 꿇은 비서실장에게 조롱만 하던 한서준은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꿨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한서준은 수술에 동의했고, 성요한의 전두엽을 절제해 이식에 성공했다. 친자라고 알려진 성요한을 희생시켜 정바름을 살려낸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을 알려진 한서준의 의도는 무엇일까?
무치는 한서준을 제거하겠다며, 누명을 쓰고 유치장에 갇히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바름은 한서준이 알려준 비밀 연구실을 찾는다. 그곳에서 매듭이 있는 머리끈을 발견하게 되고, 우재필 사건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밝혀낸다.
박 팀장의 딸은 살아있고, 당시 실종되었던 유일한 아동인 정만호의 딸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그리고 정만호가 바로 진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고무치는 교도소가 아닌 다시 풀려나는 신세가 된다.
한서준이 자유를 줄 수 없다는 상황에서도 수술을 하게 된 것은 무슨 방법인지 알 수 없지만, 정바름이 자신의 친자라는 것을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 모든 것들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상황들이다 보니, 작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알 길이 없다.
몰아넣었다고 한꺼번에 말로 풀어 이랬습니다. 라고 정리하는 하수의 작법을 다시 보인다면 드라마 <마우스>는 재미없는 범죄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9회 새로운 전개를 기대했던 시청자들로서는 황당했을 듯하다. 물론, 이런 설명이 반가운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수수께끼 같았던 상황들이 장황한 설명으로 이해될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설명으로 정리하는 방식은 최악이다. 극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여기에 절대적인 능력을 가진 신이 되고 싶은 살인마가 등장하며 논리마저 사라진 상황들은 작가 맘대로의 세상으로 진입하는 이유가 된다.
한서준은 박 팀장의 친딸인 박현수를 자신의 살인을 돕는 용도로 사용했다. 그리고 홍주가 바로 어린 현수였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그저 눈치로 이 모든 것들을 알아내는 신이 되고 픈 살인마에게 모든 것들은 너무 쉽기만 하다.
정바름에게 성요한의 전두엽을 이식시킨 것을 무기 삼아 그를 조정한다는 설정도 기묘하기는 마찬가지다. 전두엽을 이식시켜 성요한이 가졌던 모든 성향들을 정바름이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설정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명확하다.
살인 본능이 살아나 고양이를 죽이고, 자신을 찾아온 고무치를 목 조르고 돌로 쳐서 죽이는 과정이 정상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과정을 목격한 오봉이마저 제거했을까? 막가는 이야기 속에 정바름이라는 인물에 대한 가치 역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저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가 된다는 설정이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은 것은 너무 뻔해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면죄부도 주어졌다. 본래 착실한 아이였는데 살인자의 뇌를 받아 살인마가 되었으니, 그가 나쁜 것은 아니라는 작가의 논리가 존재하니 말이다.
상상인지, 아니면 실제 고무치와 오봉이를 제거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여기에 홍주는 요한의 아이를 낳아 홀로 키우고 있다. 성요한이 누구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박 팀장의 친딸인 홍주가 향후 어떤 역할을 할지도 알 수 없다.
한서준을 밖으로 빼내지 않고, 고무치를 제거하는 방식은 파격이기는 하다. 16부작인지, 20부작인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방식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너무 파격에만 집착해서 마구잡이로 사망자를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바름은 자신도 모르게 잔인한 살인 그림을 그리는 등 살인마 본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고무치를 죽이고 이를 목격한 오봉이마저 제거했을지도 모른다. 주요 등장인물들을 제거하며 새로운 인물들로 대처하겠다는 심사인지 모르지만, 이미 논리적 전개에 따른 기대는 사라졌다.
오직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살인마들의 이야기로 전락해버린 <마우스>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11회 방송될 다음 주 한 회를 쉬고 그동안 떡밥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공지했다. 작가 스스로도 정리가 안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상황에서 정리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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