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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예능의 신-패러디 진수 보인 빨간 망토 하하와 여섯 늑대

by 자이미 2010.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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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은 하하의 2년 공백을 메우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공부의 신>을 패러디 한 '예능의 신'을 통해 기존 멤버와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익히고, 예능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 동안 하하는 <무한도전>에 안착을 했을까요?

빨간 망토 하하와 여섯 늑대들


1. 공부의 신 패러디한 '예능의 신' 하하의 복귀를 알리다

기본적으로 '예능의 신'은 <공부의 신>을 패러디했습니다. 각각의 신들이 2년 만에 돌아온 과거 멤버에게 급변하는 방송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신의 특기들을 알려주는 형식은 따뜻한 배려의 시작이었죠. 의외는 그런 멤버들에게 다그치듯 혹은 과도한 공격성을 보인 하하의 모습은 과거 2년 전 '폭로 전문 기자 하하'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진부한 우려먹기 식 과거 모습 재현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었고 첫 녹화에 과도한 설정이 그를 궁지로 몰아넣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었습니다. 전체 멤버 구성상 막내인 하하의 과도한 월권과 몰아붙이기는 그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고 해도 시청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지요.

하하가 오늘  보여준 모습은 철저하게 자신을 세우고 타 멤버들을 공격함으로서, 분명한 선을 그어 호불호가 확실해 질 수밖에 없도록 유도했습니다. 그런 극단적인 평가 유도는 아이러니하게 하하를 무도에 안착하게 해주는 역할이 될 듯합니다. 이는 하하도 무도도 원하는 방식이니 말이지요. 기존의 멤버들과는 달리 '무식해서 용감한 하하'의 등장은 <무한도전>을 좀 더 무식하게 하거나 용감하게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하하에게 예능감을 키워준다는 취지로 진행된 이번 방송은 사실 하하를 통해 그동안 무도 멤버들을 중간 점검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예능을 가르치려는 멤버들에게 하하의 일침은 김태호 PD가 하하를 평했던 '프로듀서의 시각을 가진 연예인'이라는 평가를 적극적으로 활용이었습니다. '무식과 용감'이라는 키를 쥐고 영악한 아이 같은 감성으로 독설을 내뿜는 하하의 캐릭터는 다른 멤버들에게 없는 독특함입니다. 

변하지 않고 정체되는 기존 멤버들에게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하하는 철저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극대화해 멤버들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유재석이 갈등 해결과 조율을 책임지는 진행자라면 하하는 갈등을 조장하고 분쟁을 극대화함으로서 재미(재미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자임합니다.

김태호 PD가 2010년은 재미에 치중을 하겠다는 이야기는 곧 하하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 <무한도전>에 다양한 재미를 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지요. 그리고 그런 바람이 모두 드러난 것이 바로 '예능의 신'이었습니다. 자기 스스로 기획안을 가지고 나온 하하는, 1) 우결 출연-유인나or은정 2) 자리 재배치 3) 보도기능강화 4)천하태평 족구단 은 모두 실현 가능한 프로그램입니다.

우결에 출연하는 것이 아닌 우결의 형식을 빌린 특집이 가능합니다. 자리 재배치는 <무한도전>의 현재를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방식이기에 하하의 등장은 곧 새로운 경쟁의 시작이라 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폭로전에 능한 하하의 폭탄 발언들은 멤버들 간의 긴장감을 조장하며 다양한 역학 관계를 구축해줍니다.

족구단은 어떤 형태로든 패러디가 가능한 방식이기에 전체적으로 터무니없는 기획 안은 아닌 것으로 보여 집니다. 기획할 수 있는 '프로듀서 같은 연예인'이라는 태호 PD의 말처럼 하하는 <무한도전>에 실보다는 득이 될 듯합니다.

2. 동화 패러디의 진수

그들이 택한 추격전은 <무한도전>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를 통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한 선택이지요. 목표를 던지고 알아서 하라는 그들의 방식은 이미 여러 번의 특집을 통해 충분하게 검증된 재미니 말입니다. 알아서 합종연횡을 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는 각자의 캐릭터가 극대화되고 현실과 버라이어티 사이의 미묘한 간극을 오가며 보여주는 재미는 <무하도전>팬들에게는 레전드화 되어있습니다.

급변하는 방송 환경 속에서 2년 만의 복귀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습니다. 김종민 뿐 아니라 다양한 연예인들의 방송 복귀가 이슈화되며 시작은 했지만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님은 이미 그들의 부적응에 가까운 답보로 증명되었으니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무한도전>이 던진 동화 패러디는 역시라는 탄성을 불러옵니다.

하하 복귀를 위해 <무한도전>이 선택한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공부의 신>과 그림 형제의 유명한 동화 '빨간 두건 Le Petit Chaperon rouge'이었습니다. 많이들 알고 계시듯 구전으로 떠도는 것을 다양한 작가들이 동화로 엮은 것이지요. 국내에 널리 알려진 것은 당연하게도 유명한 동화작가인 그림 형제 판본입니다.

아픈 할머니에게 드릴 음식을 가지고 가는 빨간 두건을 쓴 소녀를 보고 늑대는 잡아먹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 할머니 집에 도착해 할머니를 잡아먹고 소녀를 기다립니다. 그렇게 할머니 집에 도착한 소녀를 맞이하는 할머니와 달라진 할머니에 당황하는 소녀의 상황 속에서 동화 최고 반전은 마지막 대사였습니다.

"할머니 이빨이 왜 이렇게 커요?"라는 소녀에게 늑대는 "널 잡아먹기 위해서"라며 늑대로 돌변해 소녀를 집어 삼키는 장면은 이 구전 동화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물론 뒤늦게 도착한 사냥꾼이 늑대를 죽이고 뱃속의 할머니와 소녀를 구하며 마무리되지만 잔혹 동화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명작이었습니다.

이런 고전을 하하 복귀에 활용한 <무한도전>은 역시 영특했습니다. 김종민이 소집해제와 함께 왁자지껄하게 프로그램에 합류하듯 하하도 곧바로 무도와 함께 했습니다. 다만 이를 언론 플레이와 즉각적인 방송이 아닌 철저한 계산속에 짜여 진 패러디 속으로 밀어 넣었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빨간 망토를 하고 엄마의 지시대로 떡을 가지고 MBC 예능국장을 찾아가는 하하와 그가 가지고 가는 떡을 제일 먼저 빼앗아 먹는 자가 승자인 게임의 룰은 '하하 쟁탈전'을 이끕니다. 유재석의 하하 확보와 '무한재석교' 하하의 배신 등은 패러디의 재미를 한껏 올려주었죠. 

2년 전 국장이 근무하던 여의도로 향하는 하하의 오래된 습관은 멤버들을 혼란에 빠트립니다. 설왕설래하며 벌이는 추격전은 여리지만 영특한 소녀 하하와 떡에만 관심 있는 여섯 늑대들의 탐욕만 넘실될 뿐이었죠. 결과적으로 사라진 국장과 늑대에 포위되어 빼앗긴 떡의 진실은 동화가 던져준 반전의 재미를 넘어서는 재미였습니다.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떡은 다름 아닌 고추냉이 떡 이였다는 반전은 역시 무도답다 라는 생각을 하게 했죠. 동화의 반전을 패러디를 통해 이토록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동화 패러디를 통해 변화된 '예능'을 몸소 체험하게 하고 이를 분석하고 이해를 도모함으로서, 다시 하나 된 하하의 복귀를 환영하는 그들의 모습이 즐겁게 다가왔습니다.

예능감이 떨어질 수 있었던 과거 멤버, 시청자들의 시선에서 벗어났던 하하를 효과적으로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봐도 오늘 보여준 <무한도전>의 방식을 능가하는 것은 없을 정도로 탁월한 재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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