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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한글 특집 유치원생들에게 배우는 언어사용법,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 잡았다

by 자이미 2014.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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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위한 무한도전의 특집은 역시 무도다웠습니다. 현재 10대들의 언어 사용현황을 알아보고, 자신들의 언어습관까지 들여다보는 현실 속에서 우리를 돌아보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편집상의 아쉬운 실수가 있기는 했지만, 400회를 앞둔 무한도전의 한글 특집은 그들다웠습니다. 

 

은어가 지배한 대한민국;

한글날 돌아본 한글 사용현실, 한글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한 무도 특집

 

 

 

 

한글은 전 세계 그 어떤 언어보다 탁월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언어들 중 어떤 식으로 만들어졌는지가 명확하게 문서화되어 있는 가장 체계적인 언어라는 사실만으로도 큰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위대한 한글이 하지만 위태롭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현재입니다.

 

10대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은 다른 세대들이 사용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더욱 과거와 달리 톡 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그들끼리 사용하는 언어들은 그들만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얼핏 보면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이 무엇을 위미하는지 알 수가 없게 만드는 상황은 재미보다는 언어파괴라는 점에서 심각함으로 다가옵니다.

 

은어들을 사용하고 축약해서 자신들만의 언어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 우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어느 나라에나 그 세대들끼리 통하는 은어나 축어들은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그저 단순한 유행이라고 치부하기에는 10대들의 은어들은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중학생들과 단체 톡에서 신분을 속이고 그들과 소통을 하는 과정은 현재 10대들의 은어들이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 알 수 있게 했습니다. 그나마 남자들이 아니라 거친 단어들이 쏟아지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톡을 하기 전 제작진들에게 10대들의 은어들을 확인하며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저 무도 멤버들만은 아니었습니다. 10대들의 은어들을 잘 몰랐던 시청자들에게도 이들의 언어들은 파괴적일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아저씨들이 10대 여학생들과 대화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고, 제작진들이 알려준 은어들을 적극 활용하며 버티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모든 은어들을 총동원해서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해보지만 이내 한계에 달한 무도 멤버들은 자신들을 통해 관심을 이끄는 방법을 취하고 말았습니다.

 

 

10대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을 직접 체험한 무도에게는 이것은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분명한 세대 차이를 느끼며 한글의 중요성을 확인한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단계별 테스트였습니다. 외국인들을 시작으로 유치원생부터 대학생들까지 세대별 한글 시험은 자주 사용하면서도 쉽게 틀릴 수 있는 한글 시험이었습니다.

 

외국인들과 수준이 같아진 정형돈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전부인 무도의 한글 사용 수준은 처참했습니다. 단 한 명도 중학교 수준으로 올라가지 못할 정도로 그들의 한글은 분명한 한계였습니다. 한글을 자주 쓸 수밖에 없는 기자들과 같은 직업이 아니라면 쉽게 실수를 할 수밖에 없는 단어들은 무도 멤버들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혼란스러운 질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작진들이 준비한 단계별 한글 실험은 무도 멤버들이 외국인들의 한국어학당과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그들이 향했습니다. 그들 수준의 언어를 사용하는 그들이 직접 현장에서 함께 한글에 대해 배워보는 과정은 그 자체로도 재미와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가장 명확하고 정확하게 한글을 배우고 활용하는 외국인들의 수업은 초급 수준일 수밖에 없었지만 가장 효과적으로 한글을 되돌아보게 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모르기 때문에 철저하게 한글의 원리부터 활용법까지 외국인들이 배우는 한글은 정형돈만이 아니라 우리도 함께 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유치원에서 모두의 환영을 받는 유재석은 역시 대단했습니다. 유치원생들마저 유재석을 환호하는 상황은 참 특별했으니 말입니다. 왜 국민MC라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유치원생들이 그 해답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유치원생들과 함께 하는 생활에서 유재석은 중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새삼스럽게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유치원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른들에게는 일상적인 언어사용이 아이들을 멍들게 한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들 역시 부모님들을 통해 배워가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언어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도 했습니다. 더욱 방송에서 바른 언어 사용이 왜 절실한지는 어린 유치원생들을 통해 알 수가 있었습니다.

 

유재석이 아이들을 보면서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 역시도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행하는 행동들을 모두 따라하며 자신의 것으로 익히는 아이들의 모습은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에게는 일상적인 행동들이 아이들이 하면 낯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유치원생들이 간식을 먹으며 "위하여"를 외치는 모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미디어와 생활 속에서 어른들의 언어와 습관들을 배우는 유치원생들의 모습은 결국 우리의 거울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충격이었습니다. 알면서도 잊고 있었던 아이들을 통해 배우는 우리의 습관들은 무한도전을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몰래카메라를 통해 평소 무도 멤버들이 어떤 언어들을 사용하는지 점검하는 상황도 흥미로웠습니다. 멤버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는 그들은 평소의 언어를 사용하며 즐거운 식사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모두 누군가가 보고 있었고, 이들의 비속어들을 정리하는 과정은 우리의 민낯을 보는 듯해서 뜨끔하기도 했습니다.

 

진정한 욕커로 인증된 박명수나 자연스럽게 비속어들을 활용하는 멤버들은 이번 몰카를 통해 자신들의 평소 언어습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방송용과 일상용으로서는 다른 언어들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그들은 갑작스러운 몰카로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시청자들에게도 자신들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400회 특집을 위해 기자 간담회를 했던 무도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400회 특집을 위해 파티를 하겠다는 제작진의 이야기에 멋지게 차려입고 나선 그들은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한글 시험을 통해 성공하면 상관없지만 실패하면 제작진들이 준비한 물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영원히 기억될 노홍철의 '잎아리'는 메아리처럼 지금도 귓전과 망막에 남겨진 상황에서 그들은 제작진들이 준비한 특별한 물속으로 들어가는 벌칙을 당해야만 했습니다. 단 한 명도 통과하지 못한 한글 단어 시험은 '한글날'을 맞이한 우리들의 현재를 돌아보게 하는 시험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는 말을 새삼 깨닫게 한 유치원생들을 언어 사용법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던져주었습니다. 스펀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아이들을 통해 우리가 어떤 언어습관을 가져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었으니 말입니다. '한글'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예능의 재미와 본래의 의미들을 만들어낸 무한도전은 뭘 해도 되는 이들이었습니다. 마지막에 편집 문제로 방송사고가 난 것이 옥에 티가 되기는 했지만 무한도전의 한글날 특집은 재미와 의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방송이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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