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174일만의 복귀, 환영보다는 응원이 필요한 이유

by 자이미 2012. 7. 22.
반응형

무려 174일 동안 이어진 파업을 마치고 임시 복귀한 노조로 인해 무한도전은 다시 정상 방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냥 행복할 수 없었던 이유는 완벽한 마무리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8월 김재철 사장의 퇴임을 생각하고 복귀한 그들이지만 정치판은 여전히 엉망이라는 점에서 확신을 가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들의 복귀는 환영이 아닌 응원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무한도전 복귀는 반갑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은 싸움을 위한 관심이 절실하다

 

 

 

 

 

무한도전이 토요일 오후 시간에 복귀한다는 소식만으로도 대단한 화제가 될 정도로 그들에 대한 관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파업 기간 중에도 사측에서 무한도전을 놓고 설전을 벌일 정도로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예능 이상의 파급력을 가진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174일 만에 정상 방송을 시작한 무한도전은 그 긴 시간을 고려해 '무한뉴스'를 통해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무도 팬들에게는 익숙한 이 방식은 방송이 아닌 뒷이야기를 전해준다는 점에서 항상 호평을 받았던 내용이었습니다. 더욱 6개월이라는 대한민국 방송 사상 최장기 파업을 임시로 마무리하고 복귀한 상황에서 아무런 여과 없이 본방송을 하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무한뉴스'는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당연한 수순처럼 다가왔습니다. 과연 쉬는 동안 그들은 무엇을 했고, 어떤 심정으로 살아왔는지에 대한 그들 스스로의 고백은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관심이 많았던 이들에게는 무도 멤버들의 일상들은 익숙해졌을 듯합니다. 정준하가 드디어 장가를 가고, 정형돈은 쌍둥이 아빠가 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무도의 큰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이들의 일상의 모습은 반가운 소식들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이를 그대로 흘려버리지 못하는 예능인들의 장난 섞인 이야기들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집들이 과정에서 참석하지 못한 길에 대한 준하의 모습이나 박명수가 왜 분위기 메이커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들은 그들다웠습니다. 그리고 정준하의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럭셔리 서재에 대한 이야기와 극적인 반전을 보인 풍경이야기는 무한도전이 돌아왔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공사장과 옆집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는 관계로 커튼을 치고 살아야하는 서글픈 정준하의 신혼집은 그 자체로 웃음꺼리가 된다는 점에서 예능인들의 운명을 엿볼 수 있게도 했습니다.

 

길의 앨범은 역시나 이번에도 대박이 났습니다. 이보다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역시 무도 멤버들의 앨범 활동이지요. 길은 워낙 유명한 힙합 뮤지션이기에 무도 출연 전부터 왕성한 활동과 함께 큰 사랑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그의 앨범 활동은 그에게는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일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개가수의 명맥을 이어가게 된 '형돈이와 대준이' 앨범 소식과 그들이 만들어준 싼티 나는 그래서 더욱 그들다웠던 축하무대는 흥겨웠습니다. 유재석이 피처링 참여까지 하며 그들의 돈독함을 보여준 이 앨범은 의외의 성공을 거두며 그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유재석은 이적과 함께 1년 만에 다시 뭉쳐 앨범을 냈고, 뮤직비디오에는 박명수가 특별 출연해 화기애애함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최근에는 싸이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는 그들의 끈끈함을 이어준 무도 멤버들의 외도는 흥겹기만 했습니다. 자신의 앨범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면 뾰루퉁하던 하하의 신곡 역시 무도답게 재미있게 전달이 되었습니다.

 

해운대 이야기인데 뮤직비디오의 무대는 LA라는 이 황당함과 이를 무마하기 위해 역설의 재미를 설파하던 하하에게 유재석의 한 마디는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추가 촬영지는 해운대라는 말로 LA 촬영이 잘못되었음을 시인한 꼴이 되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가수 외도로 왕성한 활동을 했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무도 멤버들은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형돈이 출연했던 '룰루랄라'는 9주 만에 끝났고, 준하가 출연했던 '남심여심'은 한 주 더 진행된 10주가 마지막이었다는 점에서 이들에게 무도 없는 예능은 힘겹기만 했습니다. 그나마 결혼 후 급격하게 일자리가 없었던 준하와 달리, 곧바로 '고쇼'에 고정 출연하게 된 형돈의 인기는 여전히 높기만 했습니다.

 

사측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시작했던 '나가수2'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 MC를 맡게된 박명수와 노홍철에 대한 비난도 높아지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그들에게도 무한도전은 그립고 반가운 존재였을 듯합니다.

 

대단한 서재에서 고민해서 만든 정준하의 2012년 상반기 예능 정리는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기는 했습니다. 'UP&DOWN'으로 나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온 준하의 노력이 가상한 코너였으니 말입니다. 그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유재석과 정준하의 티격태격하는 모습과 '하와수'를 불리는 박명수와의 모습이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들로 6개월 동안 있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정리한 후 유재석은 시청자들을 향해 그동안 못 드렸던 웃음 더욱 열심히 해서 갚아나가겠다는 말로 그들의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박명수가 이야기했던 '목 놓아 웃겨드리겠습니다'를 응용해 자신들의 모든 것을 바쳐 무한도전 시청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들의 의지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던 무도였습니다.

 

이후 '하하vs홍철'의 대결을 압축한 하이라이트 영상과 함께 다음 주 결말과 '이나영 특집'이 예고되며 무한도전의 긴 공백은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복귀를 마냥 행복하게 바라볼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처한 상황이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조 집행부의 판단에 따라 앞으로 겪을 어려움을 감수하고 들어왔다"

"하지만 한 달 뒤에 될 것(김재철 사장 퇴진)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지금의 수모를 겪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지만 프그램이 걱정됐다. 6개월간 쉬었으니 전보다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김태호 피디는 복귀의 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습니다. 수구언론에서는 이를 왜곡해 '나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지만 프로그램이 걱정됐다'는 말로 김태호 피디가 파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어불성설이자 왜곡의 증거는 김태호 피디의 다른 말은 언급하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들만 끄집어 내여 비난의 도구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노조 집행부의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저 독재 방식으로 밀어 붙이는 것이 아니라 파업 철회에 관련해 각 부서별 논의를 거치고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투표를 통해 합의를 얻어낸 것이라는 점에서 노조원이 집행부의 판단을 믿고 따르는 것은 당연합니다. 더욱 여야 합의를 통해 8월 방문진 이사진이 새롭게 꾸려지는 시점에서 방송 정상화를 하겠다는 다짐도 한 만큼 그들이 파업을 풀고 복귀하는 것은 당연했으니 말입니다.

 

복귀와 함께 노조원 50여 명이 말도 안 되는 부서로 강제 인사이동을 당하는 등 파렴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사측의 만행에 많은 이들이 분노하듯 김태호 피디도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그는 '수모'라고 표현했고 이런 수모를 참을 수 있는 것은 8월 김재철 사장 퇴진은 확고하다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런 김태호 피디를 마치 파업이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참여한 기회주의자 정도로 매도하려는 존재들이 있다는 사실이 답답하기만 할 정도입니다. 무한도전이 무려 174일 만에 복귀를 알리고 많은 웃음을 시청자들에게 전해주었지만 아직도 환영보다는 응원이 절실한 이유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여전히 언론 자유를 위한 투쟁은 현재진행형이고 방송정상화를 위해서는 김재철 사장 퇴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복귀를 환영하기보다 응원해야만 하는 이유는 당연합니다. 8월 김재철 사장 퇴진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자연스럽게 이 정권 하의 언론 파괴는 정상을 찾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사장 선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언론 자유'와 방송 정상화를 함께 이끌 존재가 들어와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존재하지만 말입니다.

6개월 만에 만난 무한도전은 여전했고, 예고편에 등장한 망가진 이나영만으로도 벌써부터 다음 주가 기다려집니다. 하지만 그들의 복귀가 '임시'라는 점에서 8월 이사회 구성과 함께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 확정되는 그날까지는 환영보다는 '응원'을 해줘야만 할 것입니다. 그들의 무한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니 말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