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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미스터 션샤인 17회-이병헌 유연석 변요한 세 남자의 변곡점, 핏빛 전설의 시작

by 자이미 2018.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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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에서 사탕을 고르던 구동매는 자신이 살려준 의병에 의해 총상을 입었다. 구동매가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모르는 의병 조직과 교류를 끊은 그의 선택은 복잡한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점조직으로 운영되는 의병의 한계는 결국 오해를 만들어 서로를 믿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서글픔으로 다가온다.


희성의 소원;

일본군 대좌로 돌아온 모리 타카시와 유진의 재회, 핏빛 전설은 시작되었다



자의반 타의반 유진은 무관학교 교관이 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완익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눈엣가시와 같은 유진이 무관학교 교관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런 이완익을 위협하는 총성, 그리고 분노의 눈빛을 거두지 못하는 학생 준영의 역할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외부대신'에만 오르면 모두 죽는다며 이완익을 위협하는 유진은 도박을 한 셈이다. 일본을 등에 업고 조선 자체를 집어 삼키려는 이완익은 공공의 적이면서도 두려운 존재였다. 그에게 줄을 서서 출세를 하려는 자들과 제거하려는 이들로 극명하게 나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바로 이완익이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이완익에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유진. 그를 건드려서 자신에게 득이 될 것이 없음을 뒤늦게 깨달았던 이완익에게도 미국 군인 유진 초이는 만만하지 않았다. 국밥집에서 체포가 된 유진은 이정문 대감이 장 포수를 간직에 앉히기 위함이었다. 


국가를 전복하기 위해 국가를 지키는 장 포수에게 이 제안은 당혹스러울 수 있다. 대한제국 황제마저 총으로 쏘려 했던 장 포수를 알고 있던 유진으로서도 황제를 지키는 자리에 그가 어울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장 포수가 어떤 남자인지 누구보다 잘 아는 유진은 그가 관직으로 나가는 것을 돕고 싶었다. 


<미스터 션샤인> 17회는 세 남자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변곡점들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는 애신의 정혼자였던 희성이었다. 이미 애신에게 정혼을 파기하겠다고 약속했던 희성은 꽃가마를 보내 그녀를 글로리 호텔로 초대했다. 포켓볼 내기를 해서 이기는 사람 소원을 들어주자는 제안을 하고 단박에 이긴 희성은 자신의 소원을 들어 달라 했다.


정혼을 파기하겠다는 희성은 그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놔줘야 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기막힌 현실을 희성은 감내해야만 했다. 자신이 망쳐버린 정혼을 뒤늦게 자신의 욕심으로 채워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뒤늦게 애신을 알고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지만 이미 그녀는 멀리 가 있었다. 


자신 만의 욕심을 생각한다면 애신을 자신의 여인으로 만들어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진정 사랑하는 이를 위해 그는 과감하게 포기를 선택했다. 그게 곧 영원히 애신을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사실을 희성은 알고 있었다. 서글프게 오열하는 희성에게 남겨진 것은 애신이 향하는 길을 함께 걷는 것이었다.


보름에 한 번 동전을 애신에게 받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되어버린 구동매. 동매를 사랑하는 점성술사인 호타루는 그의 외출을 막았다. '죽을 사'가 적힌 점괘를 보여주는 호타루의 만류에도 그가 거리에 나선 것은 애신과 만날 수 있는 합법적인 날이기 때문이었다. 


동전 하나를 받고 잠깐 동안이라도 애신을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던 동매는 저잣거리에서 사탕을 고르고 있었다. 자신이 느끼는 그 행복을 달콤한 사탕으로 대신하고 싶었던 그는 상상도 못했던 상황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저격을 당한 채 쓰러진 동매는 지붕 위에서 자신을 저격한 자가 누구인지 봤다.


애신을 도왔던 의병 중 하나였다. 자신이 붙잡아 살려줬던 그 자가 왜 자신을 저격했는지 알지 못하겠다. "많이 고마웠네. 이유는 알 거고"란 애신의 말은 곡해한 동매는 자신을 저격하도록 시킨 것이 애신이라 착각했다. 그 말이 자신과 마지막을 위한 발언이라 생각했으니 말이다. 


곡해는 풀려야 한다. 그렇게 풀리면 구동매의 길도 희성이 선택한 곳과 같아질 수밖에 없다. 그들의 운명은 애신을 만나며 이미 정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애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동행을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남자들일 뿐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핏빛 전설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고사홍 대감의 서찰을 받은 지방의 선비들이 대거 모였다. 그리고 고 대감과 함께 궁 앞에서 머리를 풀어 해치고 기부 상소를 하는 모습은 처연했다. 자신이 희생하지 않으면 작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는 고 대감의 확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조선이 각성할 수 없다는 최후의 선택이었다. 


일본군 대좌가 조선 땅에 들어오며 많은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조선을 집어 삼키려던 일본의 행태는 악랄했지만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대좌 모리 타카시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미국 유학을 했던 타카시가 대좌가 되어 조선에 들어온 후 날카로운 발톱은 더는 숨기지 않았다. 


학당의 미국인 여교사를 첩자로 몰아 가두고, 이를 빌미로 고사홍 대감 댁을 점령한 타카시. 그는 항의하는 애신마저 붙잡아가려 했다. 그 순간 고 대감 집으로 들어선 것은 유진이었다. 그리고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신 앞에 있는 이는 미국에서 친했던 친구 타카시였기 때문이다.


인간적이고 능력도 좋았던 동료 군인이었던 타카시가 대좌가 되어 자신 앞에 있다. 그리고 늘지 않은 영어는 자신이 지배할 조선의 말을 배우느라 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타카시는 검은 야욕을 품은 채 미국 유학을 했던 인물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중심에서 발톱을 숨긴 채 실력을 키웠던 타카시는 본격적으로 조선을 침탈하고 중국으로 그 위력을 확대하기 위해 모든 것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유진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인이지만 누구보다 친했던 친구인 타카시가 조선을 침탈하기 위한 선봉장이 되어 자신 앞에 서 있다는 사실도 믿을 수 없었다. 미국에서와 달리 거침없는 말투와 야욕은 유진이 알고 있던 친구의 모습이 아니었다.


타카시는 이완익이나 하야시 공사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다. 일본에서도 높은 지위를 가진 그자는 탐욕스럽게 일본의 제국주의 전쟁의 앞에 선 인물이다. 그의 선택이 곧 조선의 미래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짜 괴물이 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신을 위해 조선에 남은 유진. 그런 유진에게 타카시는 가장 강력한 적이 되고 말았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두 남자가 다른 곳도 아닌 애신의 집 앞마당에서 조우하는 장면은 그래서 서글프다. 타카시의 야욕은 전쟁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일 제국주의와 동일하다. 


전쟁을 준비한 일본에 맞서기에는 대한제국은 터무니 없이 힘이 없었다. 오랜 시간 오직 전쟁을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해왔던 일 제국주의자들에게 조선은 그저 대륙으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자 전진기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그들에 맞서 싸운 이들은 그렇게 이름도 없는 혹은 이름을 숨긴 수많은 의병들의 몫이었다. 


죽음이 예고된 이들의 선택은 그래서 서글프다. 자신이 죽을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그 길을 걸으려는 이들은 애신이 가고자 하는 길의 동행을 자처했다. 몰락하는 조국을 지키려는 수많은 이름 없는 의병들과 함께 그들은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섰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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