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과 박시후가 출연 중인 <청담동 앨리스>는 흥미롭습니다. 사회적 문제만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는 사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진정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남자와 세상에 순수한 사랑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는 여자의 만남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청담동 앨리스의 핵심은 3만 유로 그림에 담겨 있다
진정한 사랑을 얻기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는 남자가 바로 차승조라는 사실을 확인이라도 시키듯 그의 행동은 과감했습니다. 재벌가 외아들이자 자수성가한 최고의 매력남인 그가 남루해 보일 수도 있는 세경의 집을 찾아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함께 술을 마시는 모습은 흥미로웠습니다.
술 연기를 위해 직접 술까지 마시는 투혼을 발휘하며 특유의 고개를 까닥이는 춤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던 박시후의 연기 변신은 <청담동 앨리스>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문근영의 독주로 예상되었던 이 드라마는 박시후의 파격 변신으로 더욱 흥미로운 내용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진정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남자 승조는 눈물마저 메말라있었습니다. 매사가 시니컬하고 비판적일 수밖에 없었던 그 남자에게 어느 날 갑자기 들어온 여자 세경은 특별했습니다. 첫 만남에서 명품들을 사 나르던 그녀의 모습에서 자신이 그토록 주장하던 된장녀의 진가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로코들이 그렇듯 첫 만남의 문제는 곧 새로운 만남을 위한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결코 인연이 될 수 없었던 세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그녀의 본모습을 발견하면서 부터였습니다. 회사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구속될 운명에 처한 남자 친구를 위해 눈물의 편지를 보낸 세경은 차갑고 냉철하기만 하던 쟝 띠엘 샤를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과저 자신의 이름인 차승조를 버리고 새로운 존재인 쟝 띠엘 샤가 된 그는 냉혈한이었습니다. 눈물조차 존재하지 않던 그였지만 세경의 진심이 담긴 사랑에 마음이 흔들린 것은 바로 그 진정한 사랑을 그곳에서 봤기 때문입니다.
편지에 담긴 구구절절한 사연들과 자신의 꿈을 위해 모아 두었던 돈마저 모두 줄 정도로 그녀에게 사랑은 그렇게 순순하고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쟝 띠엘 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그 순수함에 반하기 시작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가 다시 승조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인 순수한 사랑을 세경에게서 발견했으니 말입니다.
순수한 사랑을 하고 싶었지만 세상은 순수한 사랑을 반기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사랑 하나만으로 살아왔던 세경은 자신의 마지막 연인이라 생각했던 인찬을 떠나보내고 결심을 합니다. 평생을 순진할 정도로 진심을 다해 살아왔던 아버지는 재벌 기업의 시장 상권 난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고 어렵게 모았던 집까지 팔아야만 했던 세경으로서는 순수한 사랑이라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독할 정도로 힘겹기만 한 세상에서 그녀가 택할 수 있는 것은 그렇다면 자신도 그렇게 대단하다는 청담동에 입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 부모님들에게 편안하고 안락함을 선사하고 싶은 그녀에게 사랑은 사치였습니다.
아무것도 없었던 윤주가 청담동에 입성했고, 그 노하우가 담긴 노트를 읽고 실전에 들어선 그녀에게 위기는 빠르게 찾아옵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시계토끼 타미홍은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검으려면 모든 것이 검어져야 한다는 윤주의 이야기와 달리, 좀처럼 검어지지 못하는 세경에게 이런 도전은 힘겹기만 합니다.
티격태격하며 자주 만나기 시작한 세경과 승조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세경이 시계토끼를 통해 청담동에 입성하려는 사실은 알지 못한 채, 세경의 순수한 사랑에 반해 그녀를 사랑하게 된 승조의 모습은 그저 행복만 가득했습니다. 세경의 순수한 사랑으로 인해 사라졌던 눈물까지 찾았던 승조에게는 세경이 인생의 전부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들의 문제는 순수한 사랑을 찾은 승조와 순수함을 버리고 추한 사랑을 찾는 세경이 서로 엇갈릴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추한 사랑에 취해있던 승조가 순수한 사랑이라 생각했던 세경이 순수를 버리고 추한 사랑을 찾아 나선 세경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순수한 사랑을 그 누구보다 원했던 세경은 순수해서는 살 수 없는 세상에 추한 사랑을 선택했습니다. 그런 추한 사랑을 통해서라도 사랑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녀는 만족이었습니다. 녹록하지 않은 세상에 순수를 이야기하는 것조차 사치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녀에게 사랑은 그저 수단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그녀가 순수를 찾는 승조에게 미안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순수와 추한 사랑 사이에서 그들의 사랑이 진정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미묘한 차이 속에 진심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 순수한 사랑을 지향하고 그런 사랑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세경에게 비난을 하기도 힘듭니다. 비난받을 수 없는 존재감이 된 세경과 승조의 사랑은 이제 시작이지만 시작과 함께 위험할 수밖에 없는 그들이 과연 재벌가가 모여 있는 청담동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세경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찾으며 승조는 자신의 과거가 그대로 담겨있는 장소로 그녀를 이끕니다. 그리고 자신이 최악의 상황에 처했던 시절 그렸던 그림을 소개합니다. 나락으로 떨어졌던 자신. 고가의 시계를 감춘 자신을 민망하게 만들었던 아버지의 기억과 가난이란 무엇인지 직접 느끼게 해주었던 파리에서의 처량한 시절 구세주처럼 다가왔던 구매자는 중요합니다.
정말 속에 빠졌던 그를 구원해준 구매자가 누구냐는 이미 드러난 듯합니다. 그 그림을 구매한 이는 승조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99%입니다. 물론 윤주가 샀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녀가 그렇게 그림을 구매할 수 있는 여지는 적습니다. 더욱 결말을 위한 준비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존재는 승조의 아버지이니 말입니다.
3만 유로의 그림 속에 담긴 가치는 곧 <청담동 앨리스>가 무엇을 지향하고 어떤 주제를 던지고 싶은지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그 그림의 구매자가 밝혀지는 순간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정답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승조의 그림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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