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에 대한 호불호는 존재한다. 그의 현재 위상이 가지고 있는 묘한 지점이 만든 결과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로 큰 성공을 거뒀다. 방송에서 음식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불편해 한다. 요리사도 평론가도 일반 대중들도 백종원을 싫어할 수 있는 조건들이 존재한다.
골목식당의 가치;
외식업의 기준을 포방터 시장 막창집과 돈가스집이 기준을 세워주었다
백종원의 솔루션을 보여주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도 받지만 지적도 받는다. 그럴 수밖에 없는 조건들은 백종원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호불호에서 나오는 결과이기도 하다. 모든 편견을 걷어내고 본다면 왜 많은 이들이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는지, 그리고 솔루션을 받은 식당이 성공하는지 알게 된다.
그동안 방송된 내용들로 인해 설왕설래하고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 조건들 속에 놓여 있었다는 점에서 이는 일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회에 찾은 포방터 시장 골목 식당은 정확하게 2:2로 나뉘었다. 솔루션이 거의 필요 없는 2팀과 모든 것이 문제인 2팀이었다.
오늘 방송에서 등장한 3팀 중 흐뭇하게 한 2팀과 달리, 백종원을 분노하게 한 '홍탁집'이 논란으로 다가온다. 나이든 어머니는 힘들게 일하고, 건장한 아들은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으니 말이다. 백종원이 등장하자마자 허둥대며 일을 돕는 척하지만 모든 것은 티가 날 수밖에 없다.
홍어와 탁주를 주로 파는 그 집의 가장 큰 문제는 아들이었다. 노모와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어머니의 표정 속에 힘겨움이 그대로 묻어 있다. 집에서 노는 아들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같이 식당이라고 해보자고 시작한 홍탁집이지만 모든 일은 어머니의 몫이었다.
식당을 찾기보다 배달을 시키는 경우가 많아 손님이 왔거나 배달이 들어오면 잠시 일을 하는 아들은 백수나 다름 없었다. 좀 거리가 있으면 멀어서 배달 안 한다는 아들로 인해 제대로 장사를 하기도 어려운 이 상황에서 솔루션은 아들일 수밖에 없다.
방송에서 '삐' 소리를 내보내며 중국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내보내지 못할 정도면 문제가 있다. 방송에 나갈 수 있느냐고 재차 묻는 백종원의 모습 속에서 이 집의 핵심은 아들이 정신을 차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식당 일에 관심도 없고 해야 할 이유도 찾지 못하는 백수 아들의 한심함에 시청자들이 분노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가장 먼저 찾은 막창집은 나이 들어 처음 차린 식당이었다. 나이 차는 있지만 포방터시장에서 알려진 사랑꾼이라는 부부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행복하게 할 정도였다. 너무 많은 메뉴에 백종원 등장에 자신 있게 핵심 요리가 뭔지 말을 못하는 주방을 책임지는 아내는 그럼에도 즐겁게 요리를 한다.
준비한 음식이 차려진 후 백종원의 시식이 이뤄지며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막창의 핵심은 삶는 법인데 정성껏 삶은 막창은 백종원의 후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저 소스만 알려주면 이집은 더 해줄 것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오랜 시간 식당에서 일을 했다는 주방을 책임지는 아내의 솜씨가 충분히 식당을 해도 좋은 수준이었다.
오랜 시간 식당에서 온갖 일들을 해왔던 그 경험이 중요하게 다가왔다. 기본적인 손맛을 갖춘 상황에서 산전수전 다한 경험치가 식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식당 문을 연 지는 몇 달 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서글서글한 남편의 손님 접대도 한 몫 했으니 이들 부부의 막창집은 포터방시장의 유명 맛집이 되어도 좋아 보였다.
두 번째 찾은 집은 막창집과 전혀 분위기가 달랐다. 돈가스 집 부부는 말이 없다. 남편이 주방을 맡고 아내가 호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막창집과 정반대였다. 사랑이 넘치는 앞집과 달리, 마치 전쟁이라도 치른 부부처럼 긴장감이 팽배한 분위기는 보는 이들마저 불안하게 할 정도였다.
냉랭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해졌다. 현실적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아내와 요리에 대한 신념이 투철한 남편 사이에 긴장감은 당연했다. 높은 가격을 받고 싶은 아내와 최소한의 이윤만 추구하는 남편 사이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게 다가오니 말이다.
손님으로 온 근처 간호 대학 학생들마저 주눅 들게 할 정도의 가게 분위기는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의외로 많은 재료들 사이에서 치즈와 등심 돈가스를 주문한 백종원은 신중하게 맛을 음미했다. 방송에서 돈가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충분히 밝힌 백종원에게 이번 집은 여러모로 흥미로웠을 듯하다.
치즈가 듬뿍 들어간 치즈 돈가스를 먹으며 흥분하던 백종원은 갑자기, 먹는 것을 중단하고 등심 돈가스를 맛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찬사가 쏟아졌다. 빵가루 관리도 쉽지 않고, 고기의 질도 완벽하다고 했다. 치즈 돈가스를 포기하고 등심 돈가스를 선택한 것이 옳았음을 깨달을 수 있어 행복하다는 백종원은 카레 맛에도 찬사를 이어갔다.
얼마 전 일본에 가서 먹은 돈가스보다 훨씬 맛있다며 이 정도 돈가스를 7천 원에 판다는 말에 놀라워 했다. '돈가스 끝판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정도였다. 돈가스를 누구보다 좋아하는 백종원이기 때문에 더 그 의미가 더해지는 평가가 아닐 수 없다.
아내의 우울증으로 요리하는 일을 중단한 남편. 아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시골로 내려가려 했던 그들은 마지막으로 현재의 돈가스 집을 열었다고 한다. 요리를 너무 좋아하는 남편을 위한 아내의 선택이었다. 수익의 50% 이상을 재료 값에 쏟아 부을 정도로 자부심이 강한 남편.
17년 동안 다양한 음식점에서 실력을 쌓은 베테랑이었다. 돈가스 3년, 초밥 6년, 마트 델리코너 7년, 횟집 1년 등 총 17년 동안 음식을 만들었다. 다양한 요리를 하면서 내공을 쌓은 남편이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요리의 질이었다. 수익의 50% 이상을 재료 값이 쏟아 부을 정도면 이미 충분했다.
오랜 시간 직접 요리를 해왔다. 그리고 요리란 무엇인지 그 기준과 원칙이 정확한 사람이었다. 기본적인 신념을 가진 이가 자신이 사랑하는 요리를 위해 타협하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이 대단함으로 다가왔다. 비록 그 신념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다툼이 있기는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남편의 뚝심이 음식에 그대로 전달되었다.
돈가스를 사랑한다는 백종원. 그것도 과거 경양식집 스타일을 선호하고 일본식 돈가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던 백종원 마저 자신의 기준이 흔들릴 정도로 맛있다는 평가를 했다. '전국 돈가스 끝판왕'이라는 평가를 할 정도로 흥분한 백종원의 모습에서 외식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준은 나왔다.
식당을 쉽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우후죽순 식당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고는 한다. 준비가 되지 않은 식당은 망할 수밖에 없다. 그런 식당들마저 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노력하지 않고 자신의 처지가 불행하니 도움을 바라는 것만큼 한심한 일은 없기 때문이다.
오늘 방송에서 등장한 막창집과 돈가스집은 바로 그 부분에서 기준점이 될 수밖에 없다. 식당에서 일을 하며 어깨너머로 배운 요리. 하지만 손맛이 좋아 좋은 음식을 만들 줄 아는 막창집과 17년이란 긴 시간 동안 음식을 만들며 쌓은 내공과 요리에 대한 투철한 신념이 만들어낸 최고의 맛은 절대 배신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돈가스집 사장의 그 원칙과 기준은 외식업을 하려는 이들에게는 중요하게 다가올 듯하다.
다른 일 할 것이 없으니 식당이나 하지 뭐. 라는 식의 접근은 결국 망할 수밖에 없다. 식당 역시 철저한 준비 없이 뛰어들어서는 안 되는 직업임을 두 집은 잘 보여주었다. 오랜 경험을 쌓고 자신 만의 신념과 가치관을 가지고 식당을 연 이들의 모습은 그래서 아름답게 다가왔다. 최소한 식당을 하려면 이들처럼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준 셈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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