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드라마는 비슷하다. 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기본적인 틀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일 것이다. <보이스> 역시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건들은 익숙하고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히어로 물의 캐릭터 구축은 긴장감을 저하 시키기까지 한다. 여기에 주인공들의 캐릭터 만들기도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긴장감 낮은 수사물;
경직되고 감정 과잉한 캐릭터, 극의 집중력을 떨어트린다
3회에서는 아이를 구한 권주와 진혁의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진혁의 부인이 사망한 그 사건에 출동한 경찰이 바로 권주의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홀로 범죄 현장에 가는 것이 불안했던 권주는 다른 경찰과 함께 하기를 권했다. 하지만 강직한 경찰은 범죄자를 잡는 것이 최우선이라 했다.
악랄한 살인마는 정체를 감춘 채 잔인한 살인을 이어갔다. 이 사건을 풀어내기 위해 진혁은 권주와 함께 하기로 했다. 그렇게 그들은 사건에 집중하게 되지만 좀처럼 흔적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진범이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경찰 내부에 존재할 것이라는 추측만 가능한 상황이다.
아동 폭행을 다룬 3회에서도 진범을 찾는 과정 역시 권주의 청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진혁의 현장 수사가 빛을 발하기도 했다. 정보를 취합해 사건 현장에서 범인을 마주하는 진혁의 감과 능력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잔인한 치과의사의 폭행은 또 다른 범죄자를 만들었고, 모든 것을 잃은 후에도 아이들을 이용해 돈을 벌어왔던 전직 치과의사 경비원을 잡는 과정은 흥미롭기는 했다.
장르 드라마를 즐겨 보는 이들에게는 그 흥미로움은 새로운 것에 대한 것이 아닌 익숙함에 대한 재미 정도였다. 4회의 가장 중요한 흐름 중 하나는 진혁이 주범이라 생각했던 고동철의 사망이었다. 이를 계기로 진범을 찾는 과정이 본격화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부인을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이라 여겼던 고동철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던진 진혁이었지만, 3년 동안 그림자도 찾지 못했다. 그런 그가 자살로 위장해 숨진 채 발견되었다. 하지만 현장을 본 권주는 다른 형사들과 달리, 어떤 방식으로 사망했는지 분석해 낸다. 마치 CSI 대원처럼 말이다.
강력계 장 계장과 형사들은 마치 허수아비 같은 존재들이다. 이성적인 판단은 하지 못하고 그저 권주와 대립하기 위한 집단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본적으로 <보이스>에서 정상적인 사고 판단을 하며 사건을 수사하는 이들이 권주와 진혁 외에는 없다는 설정 자체가 문제로 다가오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권주가 구성하려는 골든타임팀 일원으로 합류하게 될 박은수의 동생 사건이 시작되었다. 진혁과 형사들이 자주 찾는 술집의 할머니의 손녀이기도 한 은별이 납치 당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찾기 위한 작전은 시작되었고, 이 과정에서 권주와 진혁의 갈등은 다시 심화된다.
이 사건을 통해 은수는 골든타임팀이 왜 필요한지 깨닫게 되며 합류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권주와 진혁의 관계는 더욱 단단한 팀워크로 거듭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사건은 반복을 위한 반복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풀어내느냐가 관건인데 그 흐름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매 회 하나의 사건이 다리를 만들어 연결하듯 연결되기는 하지만, 그 사건들의 과정이 아쉽다.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들여와 사건으로 풀어내는 방식을 선택했지만, 과정의 아쉬움은 커진다. 그 이유는 권주를 연기하는 이하나의 경직된 모습이다.
이하나가 권주를 연기하기 위해 설정한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너무 경직되어 아쉬움이 커질 정도니 말이다. 시종일관 하나로 고착된 표정으로 연기를 하는 이하나는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다채로운 표정 연기를 할 필요는 없지만 경직되어 있는 표정으로 사건을 마주하는 이하나에 몰입하는 것은 어렵다.
장혁이 연기하는 진혁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감정 과잉을 목소리에 그대로 품고 있는 그의 연기 역시 이하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모두를 이끌어야 하는 주인공들의 연기가 이러면 집중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만 하는 주변 인물들은 그들을 위한 하나의 소도구처럼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도 아쉽다.
간만에 찾아온 장르 드라마라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은 높다. 하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대감을 품고 몰입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한계를 느끼게 하니 말이다. 작가의 역량이 특출나지 않는 한 시청자들을 매료 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대단한 것이 아닌 익숙한 흐름 속에서 크게 문제가 될 수 없는 이야기 구조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마저 아쉬움을 준다면 <보이스>에 대한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는 없다. 진범은 경찰 안에 존재한다. 그리고 그 존재는 익숙하게 등장하고 있는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는 그 존재가 강력계 장경학과 112팀의 천상필로 좁혀지고 있다. 뭐 그 외의 존재가 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장르의 방식을 따른다면 그들이 진범일 가능성이 높다. 한 번 더 꼰다면 다른 의외의 인물이 그 경찰 조직까지 움직이는 막강한 존재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어 보인다. <보이스>가 정상 궤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보다 섬세한 접근이 절실해 보인다. 장르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이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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