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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뿌리깊은 나무 12회-신세경마저 연기력 폭발한 뿌나는 역시 최고다

by 자이미 2011.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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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를 거듭할수록 재미를 더하고 있는 <뿌리깊은 나무>가 드디어 똘복이와 담이가 재회를 하면서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게 합니다. 세종의 총애를 받으며 한글 창제에 깊숙이 관여했던 소이와 세종에 대한 복수심으로 겸사복이 된 채윤이 똘복이와 담이의 모습으로 만나게 되었다는 점은 많은 것들을 예고합니다.

채윤, 소이로 인해 세종에 대한 복수는 사라질 것이다




12회에서 보여준 극적인 재미는 드라마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재미였습니다. 추격전을 통한 극적인 전개는 흥미롭게 다가설 수밖에 없었고, 이런 상황들을 통해 소이와 채윤이 과거 어린 시절 담이와 똘복이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과정은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1. 세종은 소이를 사랑했다?

일부에서는 세종이 소이를 여자로서 사랑한 것은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11회에서 소이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표현을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는 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정황상 그런 오해를 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많기는 합니다.

 

다른 나인들과는 달리, 유독 소이에게만 다정함이 넘치고 그녀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이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극의 흐름상 세종이 소이를 여자로서 사랑한 것이 아니라 백성을 상징하는 주체로서 사랑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극 초반 어린 똘복이를 구해주는 장면에서 세종은 자신의 손으로 구한 첫 번째 백성이라는 말에 주목해야만 합니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피의 정치를 보였던 선대왕과는 달리, 문의 정치를 통해 만백성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세종의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는 시점이 바로 똘복이를 구하는 순간이었으니 말입니다.

세종의 장인인 심온 대감을 살리기 위해 보낸 서찰이 태종을 섬기던 조말생에 의해 바뀌게 되고 글을 알지 못하던 담이로 인해 똘복의 아비와 심온 대감은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그들뿐 아니라 심온 대감 일가와 종들까지 몰살당한 상황에서 똘복이의 왕에 대한 분노는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자신의 아비가 그렇게 죽임을 당해야만 했던 것은 왕 때문이라는 사실에 분노하고 복수를 다짐하는 상황은 세종에게 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자신이 어떤 왕이 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답변을 준 똘복이는 세종이 살린 첫 번째 백성이었고 소이는 두 번째 백성이자 완성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현왕후에 의해 가까스로 살아난 담이는 소이라는 이름으로 궁궐 생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똘복이 이상으로 왕에 대해 분노하고 있던 그녀는 그 날의 충격으로 말을 잃었고 그런 소이를 보며 세종은 백성들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졌습니다.

역사적 사실이 아닌 원작 소설이 가지는 문학적 기교인 말 못하는 소이의 말문을 트여주기 위해 한글을 만들었다는 묘사는 과정으로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입니다. 소이는 만 백성의 하나의 표본이 되고 그녀를 위해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백성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언어가 탄생될 수밖에 없다는 의지는 한글을 만들게 되는 동기로 작용했습니다.

백성을 상징하는 소이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은 그녀에 대한 개인적인 사랑이 아닌, 백성들에 대한 세종의 사랑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봐야만 할 것입니다. 똘복이와 담이에 대한 세종의 관심과 사랑은 백성들에 대한 감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습들입니다.

똘복이와 담이가 느끼는 세종에 대한 오해와 진실 역시 백성들이 왕에게서 느끼는 감정의 단면이라 봤을 때 <뿌리깊은 나무>는 무척이나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정된 등장인물들을 통해 전체를 이야기하고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전체를 바라보고 응축하는 힘이 탁월하다는 의미일 테니 말입니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권력 쟁투에 관심이 더 많은 정기준과는 많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세종입니다. 자신의 대업을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밀본지서'를 차지할 수만 있다면 누구든 죽여도 된다는 그들의 모습은 명분을 내세워 자신들의 권력 탐욕에 지나지 않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대의명분을 내세워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밀본'이 역사 속에서 승자가 될 수 없었던 사실은 어쩌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2. 똘복이와 담이의 재회 이후

12회를 가장 극적으로 만든 것은 어린 시절 함께 끝말잇기 놀이를 하던 장소에서 채윤과 소이가 재회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애타게 찾고 있었지만 생사조차 알 수 없었던 그들은 의외의 상황이 그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극적인 재미를 더했습니다.

채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밀본지서'를 '밀본'에서 애타게 찾을 수밖에 없음을 알고는 그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벽서를 통해 유인합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4일 후 '밀본지서'를 통해 '밀본'의 대업을 이뤄야만 하는 정기준으로서는 벽서는 희망으로 다가옵니다.

 

서로가 원하는 상황이 되면서 그들의 쫓고 쫓기는 상황은 극적인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상대의 패와 수를 읽으며 진행되는 채윤과 정기준의 두뇌 싸움은 의외의 상황을 가져왔습니다. 채윤은 철저하게 '밀본'을 위한 벽서를 내걸었지만 살아있을 것이라 상상도 하지 못했던 담이가 그 상황에 참여를 했다는 점입니다. 잘못된 '복'자는 정기준에게는 '밀본지서'를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물건이고, 소이에게는 똘복이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근거였습니다.

이렇게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은 자연스러운 긴장감을 만들어줍니다. 채윤과 정기준의 대립 속에 오직 똘복이를 만나겠다는 일념 하에 약속된 장소에 나가게 되는 소이. 첫 번째 약속 장소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고 다시 내붙은 벽서를 보면서도 똘복이가 아닐 것이라는 확신 아닌 확신을 가지려 노력하는 소이는 약속된 시간이 다가오자 끝내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현장으로 향하게 만듭니다.
'밀본'을 잡기 위해 준비 중이던 채윤과 그런 채윤을 잡기 위해 나선 '밀본'. 이런 미묘한 상황들을 눈치 채고 현장에 나선 무휼은 현장에서 서로 대립을 하게 됩니다.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에서 범인들이 한 장소에 모여 총격전을 벌이듯 한 장소에 모여 서로 대립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이는 장소에 나온 이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꺽쇠 아저씨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소이는 비로소 목소리가 트이게 됩니다. 세종이 그토록 노력했던 결과는 가장 간절한 순간 소이에게 말문이 트이게 만들었습니다. 똘복이에 대한 사랑과 애정은 그녀에게 다시 말문을 트이게 만든 셈이지요.

자신의 잘못으로 모두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는 과거의 기억 속에 스스로 침묵을 선택하게 되었던 소이. 그런 트라우마를 걷어내지 않는 한 말을 할 수 없었던 소이가 말이 트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트라우마를 벗어나는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꺽쇠를 만나 행복하기는 했지만 소이는 '밀본'에게 잡힙니다. 모든 것들을 기억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소이는 눈을 가린 채 자신이 어디로 끌려가는지 미세한 온도 차이와 바람이 전해준 냄새와 발걸음으로 알아냅니다.

이를 기준으로 팔도지리지를 대입시켜 눈을 가린 채 끌려가던 그녀가 벼랑 끝에서 몸을 던지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자신들이 원하던 '밀본지서'만 얻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소이로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고 자신을 믿고 있었던 소이는 과감하게 탈출을 감행하고 성공하게 됩니다. 채윤을 끌어내기 위해 소이가 내건 벽서에 대한 진신을 알지 못하는 '밀본'과 세종의 두뇌 싸움 역시 이 과정에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밀본'으로서는 소이를 통해 진실을 찾아내면 되는 입장이었고 세종으로서는 의문의 암호들을 풀어내기 위해 한글 창제에 참여한 이들을 동원합니다. 하지만 실제 하지 않는 지명을 통해 그들이 얻을 수 있는 해답은 없다는 점에서 이런 상황들은 무척이나 긴박감을 주는 장면들이었습니다.

당사자인 채윤 역시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 암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잠만 자던 돼지 박포가 땅에 쓰여 진 '마의'에 대한 해답을 찾아주며 상황은 급변합니다. '계언산, 마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의'를 '리마'라고도 부른다는 박포의 말 한마디는 채윤의 뒤통수를 강하게 치고 있었습니다.

'계언'이 끝말잇기를 뜻하는 조합 어였고, 산이란 자신과 담이가 함께 했던 산이었다는 사실이 순식간에 맞춰지며 채윤은 똘복이가 되어 그 장소를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암호를 꼭 풀어주기를 바라며 기다리던 소이는 채윤이 그 장소로 오고 있음을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그가 "담아. 담이야"를 외치는 모습을 보며 채윤이 바로 자신이 그토록 찾던 똘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극적인 상황과 긴박감 넘치는 심리전을 보여준 12회는 극적인 재미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정기준의 정체가 드러나며 본격적인 대결이 예고된 상황에서 소이와 채윤이 재회를 한다는 사실은 대립 관계인 그들의 경쟁 구도가 명확해지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여전히 세종에 대한 복수심을 가지고 있는 채윤과 오랜 시간 세종과 함께 하며 그를 이해하고 있는 소이의 만남은 곧 채윤이 오해를 풀고 세종을 지키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의외로 강력한 병력을 구축한 채 대업을 이루는 날만을 기다려왔던 '밀본'에 대항하는 채윤의 모습이 어떻게 펼쳐질지도 흥미롭습니다. 초반 강력한 존재감으로 등장했던 윤평은 회를 거듭할수록 존재감이 낮아지고 아직은 숨어 있는 개파이의 가치는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방지까지 전면에 나서게 되면 양립하고 있는 이들의 대결은 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무휼과 이방지가 적으로 만날지 아니면 이방지 못지않은 살수를 보이는 개파이와 대항해 싸우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채윤이 '밀본'의 편에서 세종과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한글 반포'를 앞두고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통해 다양한 가치들을 담아내고 있는 <뿌리깊은 나무>는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흥미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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