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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산부인과 11회-처녀들이여 산부인과로 가라

by 자이미 2010.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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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된 <산부인과> 11회에서는 자궁 근종에 대한 환자를 통해 산부인과에 대한 근본적인 활용도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어둡기만 했던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코믹함으로 흘러 장단점은 있었지만,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게 접근하는 것도 전략적으로 좋을 듯합니다. 

11회-처녀와 산부인과의 거리


1. 복잡해지는 관계들

오래된 친구는 연인이 될 수 없다는 속설이 많습니다. 물론 초등학교 친구와 결혼해서 잘사는 이들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친한 사이일 경우 너무 많이 알아 꺼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그렇듯 산부인과에서도 오래된 친구인 왕재석과 서혜영은 마치 친남매처럼 다정하면서도 티격 대는 관계입니다.

여기에 등장부터 혜영의 감추고 싶은 부분들을 알면서 시작한 이상식의 등장은 혜영에게는 설레는 기분을 왕재석에게는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한없이 사랑했던 남자의 배신과 실망에 힘겨워 하던 혜영에게 한없는 오지랖으로 다가오는 상식은 아직 사랑인지 다정함의 여파인지 알기는 모호하지만 나쁘지는 않습니다.

과도한 집착이 불쾌하기는 하지만 그 역시 자신을 위함임을 알기에 자신과 너무 다른 상식에게 끌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다름 아닌 혜영의 오래된 친구 재석입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알고 있어 연인 감정을 느끼기 힘든 그들이지만 상식의 등장으로, 비로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혜영이임을 알게 됩니다.

바람둥이로 누구에게도 뒤질게 없는 재석이 혜영과 상식의 관계를 보며 위기감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혜영에게 다가가는 것은 드라마적인 재미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예고된 상황이었고 그럴 듯합니다. 병원을 가진 재단의 수뇌부인 아버지를 둔 재석과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상식이 천하무적 혜영에게 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들이 본격적으로 드라마의 표면으로 나오면서 환자들과의 관계는 조금은 균열을 보이는 듯해 아쉽기는 했습니다. 회 차에 따라 달라지는 <산부인과>의 재미로 봤을 때 이번 주에는 전반적으로 코믹을 전면에 내세워 민감할 수 있는 상황에 재미있게 다가갔습니다.

이들의 삼각관계와 알고 봤더니 대단한 땅 부자 딸인 간호사 김영미와 마마보이 레지던트 안경우의 사랑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산부인과>에도 사랑이 꽃피기 시작했습니다. 다큐멘터리처럼 질병에 대한 이야기만 전달할 수 없는 드라마의 특성상 이들의 사랑은 극의 재미를 이끌어 줄 것으로 보여 집니다.

2. 처녀들이여 산부인과로 가라

오늘 방송된 11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30살이 넘은 처녀의 산부인과 첫 나들이였습니다. 산부인과에 태어나서 처음 오게 된 여선생과 자유분방한 사랑을 하는 수간호사의 사례를 통해 산부인과의 중요성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처음 산부인과에 왔다는 학교 선생님은 처녀임을 강조하는 고지식한 인물이었습니다. 산부인과란 임신과 출산에만 필요한 공간으로 생각한 그녀는 자신의 병을 배안에 가득 키운 후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았습니다. 검사 결과 자궁 근종으로 판명 난 그녀의 자궁 안에는 엄청난 양의 근종들이 가득차서 자궁 자체를 들어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에 비해 누구보다 산부인과를 잘 알고 있고 자유분방한 수간호사는 자궁에 두어 개의 근종이 발견되어 순조롭게 시술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받습니다. 너무 많이 알아도 병이라고 자신과 유사한 병으로 수술 후 암세포가 온몸에 전이된 환자의 사례를 보고 스스로 걱정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조기에 병들을 발견하고 치료가 가능한 그녀는 무지하고 고지식한 사고로 인해 병을 키운 여선생보다는 현명했습니다. 단순히 산부인과를 애를 낳는 곳으로만 알고 있었다는 여선생의 대사는 우리 사회에서 산부인과를 바라보는 일반화된 편견을 상징했습니다.

조금씩 달라지고는 있지만 지금도 산부인과는 단순히 애를 낳는 곳으로만 알고 있는 많은 이들로 인해, 산부인과 출입을 임신과 출산으로만 생각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여성 질병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치료하는 여성들에게는 중요할 수밖에 없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지식으로 인한 폐해는 아직도 여전합니다.

미혼의 젊은 여자들이 산부인과를 가기 위해서는 큰 용기를 내야 합니다. 자신을 가릴 수 있는 도구들을 총동원해 남의 눈을 피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여성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게 우리의 모습입니다. 젊은 여성이 혼자 산부인과를 찾으면 병원 내 여자들이 먼저 수근 덕 거리며 혀를 차는 현실 속에서 홀로 속병을 만들어 가야 하는 여성들은 사회적 편견이 만든 굴레 속에서 자신이 죽어 가는지도 알 수 없을 지경입니다.

오늘 방송된 11회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을 희화화해서 다루기는 했지만, 편견에 사로 잡혀 산부인과의 중요성을 망각하면 상상도 하기 힘든 질병에 노출 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여고생의 당당함과 그 여고생의 담임선생님의 무지한 모습을 통해 세대 간의 차이도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성교육을 사문화 시키고 감춰야만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여선생과는 달리 임신의 잘잘못을 떠나 자신에게 닥친 문제에 당당하게 대처하며, 현명한 판단을 하는 여고생의 모습은 달라지는 가치관과 고답적인 세대의 우매함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제는 당당하게 엄마 손 잡고 어릴 때부터 산부인과에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당당하게 산부인과에서 자신의 질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성이 당당하고 건강해야 나라가 바로설 수 있다는 말처럼, 자신의 몸은 자신이 철저하게 관리하는 현대 여성의 현명함으로 모든 여성들이 지독한 편견을 벗어던지고 건강한 삶을 위해 산부인과와 친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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