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재도의 마지막 손님은 윤계상은 이제 주민 같은 세 남자와 친분이 두텁다. 그래서인지 낯선 거리감 없는 그들의 모습은 더욱 편안함으로 다가온다. 만재 삼대장 중 하나인 문어까지 잡은 그들의 하루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해서 행복했고, 행복해서 편안했다.
밥 준비 중과 쉼의 가치;
만재도를 품은 네 남자의 삼시세끼, 특별하지 않아도 행복했던 그들의 일상
오늘도 어김없이 낚시를 하러 나선 참바다는 바다 낚시의 재미를 만끽하는 수준이 되었다. 만재 삼대장을 잡기 위해 노력하기는 하지만 쉽게 잡히지 않는게 문제다. 하지만 노래미와 우럭은 이제는 능숙하게 잡아내기는 하지만 돔이나 문어들은 부적을 붙여도 쉽게 잡을 수 없어 고민인 그들이다.
마지막 만재도 손님인 윤계상이 도착하며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그들만의 만재도의 풍성하고 행복한 삶은 지속되었다. 만재도 삼인방과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이미 친분이 두터워 편안함이 유지된 것은 다행이었다. 은근히 낯가림이 있는 그들이라는 점에서 마지막 손님이 윤계상이라는 사실이 반가웠다.
누구보다 윤계상을 잘 아는 그들은 눈빛 하나로 그에게 거대한 몰카를 시작한다. 차가운 겨울 온천수가 나오는 지점이 있다며 해수욕을 하러 가자는 이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따라나선 윤계상이 앞으로 어떤 문제에 직면할지 그때는 몰랐다. 몰카 요정들이 순발력으로 만들어내는 연기에 완벽하게 속아 바닷가에 발을 담그고서도 자신이 속은지 모르는 윤계상.
갑작스럽게 만들어낸 꼴랑시와 츄리닝을 입고 장작 하나를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계상의 모습에서 순박함과 이들과의 친분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친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나올 수 있는 이 순박한 몰카의 힘은 모두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만재도에서 꼭 잡고 싶었던 문어를 마침내 잡았다. 그동안 카메라가 켜져 있어 민감한 문어가 들어오지 못했고, 카메라까지 끄고 고등어 역시 망에 담아 둔 투망 속에는 그들이 그렇게 고대하던 거대한 문어가 잡혀 있었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문어를 기대했던 그들은 축 쳐진 문어를 보고 급하게 SOS를 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어미 문어는 알을 낳고 부하가 끝나면 생을 마감한다는 미처 알지 못했던 문어의 삶을 확인하기도 했다.
잡힌 문어를 능숙하게 손질하는 차줌마는 역시 차줌마였다. 어떤 음식이든 능숙하게 해내는 그에게 불가능한 요리는 없어 보일 정도였다. 어리숙하기만 하던 계상의 진가는 칼을 가는 장면에서 폭발했다. 요리 학원을 다니며 직접 요리를 배우기도 했다는 계상의 성격은 칼을 갈고 설거지를 하는 것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꼼꼼하고 완벽하게 칼을 가는 계상은 차줌마의 요리를 더욱 정교하고 빠르게 해주는 역할도 했다. 만찬이 끝난 후 남겨진 그릇들을 씻는 과정에서도 계상은 철저하게 설거지를 하며 정선에서 설거지 요정으로 불리던 이서진을 능가할 정도로 특별했다.
오늘 방송의 핵심은 어렵게 잡은 문어였다. 문어를 잡는 순간부터 그들은 들떠있었고 그런 마음으로 준비한 그들 만의 만찬은 만재도 최고의 성찬으로 이어졌다. 문어 요리를 제대로 먹기 위해 차줌마는 직접 조미 간장을 만들기까지 했다. 다싯물을 끓이고 그 물을 이용해 조민간장을 만들어 문어초회를 만들어내는 차줌마는 상상을 초월하는 존재감이었다.
문어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 속에 툭 던져 넣어 놨던 호박 고구마를 서로 나누는 모습은 정겹기만 했다. 노랗게 잘 익은 고구마를 서로에게 권하며 차가워진 날씨를 더욱 그럴 듯하게 만들어주는 고구마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만재도의 하루였다.
전문 요리가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는 차줌마는 예쁜 접시에 다양한 채소들을 올리는 것부터 허투로 하지 않았다. 맛과 멋을 아는 차줌마의 그런 정성은 결국 먹는 이들에게 가장 큰 행복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가치있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온갖 정성을 다 담아내는 차줌마의 정성이 곧 만재도의 행복이라는 사실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삶아 낸 문어로 곱게 잘라 숙회와 초회로 나눠서 그릇에 담아낸 차줌마의 이 대단한 요리는 나 피디 마저 감탄하게 할 정도였다. 문어 요리와 함께 먹기 위해 끓인 홍합과 거북손을 넣은 탕까지 만재도가 아니라면 쉽게 접할 수 없는 그들의 저녁 만찬은 <삼시세끼>만이 전할 수 있는 최고였다.
저녁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남은 짧은 시간에 뚝딱 만들어낸 유해진의 작품은 이번에는 푯말이었다. '밥 하는 중'과 '쉼'이라는 단어가 양 면에 적힌 그 푯말은 만재도의 삶을 그대로 전달하는 문구였다. 밥이 아니면 쉬는 만재도의 평범한 삶을 간단명료하게 정의한 내용이니 말이다.
다음 날 아침을 먹고 계상이 이제 뭐하냐며 호준에게 묻자 "점심 준비해야죠"라는 말은 참바다의 푯말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한다. 사실 이 푯말의 가치는 단순하게 만재도의 삶만을 정의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 역시 먹기 위해 준비하고 잠시의 휴식 뒤 다시 열심히 밥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 하루 세끼(사람에 따라 끼니는 달라질 수 있지만)를 먹기 위함이다. 뭐 인생의 가치를 다양하게 해석하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본질적으로 우리의 삶은 단순하다. 일터가 무엇이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하던 결과적으로 먹고 살기 위한 노력이고, 그런 반복적인 삶이 우리네 인생의 전부이니 말이다.
유해진이 만들어 놓은 푯말의 가치는 그래서 특별하면서도 허무하기도 하다. 둘 중 하나인 삶을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시기하고 분노하고 서로 다투기에 여념이 없는 현실 속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고민하게 하니 말이다. 좀 더 좋은 밥을 먹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 특별할 것도 없는 순간의 행복을 위해 우린 너무나 많은 것들을 희생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게 하니 말이다.
특별하지 않아서 더욱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만재도. 그들의 여정도 이제는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그저 평범한 바닷가에서의 하루 세끼를 해먹는 행위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삶이 존재한다. 자연스러운 그들의 이야기 속에 우리가 풀어내지 못한 혹은 애써 눈감고 있었던 우리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는 점에서 <삼시세끼>는 대단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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