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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상속자들 6회-이민호는 왜 박신혜를 졸부로 만들어야만 했을까?

by 자이미 201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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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고에 입학한 은상과 그녀가 경험할 수밖에 없는 지독한 현실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은상의 유일한 절친인 찬영이가 들려준 제국고는 조금은 극대화된 집약된 공간이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의 축소판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의 전부를 가진 1%와 그렇지 못한 사배자 집단이 되어버린 99%는 불가촉천민집단이라는 사실은 부정하고 싶지만 현실이기도 합니다.  

제국고는 집약된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

약자들이 약자들 편에서면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상속자들 씁쓸하다

 

 

 

 

김 회장의 배려로 대한민국 최고의 사립학교인 제국고에 들어간 은상의 첫 날은 낯설음도 부족해 두려운 공간으로 다가왔습니다. 모든 것을 다가진 아이들이 다니는 그곳에서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이들은 천박하고 기피하고 싶은 벌레와 같은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등장과 함께 제국고 아들인 김탄과 제우스 호텔 아들인 최영도의 대립은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무리 집단의 우두머리였던 탄과 현재의 우두머리인 영도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상황은 보는 이들마저 불안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이런 긴박하고 경직되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깨트린 은상은 제국고를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안내자와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긴장감이 극대화되어 폭발 직전 찬영이에 의해 그 공간을 벗어나지만 이미 발을 들인 그곳은 사악함만 가득한 정글이었습니다. 명확하게 구분된 신분사회인 제국고에는 경영상속집단이 최상위층을 구축하고 있고, 그 아래로 주식상속집단과 명예상속집단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회배려자집단이 존재합니다. 마치 카스트 제도처럼 극명하게 구분된 그들의 계급 속에 제국그룹 비서실장의 아들 찬영이 조차 불가촉천민집단일 수밖에 없음은 씁쓸합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세상에 이런 곳이 어디 있느냐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은 어쩌면 우리 사회를 왜곡된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사회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 사회가 제국고와 너무나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모든 가치의 척도는 돈이 되었습니다. 그 돈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사회적 신분이 정해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소수의 돈 권력이 세상을 지배하고 그 권력에 어쩔 수 없이 위탁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치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회의 틀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제국고는 그래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살벌하기만 한 밀림과 같은 그 공간에서 그나마 은상이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은 그의 절친과 그를 사랑하는 존재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관심이 다른 이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탄이가 사랑하는 은상은 결과적으로 다른 이들의 표적이 되고 맙니다. 언제나 먹잇감이 필요한 그들에게 은상만큼 뜯어먹기 좋은 존재는 없기 때문입니다.

 

 

주체할 수 없는 부와 명예를 이미 타고난 그들에게는 세상이 쉽고 밋밋할 뿐입니다. 그렇게 무료한 그들에게는 누군가를 비난하고 비하하는 것으로 소일거리를 삼을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 김탄이 그랬고, 현재의 최영도가 그러듯 말입니다. 분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청소년들의 이탈과 괴롭힘은 그래서 자연스럽지만, 두렵기도 합니다. 공격을 하는 이들과 받는 이들 모두 질풍노고의 시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학교 폭력은 필연적이면서 방법을 찾아야만 하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영도와 그 무리에게 왕따를 당하는 준영은 그 사실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다 보는 상황에서 폭행을 당합니다. 누군가는 희생을 당해야만 하고 그 대상은 언제나 사배자 무리 중에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지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진 자들의 놀이 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현실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이용해 모든 학습을 받은 사악한 사탄들은 일반 학생들과는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에서 모든 것을 가진 재벌 아들이 아무 것도 아닌 듯하지만, 싸움도 잘하고 공부도 잘한다는 사실은 꾸며낸 것 같지만 현실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첫 출발부터가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경쟁은 사치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새로운 부자가 탄생하기 힘든 것은 가진 자들이 그 통로까지 막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적 모순은 결과적으로 썩은 물을 만들 수밖에 없고, 그런 환경은 모든 것을 부패하게 만듭니다.

 

탄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래서 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영도. 그런 영도와 탄이는 제국고라는 피할 수 없는 공간에서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버지 세대들이 그랬듯, 그들 역시 밀림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두고 치열하게 다툴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대립 관계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것이 바로 은상이라는 점에서 드라마의 재미가 존재할 것입니다.

 

 

 

김 회장이 자연스럽게 탄이에게서 멀어지도록 만드는 방법은 스스로 둘이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만든 그 학교가 사회의 축소판이면서도 가진 자들을 위한 수련의 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그가 은상을 보내는 이유는 밀림 속에서 철저하게 상처를 받기를 바라는 의도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김 회장의 의도와 상관없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아들인 탄이를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은상을 아끼는 탄이는 그녀가 제국고가 아닌 다른 곳에서 생활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은상에게는 제국고라는 타이틀이 자신의 삶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함에 그곳에서 버텨야 한다는 생각 외에는 없습니다. 말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제국그룹의 가정부로 살아가는 현실이 답답한 은상이지만,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 제대로 일도 할 수 없었던 어머니로서도 자신의 원하지 않았던 삶이라는 점에서 한심스럽고 힘겨운 것은 당연합니다.

 

다른 이들이 재산과 명예를 상속받듯, 은상은 받고 싶지 않은 가난을 상속 받았을 뿐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의 제목이 왜 <상속자들>일 수밖에 없는 것은 그 제목 안에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물려받은 환경이 우리 사회에 어떤 가치로 다가오는지를 김은숙 작가 특유의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반갑기만 합니다. 

 

졸부로 소개된 은상을 바이크 샵에서 보게 된 영도는 전화번호를 알게 됩니다. 졸부라고는 하지만 이미 두 번이나 목격한 은상은 영도에게도 낯선 존재는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 명확한 것은 은상을 괴롭히거나 특별하게 볼 근거가 생겼다는 사실입니다. 탄이가 아끼는 존재이고, 그래서 더욱 파괴하고 싶은 은상이지만 한 편으로는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쏟아나고 있다는 사실을 영도도 부정하기 힘듭니다. 

 

치킨 배달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겠다는 협박으로 은상을 조율하기 시작한 영도는 항상 은상 곁에 있는 탄이와 다시 대립 할 수밖에는 없게 됩니다. 가장 친한 친구였지만 이제는 대결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그들의 관계는 은상으로 인해 더욱 긴밀하게 다가옵니다. 

 

 

탄이가 제국고 학생들 앞에서 은상을 졸부라고 소개한 것은 그녀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사배자인 그녀가 제국고라는 공간에서 결코 버텨내기 힘들다는 사실은 그 누구보다 탄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상이 졸부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탄이가 그녀를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고, 그런 배려는 흥미롭게도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가지지 못해서 가진 척 해야만 하는 현실은 돈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된장녀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사회는 돈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그나마 흉내라도 낼 수 있는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겉치레를 통해서라도 자신의 채울 수 없는 현실을 메우려는 마음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은상을 두고 벌이는 탄이와 영도의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탄이와 영도 사이의 인물들까지 조금씩 자신의 존재감과 포지션을 구축한 상황에서, <상속자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비상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은상을 졸부로 만드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탄이와 영도가 벌이는 지독한 다툼은 많은 기대를 하게 합니다. 단순한 하이틴 로맨스라고 할 수 없는 지독할 정도로 현실적인 <상속자들>은 그저 쉽게 볼 수 없는 드라마임은 분명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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