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기다렸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이하 슬의생2)>가 시작되었다. 기다렸던 만큼 풍성한 이야기로 시즌2를 기다렸던, 시청자들을 만족시켜줬다. 이들은 사랑을 하고, 혹은 꿈꾸고 있었다. 모두가 사랑에 들떠있는 그 시점은 바로 크리스마스였으니 말이다.
석형을 짝사랑하는 민하는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기 위해 문자를 보냈습니다. 스테이크 집에서 기다리겠다며, 그러면서도 바쁘면 친구와 함께 하겠다는 배수진은 치지 못한 이 문자에 석형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혼 후 이성과 만남 자체를 생각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죠.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문구는 제거한 채 무미건조하게 문자를 보낸 석형에게 전 부인이 전화를 걸어왔다. 아버지가 병원에 실려왔다는 소식에 응급실로 향한 석형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전 장모는 아는 의사가 있어 좋다며, 사위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준완이 영국으로 간 익순에게 보낸 반지가 반송되었다. 시즌1 말미에 나온 이 상황으로 인해 이들의 관계가 어긋났다고 보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집에 사람이 없어 바로 반송이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이들의 사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원거리 연애를 어떤 식으로 다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침부터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익준은 잠시 쉬는 동안 의사로서 본분을 지키라며 새벽 운동을 나온 할아버지가 쓰러지셨다. 응급조치를 취하고 율제 병원까지 온 익준은 택시에서 내리는 송화를 보고 반색을 했다. 건강 때문에 속초로 내려갔던 송화가 일 때문에 올라왔다.
시즌1 말미에 익준은 송화에게 고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시즌1이 마무리된 후 이들의 첫 만남은 그래서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1화 말미에 송화는 익준에게 고백하지 말라고 전했다.
오랜 시간 친구로 지냈는데 연인이 된다는 사실이 낯설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송화가 정말 익준을 밀어내고 싶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시즌2 내내 이들의 관계를 언급하며 시청자들의 감정을 흔드는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사랑이 진행되지만 불안한 것과 달리, 정원의 사랑은 활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신부가 되겠다며, 병원을 떠나려던 정원을 붙잡은 것은 겨울이었다. 숫기도 없고 말주변도 없던 겨울은 정원에게 고백했고, 그렇게 둘의 키스는 사랑의 시작이었다.
아직 병원에는 알리지 않았지만, 둘 사이의 사랑이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둘 모두 신중한 성격에 한번 결정한 것을 쉽게 되돌리거나 후회하는 캐릭터는 아니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시즌2의 러브라인과 관련한 재미는 정원과 겨울을 통해 드러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조산 산모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민하는 석형의 판단에 다시 한 번 반할 수밖에 없었다. 19주에 벌써 양수가 터진 산모가 있다. 통상적으로 이런 상황이면 유산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산모는 3번째 노력으로 겨우 아이를 가졌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아이다.
방법이 없어 보이던 상황에서 산모는 의사를 바꿔달라고 간청했다. 현재 의사는 가망이 없다고 했지만, 석형은 자신과 유사한 조산 산모를 정상적으로 출산하도록 도와준 이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의사를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존심이라는 그 누구보다 강한 의사 집단에서 환자를 위해 담당의를 바꿔주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민하의 이야기를 듣고 두 의사는 동의했다. 가망이 없다는 의사는 석형에게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했다. 석형 역시 쉬운 일은 아니지만, 환자의 상태들을 보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아이를 낳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건강상 큰 이상이 없고, 산모의 의지가 강하면 한번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이 석형의 판단이었다. 가능성은 낮지만, 적은 성공 가능성만 있다면 그곳을 향해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석형의 선택이었다.
민하는 두 개의 차트 작성을 해야 했다. 첫 번째 차트를 본 겨울은 아이가 죽을 것 같다고 했다. 두 번째 차트를 본 겨울은 아이가 살겠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같은 날 담당의만 다른 케이스에 대한 전혀 다른 반응은 결국 의사가 어떤 의지와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겨울은 정원을 만나 식사를 하며 궁금한게 있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연우와 관련된 이야기다. 연우 어머니가 아이가 세상을 떠난 지 한 달 정도가 지난 후부터 자주 병원을 찾았기 때문이다.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연우 사망과 관련해 병원의 잘못이 있는지 조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이야기까지 떠돌 정도였다.
태어나자마자 병원에서 살아야 했던 연우는 3년째 되는 해 하늘 나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머니가 자주 찾아오는 것은 어쩌면 병원의 탓을 하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겨울 역시 왜 그런지 알 수 없어, 소아과 전문의인 정원에게 물었던 것이다.
정원은 쉽게 해답을 알려줬다. 어린 아이를 떠나보낸 어머니가 입원했던 병원을 자주 찾는 것은 단 하나. 아이를 보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제 더는 아이를 볼 수 없지만, 아이가 입원해 있던 병원에는 아이의 흔적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은 아이의 존재를 알지 못하지만, 최소한 병원에서는 자신의 아이인 연우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어머니가 찾는 것이란 정원의 말은 사실이었다. 연우 생일을 맞아 케이크를 사 가지고 온 연우 어머니.
말 주변도 없고, 낯가림이 심한 겨울이 연우 어머니에게 먼저 다가가 정원이 조언했듯, 차를 한잔 마시자고 했다. 그리고 연우에 대해 어머니말고 자신이 가장 많이 알고 있으니 언제나 찾아오라는 말을 했다. 겨울은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자신이 했다는 사실에 놀랐을 것이다. 그런 인물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대충 머리를 묶고, 고정하는 겨울을 위해 평범한 머리핀을 선물로 전하고 떠난 연우 어머니. 세상은 모두 잊었지만, 여전히 연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는 자신과 그런 자신을 이해하고 따뜻한 말을 건네는 의사를 보며 한없는 행복을 경험했을 것이다.
의사란 단순히 보이는 상처만 치유하는 존재가 아닌, 마음까지 보둠어 줄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물론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소설과 같은 이야기지만, 드라마를 통해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은 실제 의사들도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비와 당신'을 모여 연주하고 노래하는 친구들. 그들의 일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대학 입학 때부터 절친이 되어버린 이들의 병원 이야기 시즌2는 그렇게 노래와 함께 다시 시작되었다. 누군가는 성장을 하고, 누군가는 사랑에 아파하고 있다.
전 부인이 갑작스럽게 찾아와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한다. 석형은 가끔이라도 이렇게 식사하고 싶다는 전 부인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자신에게 살갑게 다가오는 어린 의사를 경계하는 정원의 사랑은 변함없이 이어질 수 있을까?
한국과 영국이라는 먼 거리 연애를 하는 준완의 사랑은 지속할 수 있을까? 송화에게 고백시도마저 거절당한 익준은 그대로 물러설까? 아니면 꾸준하게 송화에게 다가가 시즌2 말미가 되면 서로 연인이 되어있을까? 새로운 떡밥들을 던진 <슬의생 시즌2>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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