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호 이우정 콤비가 새롭게 돌아왔다. 그동안 '백 투 더 퓨처'를 해왔던 이들이 이번에는 의사 이야기를 한다. 그동안 자신들이 담은 이야기 속에 의사가 빠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의사 이야기를 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선보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과연 성공할까?
서울대 의대 같은 학번 동기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리는 이 드라마는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이들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응답하라 시리즈'와 이제 새롭게 시리즈화되는 '슬기로운 시리즈'의 규격화가 진행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아외과 정원(유연석)은 아이들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천직으로 다가온다. 아이 치료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정원의 친구들도 같은 병원에서 근무 중이다. 흉부외과 준완(정경호)은 냉정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인물이다.
간담췌외과 익준(조정석)은 아이가 있다. 부인이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아들과 함께 병원에 온 그의 첫인상은 모두가 당황할 정도다. 다스베이더 헬멧이 머리에 붙어서 친구들이 있는 병원을 찾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산부인과 석형(김대명)은 전설적인 마마보이다. 엄마에게 일일이 보고하고, 그렇게 엄마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그는 무기력해 보일 정도로 평온한 모습이다. 이들 중 홍일점인 신경외과 송화(전미도)는 열애 중이다. 대학 입학부터 함께 해온 이들 절친 5인방의 이야기가 곧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전부다.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는 착하다. 그동안 이들이 보여왔던 드라마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착한 드라마는 때로는 재미없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사실 큰 기대와 달리, <슬기로운 의사생활> 첫 회는 아쉬움은 존재했다. 시청자들이 환호할 정도의 매력이 발산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마마보이인 석형과 송화가 함께 한 장면으로 시작해 자신들이 의사라는 사실을 알리며 드라마는 진행되었다. 지금은 잠시 쉬고 있는 석형과 달리, 송화는 바쁘게 병원 생활을 한다. 그리고 송화는 따뜻한 의사다. 환자 가족들을 따뜻하게 위로해줄 정도로 말이다.
송화를 통해 만들어낸 일화 중 하인 간 이식을 받아야만 하는 아들과 암 판정을 받은 엄마를 둔 한 여성의 이야기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어떻게 흘러갈지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였다. 착한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이 생겨야 한다는 강박에 가까울 정도의 원칙은 심심해도 좋다.
간 이식 수술을 해야 하는 집도의가 교통사고가 나고, 다스베이더 헬멧을 쓰고 등장한 익준은 대신 수술에 들어가 성공한다. 아들 간 이식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그 어머니는 암 판정받은 엄마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행복한 눈물을 흘린다. 그런 어머니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의사라... 드라마답다.
율제 재단의 강운대병원에서 벌어지는 다섯 의사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20년지기 절친이지만 정원이 율제 재단 아들이라는 사실은 안 회장이 사망한 후 알게 되었다. 정원은 안 회장의 막내아들이다. 그럼에도 그가 재단을 물려받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두 형과 두 누나는 모두 신부와 수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속세와 멀어진 이들이 재단을 물려받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게 재단 이사장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정원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재단 이사장이니 대단한 재벌가로 살아가는 일은 아니다.
아버지가 모든 것을 사회에 환원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정원은 친구들도 모르는 '키다리 아저씨'다. 돈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는 어린 환우를 몰래 돕는 정원은 그런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돕기 위해 재단 이사장 직을 내놨다.
VIP 병실 운영 권리를 받는 조건으로 재단 이사장을 포기했다. 며칠만 입원해도 엄청난 입원비가 나오는 VIP 병실을 왜 원했던 것일까? 1회 말미와 톡을 나누는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이 수익금을 보다 많은 이들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3살 어린 환우가 떠나는 날 누구보다 서럽게 울었던 정원. 3년 동안 병원에서 딸 간호를 하던 엄마는 의사 못지않은 존재가 되었다. 의사와 간호사들도 무서워하고 꺼려지는 그 엄마는 딸을 떠나보내고 정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온갖 불만과 분노도 모두 받아준 의사 선생님에 대한 감사였다.
정원은 자신의 재력을 동원해 친구들을 모두 VIP 병실 의사로 계약을 했다. 조건이었던 밴드 조직이 조건이기는 했지만, 이 역시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대학 신입생 시절 비슷한 성향으로 뭉쳤던 서로 다른 이들은 그렇게 20년이 지나 다시 VIP 병실에서 함께 하게 되었다.
그동안 신원호 피디가 연출한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카메오로 1회 집중 출연했다. 정원의 형과 누나로 등장하고, 요소요소에서 등장한 이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의사가 아닌 성직자가 되고 싶었던 정원의 숨겨진 이야기에 이어 2회부터는 다섯 주인공들의 에피소드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첫 외 기대보다 못한 아쉬움은 존재했다. 하지만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공개되기 시작하면 보다 인물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될 듯하다. 애인이 바람난 줄도 모르는 송화를 시작으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진짜 이야기는 다음 주부터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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