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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시그널 16화-김혜수와 이제훈의 미소와 조진웅의 생존, 마지막 메시지의 감동

by 자이미 2016.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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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합리적인 방식의 마무리가 되었다. 16개의 이야기 속에 담은 우리 사회의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열린 결말은 가장 합당했다. 그리고 마지막 회 작가의 의지와 주제를 모두 담았다는 점에서도 반가웠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간과하지 않고 직시하며 외치는 이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큰 감흥으로 다가왔을 듯하다.

 

정의는 살아있다;

모두가 한 번은 죽었다 살아난 세 남녀, 포기하지 않는다면 희망은 있다

 

 

만족하는 이들도 있고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열린 결말은 그렇게 뭔지 모를 아쉬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가질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시즌2를 생각하면 가장 합리적이고 매력적인 결말이었다. 물론 이대로 끝이라고 해도 그 자체로서 완성도를 부여하는 열린 결말이었다.

 

 

차수현을 구하기 위해 총에 맞은 박해영은 구급차에 실려 가기 전까지도 무전에 대한 집착을 보였다. 해영 역시 자신의 죽음 보다는 진실을 찾는 것에 보다 큰 가치를 두었다. 이재한이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음을 알고도 사지로 향했듯, 해영 역시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안위보다는 진실을 원했다.

 

병원으로 실려 가는 동안에도 해영은 수현에게 이미 과거는 바뀌기 시작했다는 말을 남기고 숨졌다. 수현 역시 조금씩 기억이 달라지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었다.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향한 해영은 그렇게 숨지고 말았다. 주말에 보자던 재한이 이번에는 금방 돌아온다며 꼭 돌아온다는 말을 남겼다. 재한은 자신의 죽음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다.

 

'인주 여고생 사건'의 모든 진신을 담은 '빨간 목도리'는 이재한 형사의 의지가 만든 결과였다. 형사답게 추리를 했다. 김범주가 분명 증거물을 가져갔지만 어딘가에 버렸을 가능성이 높다.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이 지니고 있거나 경찰서로 가져왔을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항의하러 찾아간 김범주의 사무실에서 봉지에 적힌 약국 이름을 찾아 증거 찾기에 나섰다.


 

휴게소 쓰레기통에 버려진 빨간 목도리. 이미 수거해간 쓰레기를 찾기 위해 쓰레기 더미 속에서 빨간 목도리를 찾던 재한은 폐지를 줍던 할머니가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렇게 김범주의 몰락은 시작되었다. 국과수도 믿을 수 없어 미국에 직접 보내 DNA 검사를 의뢰한 이재한. 영어 사전까지 동원해 얻은 성과는 김범주가 박선우 살해사건의 진범임을 밝혀내는 결과가 되었다.

 

과거와 동일하게 선일정신병원에서 모든 것은 다시 시작되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김범주를 피해 도주하던 이재한은 무전기를 산 속 풀숲에 은밀하게 숨긴 채 안치수와 마주했다. 그리고 과거처럼 다시 총구를 겨눈 글 바라보는 재한. 총소리와 함께 현실의 해영은 숨졌지만 모든 것이 달라졌다.

 

형기대에 연락해 이미 작전을 세운 그들은 극적인 순간 모든 범죄자들을 잡았다. 하지만 김범주를 잡는데 실패했고, 이재한은 그렇게 다시 김범주를 잡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처투성이 몸으로도 재한이 찾은 곳은 바로 수현의 집이었다. 금방 돌아온다는 말을 지키기 위해 재한은 병원으로 가기 전 수현을 찾아 약속을 지켰다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아프게 다가왔다.

 

 

 

짧은 손톱, 꾸미지 못한 외모, 동생이 건넨 향수를 조심스럽게 뿌리며 재한을 기다리던 수현. 뒤늦게 온 재한은 그런 수현을 불러 껍데기 집으로 향한다. 그럴 듯한 데이트를 생각한 수현에게는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그게 재한의 매력이라는 점에서 행복했다. 물론 그들의 행복은 그게 마지막이었지만 말이다.

 

죽었던 해영은 다시 깨어났다. 그렇게 모든 것은 변했다. 김범주를 잡으며 모든 것은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재한은 그렇게 다시 사라졌다. 15년 동안 연락조차 없던 재한은 그렇게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듯했다. 형의 누명을 벗기고 용서를 구하던 재한. 그런 그를 따라 형사가 되고 싶었던 해영은 경찰대를 나와 진짜 형사가 되어 있었다.

 

재한이 남긴 노트에 사건이 정리되어 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던 해영은 그 노트 뒤에 적힌 '32-6'을 향해 간다. 해영만이 알고 있는 이 단어는 바로 인주시에 있던 해영의 집이었다. 그리고 15년 전 재한이 보냈던 자료를 받게 된다. 그곳에는 재한의 편지와 디스켓이 들어있었다.

 

과거에는 감히 세상에 공개할 수도 없었던 '진양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은 그렇게 드러났다. 궁지에 몰린 장영철 의원은 기자들 앞에서 "혁신적이고 성공적인 도시개발 사업. 그 사업을 비리로 매도하는 것은 주도한 정부.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는 말로 합리화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독재자 박정희의 희생으로 만들어졌다고 괴변을 늘어놓는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 장영철 의원의 발언은 그래서 강렬하다. 국가와 민족을 앞세워 자신의 배를 채운 탐욕스러운 괴물들은 그렇게 자기합리화에 최적화된 존재들이니 말이다.

 

소포 소인이 찍힌 지역을 중심으로 재한의 흔적을 찾던 해영은 그곳에서 수현과 마주한다. 모든 것이 바뀌었지만 재한은 사라졌다. 그리고 무전기가 아닌 자신의 사무실 전화기로 걸려온 전화의 발신지가 바로 정현시 공중전화였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는 그렇게 그곳에서 재한을 찾아왔다. 아무 말이 없었지만 그건 바로 재한이었음을 수현은 알고 있었다.


2000년 11월 24일 온 전화와 해영의 집으로 보낸 우편물의 소인 날짜는 같았다. 우편물을 보내고 수현에게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재한.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않은 그가 죽었을 것이라 추측하는 해영과 달리, 수현은 죽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살아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리고 재한은 '정현 요양 병원'에 살아 있었다.

"2월 5일 정현 요양 병원에 가지마라"는 메시지를 받은 수현. 작은 요양 병원이라면 숨어 지낼 수 있었다는 말에 조력자라는 이야기를 꺼낸 해영은 그 조력자가 바로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해영이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고속버스 티켓을 태우던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해낸 것이다. 그리고 강원도와 서울을 오간 그 곳에 답이 있었다. 

 

 

 

"한 사람의 의지로 시작된 무전. 그 무전기 너머의 목소리가 내게 가르쳐준 한 마디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 

 

"거기도 그럽니까? 돈 있고 빽 있으면 무슨 개망나니 짓을 해도 잘 먹고 잘 살아요. 그래도 20년이 지났는데 뭐라도 달라졌겠지요"

 

"죄를 지었으면 돈이 많건 빽이 있건 거기에 맞게 죄값을 받게 해야죠. 그게 우리 경찰의이 해야 할 이이지 않습니까"

 

"난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진짜 잘못을 바로잡아야 과거를 바꾸는 거고 미래도 바꿀 수 있어"

 

사라진 재한을 찾기 위해 강원도에 위치한 요양 병원으로 향하는 수현과 해영의 모습을 담은 장면에 나온 이 대사들은 <시그널>이 담고 있던 가치였고,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 재한이 들려주었던 이 말들 속에 우리의 현실이 있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답도 있다.

 

재한과 함께 했던 수현과 해영은 그 이야기들을 회상하며 그가 있을 요양 병원으로 향하며 묘하게 변하는 감정을 드러냈다. 서글픔 속에 기대가 있었고, 얇은 미소 속에는 그리움이 가득했다. 그렇게 그들은 아직 명학하지 않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절대 처벌할 수 없을 것 같던 권력을 무너트리는 일도 16년 동안 그토록 찾아 헤맸던 사람을 만나는 일도 가능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희망은 있다"


장영철 의원은 자신을 공격하는 이재한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특검을 앞둔 상황에서 이재한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그가 사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김범주가 그랬듯 말이다. 하지만 이미 충분히 예상한 장 의원의 레이더망에서 벗어나 있던 재한은 덫을 놔서 그들을 다른 곳으로 유도했다.

 

재한이 있는 곳으로 향하던 해영이 시청자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곧 <시그널>이 전하고 싶은 핵심이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거대하고 견고해 보이던 권력도 무너트릴 수 있다. 독재자를 무너트린 것도 포기하지 않은 국민들의 염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희망은 있다"는 묵직한 메시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구하는 각성이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세상은 변할 수 있다는 이 강렬한 메시지는 <시그널>이 왜 위대한 드라마였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수현과 해영을 기다리던 재한은 다시 울린 무전기. 그렇게 무전기는 포기하지 않는 이들을 위해 다시 울렸고, 그들은 시공을 초월한 연대로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고 있었다.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부당함에도 맞서 싸울 수 있다는 메시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너무 간절한 외침이었다. "포기하지 마라. 분노하라. 그러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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