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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시크릿 가든 5회-주원앓이와 라임폐인이 합체하면 천하무적?

by 자이미 2010.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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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들의 몸이 바뀌었습니다. 아니 정신이 바뀐건가요? 김주원과 길라임이 서로 체인지 하며 본격적으로 그들의 사랑이 전개되기 시작했습니다. 쉽게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무너트릴 수 있는 삼신 할매보다 더 영특하고 강력한 라임의 어머니는 과연 그들에게 사랑도 전해줄까요?

삼신 할매는 랜덤이지만 라임 엄마는 쪽집게였다




시작과 함께 시청자들의 환호성을 받았던 <시크릿 가든>이 드디어 서로의 몸이 체인지 되었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몸이 바뀐다는 이 엉뚱한 상상력의 의외의 식상함을 무너트리는 전개는 <시크릿 가든>의 성공 비결이기도 합니다.
이미 일본 만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활용해왔던 소재이며, 일본 원작을 영화화한 국내 영화 <체인지>에서도 사랑이라는 매개에 남녀의 몸이 바뀌는 방식을 차용한 적이 있었습니다. 인간의 가장 말초적인 자극과 함께 화성과 금성만큼이나 다른 남과 여의 인식을 뒤집어 보는 이런 변화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결코 평범한 우연이란 있을 수 없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길라임은 제주도로 향합니다. 오스카를 좋아하는 라임을 위해 짝사랑하는 종수가 기대 없이 적었던 응모권에 라임이 당첨되었기 때문이지요. 짝사랑하지만 내색하지도 못하고 바라만보며 키다리 아저씨처럼 도와주는 종수와는 달리, 적극적이고 저돌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주원은 그렇게 낯선 제주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막연한 팬심으로 좋아하는 오스카에 뭘 해도 비교되어 경쟁을 일삼는 주원은 라임의 행동에 안절부절 입니다. 자신의 감정과 상관없이 엇나가기만 하는 라임의 모습이 그를 더욱 애달게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마음 속 깊이 들어와 있는 라임에 대한 사랑이 더 이상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되었음도 느끼고 있습니다.

스타의 전유물처럼 비춰지는 오스카에 여성편력이 왜 생겼는지 알게 해주는 윤슬의 등장은 복잡한 다각관계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류 스타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던 오스카가 처음부터 문란한 인물이 아니었음을 <시크릿 가든> 5회는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사랑했던 여자 윤슬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청혼하던 날 그는 여성이라는 존재에 대한 믿음을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이 장난처럼 자신을 만나고 가볍게 청혼을 거부하는 모습에 그가 극단적인 인간으로 변모한 것도 이해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지요.

자신이 상처받았던 아픔을 다수의 여성들에게 풀어내는 그는 그렇게 타락한 한류스타로 살아야만 했습니다. 엄청난 부와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살고 있지만 공허한 영혼으로 무기력하기만 했던 오스카가 깨어나기 시작한 것은 그의 첫 사랑인 윤슬이었습니다.

잊을 수도 없는 윤슬이 자신의 삶에 다시 들어오게 되고 반발하며 길라임을 찾는 그의 모습에 영문을 모른 채 경계하며 라임에 대한 존재감만 더욱 크게 만드는 상황은 주원에게는 복잡한 감정을 만들게 합니다. 그저 세상 살기 편한 바람둥이 오스카의 막연한 장난처럼 받아들였지만 정색을 하고 라임을 자신에게 넘기라며 게임을 제안하는 그의 모습은 결과적으로 라임에 대한 사랑이 명확해지는 계기를 만들게 하지요.

MTB 경주를 하는 도중 길을 잘못 들어 사라져 버린 라임과 무전기를 통해 들어오는 비명소리에 놀라 찾아 나선 주원은 숲 한 쪽에 있는 '신비 가든'에 들어섭니다. 전화도 안 되고 뭔지 알 수 없는 모호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곳에서 백숙을 먹는 그들에게 주인아주머니는 상징적인 이야기들로 그들의 앞날을 예고합니다.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딸이 사윗감을 데려왔으니 씨암탉을 잡는 것은 장모의 몫이지요.

"많이 먹어 내 마음이야. 혹시 어디 아픈 데는 없지? 암이나 백혈병 그런...없겠지. 돈도 많고 젊은데..." 


자신이 딸을 보고 "아가씬...참 반갑네"로 표현하는 그녀는 라임의 기억 속에는 없는 엄마였습니다. 술 담그는 것 좋아하는 아빠와 고등학교 때부터 반주를 즐긴 사실도 알고 있는 그녀의 발언은 흥미롭지요.

"저 술도 몸에 좋은 약술 그런 거에요?"
"약술이지. 우리 딸 살릴 약술"
"따님이 어디 아프세요?"
"그럴 운명이라네"


모녀간이지만 한 쪽만 기억하는 '이상한 나라의 백숙 집'은 그들의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그녀가 건넨 약술의 존재뿐 아니라 삼신할매의 랜덤으로 걸려 행복한 삶을 사는 주원과 인연이 닿은 자신의 딸을 강력한 큐피트 화살로 사로잡게 만드는 마법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지요.

도저히 넘어설 수 없는 신분의 벽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아플 운명을 살 딸을 위한 술이라는 '사랑의 묘약'이 앞으로 그들에게 어떤 의미들로 다가올지 기대됩니다.

자신 안에 아저씨가 세 명 정도는 있다는 라임은 오스카와 주원, 종수에게 대하는 방식에서도 세 명의 라임이 숨겨져 있지요. 막연한 팬덤인 오스카와 존경스러운 사부 종수, 사랑이라는 감정을 조금씩 느끼게 만드는 주원을 대하는 서로 다른 감정의 폭은 하지원이기에 가능한 재미입니다.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라임에게 주원은 너무나 냉정하고 냉혹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해줍니다. 사랑만으로 살 수 없는 그들의 삶을 가장 주원답게 풀어낸 그의 발언은 라임을 힘겹고 아프게 합니다.

"한 번만 안아보자. 나한테 여자는 결혼할 여자와 그 쪽 말대로 몇 번 놀다 치울 여자 두 부류야. 그 쪽은 그 사이 어디쯤에서 얼쩡거려. 그니까 한 번만 안아보자고"
"안아봐서 좋으면 그때는 어떡할 건데?"
"지금과는 다른 인생 살게 해줄께"
"짱이다. 그럼 난 신데렐라 되는 거야?"
"아니, 인어공주. 길라임의 좌표는 언제나 두 부류 그 사이 어디 쯤 일꺼야. 그렇게 없는 사람처럼 있다가 거품처럼 없어져 달라는 이야기야. 이게 나란 남자의 상식이야"


정말 멋진 대화가 아닐 수 없지요. 신데렐라가 아닌, 인어공주를 거론하며 현실적인 관계의 한계와 결코 쉬울 수 없는 둘 사이의 사랑을 잔인하도록 명확하게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모든 것을 가진 남자 주원의 발언은 까칠남의 존재감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주원이 자신의 집에서 봤던 '불 켜진 숲 속의 집'은 라임의 어머니가 그를 이끌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누구도 느낄 수 없는 좌표를 인지하고 라임이 지르지도 않은 비명 소리를 듣고 숲으로 향한 주원은 그렇게 삼신 할매의 랜덤이 만든 삶에 라임의 엄마가 만들어낸 강력한 사랑의 묘약으로 신비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신비가든 아주머니에게 얻은 술을 마시고 몸이 바뀐 상태에서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현빈과 하지원의 연기는 최고였습니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느끼기에는 너무나 멀고 단단한 벽이 가로막힌 그들의 사랑이 이런 식의 환상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비정상적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너무 능숙하고 농염하게 평범한 답습을 버리고 새로운 전개로 이끈 작가와 연출자의 능력은 최근 본 작품 중 최고였습니다.

인어공주 스토리를 들먹이며 라임과 주원의 사랑이 슬프게 끝날 거라는 예측들이 쏟아지지만 '여친구'에서도 한 번 다뤘듯 그들의 '인어공주'는 반전을 위한 도구임이 이 작품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여 집니다. 탁월한 연기와 짜임새 있는 극본과 연출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낸 신비롭고도 경이로운 사랑이야기 <시크릿 가든>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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